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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자극 4D스크린 바람

등록 2010-11-25 21:29수정 2010-11-26 09:26

오감자극 4D스크린 바람
오감자극 4D스크린 바람
객석 떨림·물 분사등 4디관 확산
국내기술로 제작…입소문 인기
전동톱 양 끝에 묶인 두 남자. 그리고 천장에 묶인 반라의 여자. 윙~ 쇠톱이 고속회전한다. (부르르 ) “상대를 죽이지 않으면 네가 죽는다.” 톱날을 격하게 상대의 얼굴로 밀어내는 두 남자.(덜컹덜컹, 휘리릭, 번쩍번쩍) “여자가 양다리를 걸쳤고 너희는 노리개였다.” 두 남자의 움직임 멈추며 천장의 여자가 서서히 톱날을 향해 내려온다.(부르르) 톱날에 닿는 복부…이윽고. (치지직 칙, 퍼더덕)

<쏘우 3디>를 4디로 상영하는 롯데시네마 청량리점. 관객들은 다가오는 쇠톱날을 피해 머리를 좌우로 흔들고 진동과 함께 핏물이 머리와 얼굴에 튀기자 진저리를 쳤다(사진).

오감효과를 덧대 관객을 스크린 안으로 끌어들이는 4디 스크린이 점점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말 용산에서 4디관을 선보인 씨지브이는 현재 수도권을 중심으로 9곳에서 4디관을 운용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인천, 광주, 경기도 죽전, 부산 센텀시티 등 지방 4곳을 추가할 예정이다. 롯데시네마도 이에 가세해 최근 청량리점 4디관을 열었으며 올해 안 건대앞에도 설치를 완료할 예정이다. 내년이면 더욱 늘어나 씨지브이 10개관, 롯데 2개관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씨지브이 베이징 4디관이 개관했으며 동남아 2~3개 나라에서 롯데의 4디 기술에 관심을 보이는 등 아시아권으로도 퍼질 조짐이다.

애초 미국 디즈니랜드에서 어린이용으로 선보인 7~8분짜리로 시작된 4디는 테마파크의 프로그램으로 국내 도입됐다. 지난해 초 씨지브이에서 이스라엘제 4디 설비와 교육콘텐츠를 접목하면서 상업용 가능성을 열었고, 그 뒤 군사용 시뮬레이션 솔루션업체인 ‘시뮬라인’에서 4디 영화용 솔루션 일체를 국산화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현재 4디 장편영화는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특산물로 자리잡았다.

기존 영화가 빛과 소리를 조합한 시청각 미디어라면 4디는 여기에 촉각과 후각 효과를 더한 것. 실제로는 객석에다 세 방향 움직임과 떨림, 물·바람 분사, 엉덩이·종아리·어깨 치기 등의 장치를 붙이고, 상영관 벽에는 대형 팬과 함께 공기방울, 안개 효과를 내고 레이저 빔을 추가하는 식이다. 이로써 관객이 느낄 수 있는 효과는 20여가지.

4디의 요체는 스크린과의 동기화. 기성영화에 영화관에서 4디 효과를 덧붙이는 형식인 탓이다. 극장상영에 앞서 한달 전에 영상자료를 받아 스크린을 분석한 다음 4디 효과 콘티를 짜고 이를 스크린과 완전하게 일치시키는 데 2주 정도 걸린다. 롯데시네마 최묵 기술팀장은 “약간의 오차라도 생기면 김이 팍 버리기 때문”이라며 “대부분의 테스트는 관객이 없는 한밤과 새벽에 이뤄진다”고 말했다. 이러한 일체감은 개별 장면뿐 아니라 영화의 기승전결에 따른 강약 조절도 포함된다. 씨지브이 4디 시나리오 작가인 이아정씨는 “다른 감각과 달리 후각은 쉽게 피로하기 때문에 4~5차례로 제한하고 초반에 인상적인 냄새를 배치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관객이 4디에 익숙해질 즈음에 비슷한 효과이지만 예기치 않은 충격을 주는 식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씨지브이 쪽에서는 영화제작 단계에서 4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3디+4디 영화는 입장료가 1만8000원으로 비싼 편이지만 호응도는 높은 편. 4디 첫 작품 <블러디 발렌타인>이 입소문으로 예기치 않은 반응을 보인 뒤 두번째 작품 <아바타>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보여 장기상영했다고 씨지브이 쪽은 밝혔다. 그 뒤 <토이스토리> <슈렉> <슈퍼배드> <드래곤 길들이기>, <번개도둑> <라스트 에어밴더>, <피라냐> <쏘우> <심야의 에프엠> <초능력자> 등 3디 애니메이션, 판타지, 스릴러 위주로 한달 두세 편씩 일반에 선보였다. 4디관 객석 점유율은 70~90%로 일반 스크린보다 높으며 주말에는 매진된다는 게 극장 쪽의 말이다. 4디 영화를 처음 봤다는 김아무개씨는 “영화 속으로 빨려들어가 주인공과 일체가 된 듯한 느낌이 들어 시간 가는 줄 몰랐다”며 “보는 것에서 체험하는 것으로 달라진 감상 방식”이라고 말했다.

4디의 높은 관심도에 비해 수지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은 편이다. 의자 하나에 500만원 안팎의 비용이 드는 ‘설비장르’이기 때문. 씨지브이 이상규 홍보팀장은 “당장의 수익보다는 극장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20년은 지나야 비용을 뽑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글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사진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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