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우는 행복해>의 주인공 시우양과 아빠이자 만화가인 김양수 작가
김양수씨, 7살 딸 소재 가족만화 `시우는…’ 출간
“대체 왜 자꾸 코를 파는 거야?”
“콧구멍이 심심해하잖아!”
아이를 키워본 집이라면 한번쯤 겪어봤을 상황. 이를 ‘동글동글’ 그림체로 옮긴 만화는 아이를 키워보지 않은 이도 배시시 웃음 짓게 만든다. 포털사이트 네이버 웹툰 <생활의 참견>으로 유명한 만화가 김양수의 <시우는 행복해>(링거스 펴냄)에 실린 한 대목이다. 김씨는 자신의 일곱살배기 딸 시우를 소재로 한 만화를 2009년부터 인터넷과 잡지에 연재해오다 이를 모아 최근 책으로 펴냈다.
“<한겨레>에 연재중인 홍승우 작가의 <비빔툰>을 예전부터 좋아했어요. 여건만 되면 나도 가족만화를 꼭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아내가 임신하면서 ‘이제 꿈을 이룰 수 있겠구나’ 하고 기뻐했어요.”
원래 아이가 태어날 때부터 만화를 그리려 했지만, 정작 갓난아기 때는 소재가 많지 않았다. 먹고 자고 싸고 하는 아기의 되풀이되는 일상을 매번 새로운 에피소드로 담아내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만화로 그리기 시작한 건 다섯살이 된 시우가 엄마·아빠와 본격적인 소통을 하게 되면서다. 아이와의 일상 대화를 틈나는 대로 메모해 소재로 삼았다.
“시우가 그동안 자기가 나온 만화를 제대로 본 적이 없다가 이번에 출간된 책을 보더니 너무 기뻐하며 사흘에 걸쳐 정독을 하더라고요. 그러더니 ‘아빠, 난 코 파기 만화가 제일 재밌어’ 하더군요. 유치원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책을 선물하고 싶다며 명단을 한가득 적어 줬어요.”
만화를 취미로만 그렸지, 직업 만화가가 되리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김씨가 여기까지 온 데는 월간 문화잡지 <페이퍼>가 디딤돌이 됐다. <페이퍼> 기자로 입사한 지 1년쯤 지난 1998년, 펑크 난 원고를 메우는 수준으로 엉겁결에 그린 만화가 괜찮은 반응을 얻자 아예 고정 코너를 맡게 된 것이다. 입소문을 타고 알려진 그는 2008년 네이버 웹툰을 연재하며 폭발적 인기를 누리는 작가가 됐다. 기자와 만화가를 병행하기에 한계를 느끼고는 2009년 오랜 일터인 <페이퍼>를 그만두고 전업 만화가로 홀로 서기를 했다.
“오랜 고민 끝에 큰 결심을 했는데, 결과적으로 잘돼서 다행이죠. 그래도 솔직히 미래가 불안하긴 해요. 그럴 땐 가족들로부터 힘을 얻어요. 시우가 커가는 과정을 계속 만화로 그려 결혼할 때 선물로 주고 싶어요. 지난해 둘째 딸 시영이도 얻었는데, 다음 책은 <시우와 시영이는 행복해>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하하~” 글·사진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시우는 행복해> 한 장면.
“오랜 고민 끝에 큰 결심을 했는데, 결과적으로 잘돼서 다행이죠. 그래도 솔직히 미래가 불안하긴 해요. 그럴 땐 가족들로부터 힘을 얻어요. 시우가 커가는 과정을 계속 만화로 그려 결혼할 때 선물로 주고 싶어요. 지난해 둘째 딸 시영이도 얻었는데, 다음 책은 <시우와 시영이는 행복해>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하하~” 글·사진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