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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원스’ 밴드 만난 무명밴드 얘기 ‘원스’ 같은 영화에 담아냈어요

등록 2011-06-29 20:21수정 2011-06-29 21:37

남다정(31) 감독
남다정(31) 감독
음악영화 ‘플레이’ 남다정 감독
“끝나지 않을 어둠 속에서 난 늘 노래할게….”(메이트 <플레이> 가사 중에서)

아니야 이대로 돌아설까, 아니지 그래도 어둠을 밟고 가다 보면, 저기 어디쯤 있는 ‘나의 꿈’에 다가서지 않을까. 2009년 10월. 남다정(31) 감독은 불안한 청춘들이 그러하듯 갈까 설까를 고민하고 있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을 졸업하고 장편감독 데뷔를 그리며 3년여 가까이 수차례 시나리오 공모에 응했지만, 받아준 곳이 없었다. “영화를 그만둬야 하나 고민도 했지만, 이미 난 영화의 늪에 빠진 상태였어요. 영화를 버릴 수 없었던 거죠.”

그때 한 영화제작사가 3인조 밴드를 주인공으로 한 음악영화 연출을 제안했다. 막 알려지기 시작한, 그래서 여전히 음악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는 또다른 청춘 ‘메이트’ 밴드와의 만남이었다. 남 감독은 연습하고, 콘서트하고, 뒤풀이하는 메이트의 공간 곳곳에서 1년여를 붙어다니며 그들의 얘기를 썼다. “(임)헌일씨는 자기 음악을 하고 싶은데 누군가의 음악을 위해 뒤에서 연주를 해주면서, 늘 채워지지 않던 자신의 마음을 들려주며 울기도 했죠.”

23일 개봉한 <플레이>는 그런 청춘들의 꿈, 눈물, 사랑, 방황, 열정 등이 메이트가 부른 11개 곡에 실려 스크린에 흐르는 음악영화다. 키보드 연주자 겸 보컬인 정준일(28), 기타리스트 임헌일(28), 드러머 이현재(23)가 밴드를 만들어 첫 무대에 서기까지 과정을 담았다. 메이트가 직접 연기했다.

28일 서울시내에서 만난 남 감독은 “‘플레이’는 메이트가 같이 연기하고, 놀고, 연주한다는 의미도 있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실컷 놀듯이 하면 그것이 쌓여 조금씩 나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뜻도 있다”고 했다.

이들의 연기가 매끈하지는 않지만, 이것마저 꿈과 사랑 앞에서 서툴고 어색해하는 청춘의 단면으로 이해한다면, 영화 몰입을 크게 방해할 정도는 아니다. 남 감독은 밴드 메이트를 통해 때론 머뭇거리면서도 앞으로 나아가려는 청춘의 모습을 음악과 버무려 담아내는 감성을 보여준다.

<플레이>는 아일랜드 음악영화 <원스>에 나온 글렌 한사드의 밴드 ‘스웰시즌’이 2009년 1월 서울 세종문화회관 공연을 했을 때, 글렌 한사드가 공연장 복도에서 즉석공연을 하던 메이트를 자신의 무대에 세운 실화로 마지막을 장식한다. 영화는 메이트가 불빛이 뿜어져나오는 그 무대로 걸어나가는 모습에서 끝맺는다.

남 감독은 “당시 공연 장면을 넣을까 고민했지만 넣지 않았다. 그 무대에 선 행운보다는 로비에서 공연하겠다고 나선 그들의 열정이 더 의미가 있기 때문”이라며 “메이트가 무대에 나서는 장면에서 감독으로서 무대로 나가는 내 모습도 봤다”고 했다. 그는 “이 영화가 청춘을 지나는 이들에게 큰 용기는 아니더라도 나만 힘든 것이 아니구나라는 위로를 주는 영화였으면 한다”고 했다.


메이트가 영화에서 부른 <이제 다시>도 그런 청춘을 향한 격려사로 들려온다. “저 거친 세상들 속에 맞선 작은 꿈을 보아요. 언젠가 펼쳐질 그대의 날들이 환히 빛날 수 있게….” 글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사진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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