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제문(42)
영화 ‘나는 공무원이다’ 윤제문
인디밴드 합류한 공무원 역
캐릭터 생생한 유쾌한 작품
인디밴드 합류한 공무원 역
캐릭터 생생한 유쾌한 작품
지난해 10월 부산영화제 상영 당시 제목은 <위험한 흥분>이었다. 영화제 쪽에 “얼마나 야하냐?”는 문의도 들어왔다고 한다. 전체관람가인 이 영화는 서울 마포구청 7급 공무원 생활에 만족하던 38살 미혼남자 ‘한대희’가 인디밴드의 ‘땜질’ 베이스기타 연주자로 덜컥 합류하는 이야기다. 주인공 윤제문(42·사진)도 “개봉할 수 있을까 불안했다”던 순제작비 2억원의 저예산 영화다. 투자·배급사 ‘뉴’(NEW)가 전국 개봉 배급에 나선 건, 인디밴드가 자기 집 지하실을 쓰면서 평온했던 삶이 요동치게 되는 주인공 한대희의 캐릭터가 생생하게 살아 있어서다.
최근 서울 시내 카페에서 만난 윤제문은 “한대희란 인물이 재미있었고, 나의 센 이미지와 다른 친근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란 욕심이 있었다”고 했다. 어떤 배역이든 강한 존재감을 뿜어놓고도, “그간 박리다매 조연 출연이었다”고 말하는 그가 단독 주연을 맡은 작품이다.
제목을 바꿔 12일 개봉한 <나는 공무원이다>(감독 구자홍)에선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 <더킹투하츠>, 영화 <비열한 거리> <차우> 등에서 보여준 서늘한 느낌을 싹 지웠다.
드럼 소리에 귀를 틀어막다가, 팝 대백과사전을 공부하며 젊은 밴드 멤버들과 말을 섞고, 구청에서 혼자 손가락을 퉁기며 기타를 연습하는 모습이 귀엽기까지 하다. 관객들이야 그의 강한 이미지부터 떠올리지만, 선배 배우 오광록은 평소 “아, 귀여운 제문아~”라고 부르기도 한다며 웃었다.
사실 연극 동료들은 그가 생활 밀착형 연기에 능하다는 것에 놀라워하지 않는다. 그는 29살이던 1999년, 배우 박해일(35)의 아버지 역으로 나온 연극 <청춘예찬>에서 무기력한 중년을 연기해 동아연극상 연기상을 받았다. 그는 “상업영화에선 조연에게 임팩트 강한 역을 원하니까 조폭·악역 등에 한정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고교 시절 좋아하는 여자에게 ‘로망스’를 들려주려고 학원에서 클래식 기타를 배우고, ‘어어부밴드’ 장영규씨한테서 베이스기타를 배운 적도 있다”는 그는 영화에서 기타를 전혀 못 치는 것처럼 보여야 했다. 군 제대 직후 “큰형과 천안에서 2년간 음반도매업을 해서” 영화 속 다락방에서 찾아내는 포크록 가수 밥 딜런과 록밴드 핑크 플로이드의 낡은 레코드판들이 낯설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영화가 던지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좋았다고 한다. “어느 9급 공무원이 영화를 보고, ‘내가 만족하며 살고 있나, 이 생활에 젖어 있는 건 아닐까?’ 생각했다는군요.”
단조로운 삶에 ‘위험한 흥분’을 일으킬 유쾌한 영화이기 때문이다.
글 송호진 기자 사진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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