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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할말 하는 성격의 도둑, 저랑 닮았어요”

등록 2012-07-15 19:48

영화 ‘도둑들’ 전지현
영화 ‘도둑들’ 전지현
영화 ‘도둑들’ 전지현
줄타기 전문 ‘예니콜’ 역할 호평
맛깔난 욕설까지 매력적인 인물
“5층 높이서 점프 장면 찍다 울어…
배우로 나이먹는 게 자랑스러워”

‘시사회 이후 <도둑들>의 주인공 가운데 가장 주목받고 있다’는 말에 활짝 웃었다.

말로는 “워낙 캐릭터가 매력적이어서”라고 답하지만, 들뜬 미소가 조그만 얼굴에 가득 떠올랐다. 지난 11일 서울 명동의 한 호텔에서 영화배우 전지현(31)을 만났다. 영화 <도둑들>(25일 개봉) 언론시사회 다음날이었다. 한나절 사이 쏟아진 이 영화에 관한 많은 기사와 삽시간에 퍼진 입소문에서 전지현에 대한 칭찬은 빠지지 않았다. 전지현은 섹시한 줄타기 전문 도둑 ‘예니콜’로 등장한다. 예니콜은 다른 인물들처럼 순정에 이끌리지 않고 오로지 목표(보석 훔치기)에 집중하며, 미모에 대한 넘치는 자신감과 자연스레 튀어나오는 맛깔난 욕설 실력까지 갖춘 도발적인 매력의 도둑이다. 그는 예니콜의 “할 말은 하는 성격”이 실제 자신과 닮은 것 같다고 했다.

좀처럼 대중 앞에 잘 나서지 않던 그였기에 그간 ‘신비주의’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이에 대해 그 자신은 “사람들이 저를 밝고 명랑한 사람으로 알고 있다고 믿었다”고 말한다. <도둑들>의 최동훈 감독은 전지현이 영화 <4인용 식탁> 때 인연을 맺은 ‘친한 언니’이자 <도둑들>의 제작자인 안수현 케이퍼필름 대표의 남편이기도 하다. “친한 언니의 남편”이자 “천재 같은 감각과 뛰어난 유머”까지 갖춘, “우리나라 배우라면 누구나 같이 작업하고 싶어할 최동훈 감독”(전지현)과 함께 만들어낸 예니콜은 그동안 그가 연기한 어느 캐릭터보다 자연스럽게 그에게 어울린다.

영화에서 그는 욕설 섞인 대사를 자연스레 쏟아내며 큰 웃음을 준다. 그의 외모에 대해 홍콩 도둑들이 “성형했을 것”이라며 수군대자 “이렇게 태어나기 얼마나 힘든지 알아?”라며 받아친다. 오랜 해외 활동에서 느낀 ‘예쁜 한국 여자’로서의 억울함이 담겨 있는 대사였단다. “일본, 중국에선 한국 여자들이 다 성형을 했다고 생각해요. 편견이 굉장히 심하더라고요.”

전지현은 1997년 잡지 모델로 연예계에 입문한 뒤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데뷔 15년차에 이른 요즘, 대중 앞에서도 한결 여유로워진 듯했다. 시사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혜수씨와 미모 경쟁은 없었나’는 질문을 받자 대뜸 “바스트(가슴) 사이즈부터 달라 경쟁이 안 된다”란 농담으로 받아치기도 했다. “언론시사회나 기자회견은 딱딱해요. 시험대에 있는 것 같거든요. 그런 게 불편해서 얼마 전부턴 가볍게 농담을 하기 시작했는데, 농담을 하면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지고 좋더라고요. 그리고 데뷔 15년차면 너무 부끄러워하거나 조심스러워하는 것도 우습죠.”

그는 <도둑들>의 연기가 주목을 받는 데 대해 “2001년 <엽기적인 그녀>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지만, 이후 이렇다 할 작품이 없었고, 실망감도 안겨 줬기 때문에 이번에 기대가 높았던 것 같다”고 했다. “시나리오를 고를 땐 항상 제가 재미있고,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걸 택했어요. ‘이건 실패할 거야’라고 생각하면서 고르진 않잖아요”라는 설명이다.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2004), <데이지>(2006), <슈퍼맨이었던 사나이>(2008) 등 출연작이 별로 신통치 않은 성적을 거뒀지만 본인은 “그동안 하고 싶은 것들”을 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고 한다. 물론 “힘들게 촬영한 영화가 외면받을 땐 속상하기도 하지만” 지난해는 최 감독과 <도둑들>을, 올해는 류승완 감독과 <베를린>(개봉일 미정)을 찍으면서 “즐겁게 일하고 에너지를 얻었다”고 말한다.

“한국·일본·홍콩이 함께 만든 다국적합작영화 <블러드>(2009), 할리우드 스타 휴 잭먼과 함께 출연한 <설화와 비밀의 부채>(2011) 등 영어로 연기한 영화도 두 편 찍어보고, 어려운 액션 연기도 하면서” 자부심을 키웠다고 했다. <도둑들>의 와이어 액션도 처음엔 자신감을 갖고 시작했다. 하지만 건물 외벽을 줄을 타고 올라가 5층 높이에서 뛰어내리는 장면을 내리 3번 연속 찍으면서 “반복하다 보니 공포가 밀려와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단다.

일찍부터 섹시함의 아이콘으로 소비되고, 스타성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진 못한 배우로 보낸 지난 시간에 대해선 “얻은 게 있으면 잃은 게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배우로서 나이를 먹는 게 자랑스럽다”는 그는 “(연기가) 제가 잘하는 것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연기자로 꾸준히 성숙해가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하듯 말을 맺었다.

글 박보미 기자 bomi@hani.co.kr

사진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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