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주지훈(30)
‘나는 왕이로소이다’로 스크린 복귀
왕세자 충녕과 노비로 1인2역
3년만에 첫 코믹 연기로 인사
마약사건뒤 “무대 그리웠어요”
‘다섯손가락’으로 안방 복귀도
왕세자 충녕과 노비로 1인2역
3년만에 첫 코믹 연기로 인사
마약사건뒤 “무대 그리웠어요”
‘다섯손가락’으로 안방 복귀도
배우 주지훈(30·사진)은 지난 30년 동안 커피 맛을 몰랐다. “써요.” 긴 다리를 꼬고 쓴 에스프레소를 우아하게 마실 것 같은 그이지만, 얼마 전 뒤늦게 배운 커피도 물처럼 묽게 타 얼음을 가득 넣은 뒤 휘휘 저어 마신다. 기타와 자전거도 “서른이 다 돼서야” 즐기게 됐다. 연기자로 승승장구하다 본인의 “명백한 잘못”이라는 마약 사건으로 구설에 오른 뒤, 군복무를 마치고 3년 만에 대중 앞에 돌아 온 그다.
그에게 지난 3년은 전엔 몰랐던 것을 배워 가면서 인간으로서 배우로서 성숙함에 “다가가는 시간”이자, 다시 무대로 돌아갈 수 있기를 “기다리는 시간”이었다고 한다. 8일 개봉한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는 그 시간이 낳은 첫 번째 결과물이다.
지난 9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배우로 다시 돌아온 주지훈을 만났다. 조선 초를 배경으로 한 코믹 사극<나는 왕이로소이다>에서 그는 나중에 세종이 되는 왕세자 충녕과, 충녕을 꼭 닮은 노비 덕칠을 1인 2역으로 연기한다.
왕이 되기 싫은 유약한 충녕은 궁궐 탈출을 감행하고, 노비 덕칠이 본의 아니게 궁궐에 들어와 충녕 노릇을 하게 된다. 태종 역의 박영규, 황희 역의 백윤식, 충녕의 호위무사인 김수로·임원희 등 출연진 면면이 화려하다. “다시 한번 절실히 느낀 게, 잘하는 분들과 연기를 하면 연기가 늘어요. 다들 대단한 분들이잖아요.”
의류 모델로 활동하던 주지훈은 2006년 첫 드라마 <궁>으로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드라마 <마왕>(2007), 영화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2008)와 <키친>(2009)에서 호평을 받았지만 2009년 마약 사건이 터졌다. 세간의 질타는 매서웠다. “제 잘못이죠. 분명한 잘못이었고, 반성을 하면서 인생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됐어요. 열심히 살아야겠다 생각하면서 살고 있고요.”
주지훈은 “평소엔 딱 제 나이 또래 남자들처럼 산다”고 했다. “친구들 만나고, 담배도 피우고, 술도 마시고. 대학로에서 공연도 보고, 명동에도 자주 가고요.” 쉬는 동안, 무대는 늘 그리운 자리였다. “영화를 보거나, 공연장에 가면 가끔 무서울 때가 있었어요. 배우가 분장을 하고 의상을 차려입은 걸 보는데, 거기서 내가 똑같이 하고 있는 모습이 선명하게 보이는 거예요. 굉장히 그리웠어요. 계속 그랬어요.”
그의 목표는 “연예인 주지훈이 아니라 작품 속 캐릭터로 기억되는 것”이다. <나는 왕이로소이다> 이전까진 1년에 한 편씩, 단 네 편의 작품에만 출연했지만 이젠 더 활발하게 일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의 안방 복귀작인 에스비에스 주말극 <다섯 손가락>은 18일부터 방송된다. 그는 뮤지컬, 연극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무대에 서고 싶다는 욕심을 내비쳤다.
“3박 4일이 걸릴 텐데…. 말로 표현이 될까요. 잘못을 했으니 질타를 받는 게 당연하죠.” 마약 사건 이후 군복무까지 이어지면서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지낸 시간에 대한 지금의 소회다. “그냥, 시간”이었다고 하는데, 자세히 들어보니 조금 특별하게 흘렀던 모양이다.
“시간은 모두에게 다르게 흐르잖아요. 친구가 ‘20분 늦는다’고 할 때 친구의 20분과, 언제 올지 몰라 기다리는 20분은 다른 시간이거든요.”
그가 기다린 ‘친구’는 자신의 연기를 봐 주는 관객과 시청자일 테다. 그와 ‘친구’의 3년 만의 재회는 <나는 왕이로소이다>의 첫 코믹 연기 도전 속에서 유쾌하게 이뤄진다.
글 박보미 기자 bomi@hani.co.kr
사진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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