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영화·애니

‘인 굿 컴퍼니’ 사사건건 티격태격…어? 저러다 정들라

등록 2005-08-17 16:45수정 2005-08-17 16:47

사사건건 티격태격…어? 저러다 정들라 ‘인 굿 컴퍼니’
사사건건 티격태격…어? 저러다 정들라 ‘인 굿 컴퍼니’
20대 광고영업 총책임자 아버지뻘인 그의 ‘오른팔’ 혈연과 나이차 뛰어넘어
두 남자의 유대 관계 이야기
어디서 많이 본듯한 스토리? ‘어바웃 어 보이’ 와 닮은꼴

‘사랑도 불효가 되나요?’ 26일 개봉하는 폴 웨이츠 감독의 <인 굿 컴퍼니>를 홍보하는 문구다. 이 영화의 여주인공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은 조연인 스칼렛 요한슨의 전작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의 제목을 본따 만들었다. 덕분에 <인 굿 컴퍼니>는 스칼렛 요한슨이 아버지의 반대에 맞서 토퍼 그레이스와 사랑에 빠지는 로맨틱 코미디쯤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부모의 반대를 무릅쓴 젊은 남녀의 사랑을 다룬 ‘흔한’ 로맨틱 코미디가 아니라, 나이 차이를 뛰어넘은 두 남자의 부자관계와도 같은 유대와 성장에 주목한 흔치 않은 소재의 코미디 드라마다.

스포츠 잡지의 광고영업 총책임자인 댄 포먼(데니스 퀘이드)은 기업합병으로 인한 정리해고를 면하지만 총책임자 자리에서 강등당한다. 게다가 신임 총책임자는 스물 여섯 살의 카터 듀리아(토퍼 그레이스). 아내의 임신과 큰딸 알렉스(스칼렛 요한슨)의 대학 편입으로 돈 쓸 일이 많아진 댄은 사표를 내던지는 대신 “오른팔이 되어 달라”는 카터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동료나 광고주와의 인간적인 유대관계를 중시하는 댄과 성공지상주의에 눌려 실적만을 추구하는 카터는 사사건건 부닥친다. 게다가 일 중독으로 7개월만에 이혼당한 카터는, 떼쓰듯 초대받아 방문한 댄의 집에서 알렉스를 만나 사랑을 시작한다. 댄은 의욕만 앞서다 일을 그르치는 것도 모자라 애지중지하는 어린 딸을 유혹하는 카터 때문에 까무러칠 지경. 하지만 외로운 어린시절을 보낸 카터는 따뜻한 가정을 이룬 인간미 넘치는 댄에게서 부정을 느끼고, 댄의 모습을 거울 삼아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게 된다.

<인 굿 컴퍼니>는 폴 웨이츠 감독이 동생 크리스 웨이츠와 함께 연출했던 전작 <어바웃 어 보이>와 닮은 구석이 많은 영화다. 우선, 두 영화 모두 혈연과 나이차를 뛰어넘은 두 남자의 가족 같은 유대관계와 성장을 다룬다. <…보이>의 주인공은 ‘인간은 섬’이라고 믿는 노총각 윌(휴 그랜트)과 꼬인 인연으로 만난 싱글맘의 아들 마커스(니콜라스 홀트)다. 윌은 자신이 마커스를 보살핀다고 여기지만, 정작 마커스와 생애 최초로 인간적인 관계를 맺으며 고립된 섬에서 벗어나는 건 윌 자신이다.

<…컴퍼니>의 카터도 그렇다. 집 나간 아버지와 히피 어머니 때문에 외로운 어린 시절을 보낸 카터는 초고속 승진과 최고급 자동차가 삶의 빈자리를 채워 줄 거라고 믿는다. 그러면서 능력있는 자신이 해고에 직면한 댄의 가장 자리를 지켜줬다고 여긴다. 하지만 카터에게 소박한 진리를 깨우쳐주고 부정까지 느끼게 해주는 것은 댄이다. 두 영화는 결말을 맺는 방식도 닮았다. <…보이>가 윌과 마커스 엄마의 결혼으로 골인하는 식상한 결론을 맺지 않았던 것처럼, <…컴퍼니>도 뻔한 결론으로 치닫지 않는다.

가장 눈여겨 보게 되는 두 영화의 닮은 구석은, 인간과 공동체를 향해 내비치는 따뜻한 애정이다. <…보이>는 결함 있는 사람들이 그 모습 그대로 어울려 사는 공동체를 옹호했다. <…컴퍼니> 역시 신자유주의에 입각한 무차별적인 기업합병과 구조조정에 냉소를 보내며, 그 과정에서 버림받거나 혹은 과하게 대접받은 사람들을 제자리로 되돌려 놓는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사진 스폰지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