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고전 애니메이션 <사이보그 009>와 <공각기동대>의 3디 리메이크작을 들고 한국을 찾은 가미야마 겐지 감독이 10일 일본 애니메이션의 과거와 현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사이보그 009’ ‘공각기동대’
3D로 만든 가미야마 감독
일본 애니, 여전히 손그림이 주류
두 기술 장점 섞은 작품 많아질 것
3D로 만든 가미야마 감독
일본 애니, 여전히 손그림이 주류
두 기술 장점 섞은 작품 많아질 것
<정령의 수호자>(2007), <동쪽의 에덴>(2009) 등으로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새로운 스타로 떠오른 가미야마 겐지(47) 감독이 ‘고전’으로 불리는 일본 만화 두 편을 3디(D)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시켰다. 이시노모리 쇼타로의 <사이보그 009>를 원작으로 한 <009 사이보그 3D>(9일 개봉)와 시로 마사무네 원작의 <공각기동대>를 재해석한 <공각기동대 3D>(23일 개봉). 잇달아 두편을 한국에 선보이는 그를 10일 서울 강남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 원작도 있고, 리메이크도 여러번 된 작품을 다시 쓰리디(3D)로 만든 이유는?
“<공각기동대>는 내가 2002년 텔레비전 시리즈로 만들었는데, 반응이 좋아 극장판도 만들어달라는 팬들의 요청이 많았다. <009 사이보그>는 “3디 애니메이션을 제작하자”는 제작사 제안이 먼저 있었고, (기존 만화 중) 3디에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해 선택했다. 원작은 오래됐지만(1964년), 국가연합군이라는 기본 콘셉트가 현재의 세계정세와도 맞는 부분이 있고, 요즘 세대들에게도 이해도가 높을 것이라고 봤다. ”
-두 작품에서 기술적으로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공각기동대>는 원래 2디로 그린 그림이 있어, 좀 귀찮고 복잡한 과정을 거쳤다. 캐릭터와 배경을 따로 잘라내 입체적으로 보이도록 재배치했는데, 대신 관객이 캐릭터의 입장이 된 것처럼 보이도록 했다. 반면 <009 사이보그>는 손으로 그림을 그리지 않고 컴퓨터그래픽 작업을 했는데, 배경은 그대로 두고 캐릭터만 움직이게 하는 셀 애니메이션 기법을 사용해 최상의 입체감을 살리는 데 주력했다.”
- 원작이나 다른 감독들이 만든 전작과 차이점이 있다면?
“내 마음 속 스승이기도 한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공각기동대>는 구사나기 소령의 이야기와 그의 마음 속 갈등을 주 소재로 했다. 그러나 나는 각각의 캐릭터 모두를 중시했다. <009 사이보그>는 원작의 동그랗고 귀여운 그림체를 현실에 가깝게 다 바꾸었다. 또 원작자인 이시노모리 선생은 베트남 전쟁 등을 소재로 했지만, 나는 세계를 대상으로 한 테러 등 현재적인 사건을 집어넣었다.”
-3디 기술 발전이 일본 애니메이션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리라 생각하나?
“일본의 애니는 아직도 손으로 그리는 그림이 주류다. 2디로 그린 그림은 예술적이고 아름답다. 반면 3디는 표현방법이나 작업이 매우 효율적이다. 어떤 한 쪽만 살아남는기보다는 앞으로 두 기술의 장점을 적절히 차용하는 하이브리드 애니가 많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 일본 애니는 최근 새 작품보다 리메이크가 더 많은 듯 하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평가하나?
“일본 투자자들은 국내 시장을 주로 생각해 기존에 히트를 친 작품을 리메이크해야 위험성이 적다고 판단한다. 30대 이상은 리메이크 버전에 열광하겠지만, 과연 신세대들도 그럴지 의문이다. 일본 애니계가 침체기에 접어들 수밖에 없는 이유다. 나와 같은 창작자들은 생각이 다르다. 새로운 것을 만들려는 욕구도 강하고 공격적인 시도도 해보고 싶다. ”
-다음 작품은 무엇인가? <009> 후편을 기대해도 좋을까?
“더이상 속편은 만들지 않을 것 같다. 리메이크만 하다보면 원래 작품의 매력·색깔·장점이 점점 사라진다. 다음 번엔 신작을 만들어 찾아오겠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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