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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좀비들의 습격…이에 맞서는 한 가장의 고군분투

등록 2013-06-13 19:50

<월드워Z>는 전직 유엔 조사원 제리(브래드 핏)가 좀비 창궐이라는 대재앙에 맞서 가족과 인류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다뤘다. 밀리언셀러가 된 원작소설의 탄탄한 이야기에 영화의 화려한 볼거리를 더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월드워Z>는 전직 유엔 조사원 제리(브래드 핏)가 좀비 창궐이라는 대재앙에 맞서 가족과 인류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다뤘다. 밀리언셀러가 된 원작소설의 탄탄한 이야기에 영화의 화려한 볼거리를 더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문화‘랑’]영화

브래드 핏 주연 ‘월드워Z’
구성 탄탄…마지막까지 긴장감
화끈한 액션 장면도 볼거리
‘웰메이드’(잘 만든)와 ‘좀비영화’는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 조합처럼 느껴진다. <28일 후>나 <새벽의 저주>같이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은 좀비영화들이 있었지만, 아무래도 좀비는 ‘비(B)급 소재’라는 느낌이 강한 탓이다. 적은 예산으로 기발한 아이디어를 앞세우는 ‘저예산 비급 영화’가 좀비영화의 주된 이미지였다.

20일 개봉하는 <월드워Z>는 이런 고정관념을 깨고 ‘웰메이드 좀비영화’, 그리고 강력한 ‘블록버스터 좀비영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브래드 핏이 주연·제작·프로듀서 등 1인3역을 해낸 <월드워Z>는 좀비라는 알맹이에 가족애라는 양념을 치고 블록버스터라는 외피를 씌워 “좀비영화도 이렇게 탄탄하고 화끈할 수 있다”는 예외를 만들어냈다.

영화 초반에는 기상이변, 동물들의 떼죽음, 지진과 홍수, 전염병 등을 전하는 뉴스가 어지럽게 소개되는 가운데 주인공 제리(브래드 핏) 가족의 평온한 아침 일상이 이어진다. 영화의 전개를 압축해놓은 복선이다.

제리와 가족들은 출근·등굣길 함께 탄 차 안에서 갑작스런 폭발, 소란과 함께 정체불명의 존재들에게 습격을 받는다. 세계 곳곳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동일한 습격이 벌어지고, 인류는 최대의 위기를 맞는다. 본래 유엔 소속 조사원이었지만 가족과의 평온한 생활을 위해 일을 떠났던 제리. 풍부한 경험과 위기대응 능력을 갖춘 그는 초토화된 육상 대신 해상 항공모함에 꾸려진 미국 지휘부에 의해 인류 대재난의 원인을 파헤칠 조사원으로 지목된다. 가족을 안전한 해상지휘부에 체류시킨다는 조건으로 길을 떠난 제리는 자신의 경험과 뛰어난 본능에 의지해 재앙의 근원을 찾아 한국·이스라엘 등지에서 고군분투한다.

영화의 줄거리는 기존 재난영화나 좀비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주인공 제리가 인류 대재앙의 해결책을 찾아내는 과정을 치밀하고 촘촘하게, 그리고 마지막까지 긴장감 넘치게 그려낸다. 논리적 비약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스토리 자체만으로도 관객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미국에서 밀리언셀러로 등극한 맥스 브룩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만큼 사태 해결의 실마리인 마지막 반전(?) 포인트 역시 원작의 저력이 바탕이 되어 설득력을 지닌다. 소설이 대재앙을 경험한 사람들을 인터뷰하는 방식인 데 반해 영화는 관객들이 더 쉽게 감정이입할 수 있도록 제리의 1인칭 시점으로 바뀌었다.

화끈하고 스펙터클한 액션도 볼거리다. 영화 초반 수백명이 정체불명의 좀비들에게 쫓기며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가운데 펼쳐지는 자동차 질주 장면, 거대한 장벽이 좀비 떼에 점령되어 무너져내리는 장면, 2만 피트 상공 비행기 안에서 좀비들과 사투를 벌이는 장면 등이 압권이다. 제작진은 전세계 로케이션은 물론 미국 지휘부가 머무는 거대한 함정 장면을 실제 영국 항공모함 아거스에서 촬영해 실재감을 극대화했다.

‘옥에 티’로 느껴질 부분도 없지 않다. 제리가 재앙의 근원을 찾아 처음으로 당도하는 곳이 바로 한국의 평택 미군기지인데, 아직도 후진국 수준으로 묘사된다. 또 전직 시아이에이(CIA) 요원이 “북한은 지도자가 2300만 인민의 이빨을 모두 뽑아냈기 때문에 좀비가 창궐하지 않았다”라고 말하는 대사 등은 어이가 없을 정도다.

하지만 불혹을 넘긴 브래드 핏은 누더기 옷을 걸친 채 만신창이가 돼도 여전히 섹시하고 매력적이다. 여기에 흠잡을 데 없는 열연까지 펼쳤다. 그의 연기 자체가 별점 반개쯤은 더해주게 만든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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