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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쿵후팬더’ ‘토니 스토리’ 그것 참 헷갈리네…

등록 2013-06-27 19:56수정 2013-06-27 20:28

드림웍스의 <쿵푸팬더2>(왼쪽)와 이를 본뜬 것으로 보이는 중국 애니메이션 <쿵후팬더: 영웅의 탄생>의 포스터. 차이점을 분간하기 힘들 만큼 비슷하다. 각 사 제공
드림웍스의 <쿵푸팬더2>(왼쪽)와 이를 본뜬 것으로 보이는 중국 애니메이션 <쿵후팬더: 영웅의 탄생>의 포스터. 차이점을 분간하기 힘들 만큼 비슷하다. 각 사 제공
[문화‘랑’] 영화
흥행작 ‘쿵푸 팬더’ ‘토이 스토리’ 모방
유사 제목 단 애니메이션 개봉 잇따라
<트랜스포머>가 아니라 <트랜스모퍼>, <반지의 제왕>을 패러디한 <반 지하의 제왕>처럼 비(B)급 영화나 성인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짝퉁 제목’이 개봉 영화에도 등장하고 있다.

다음달 4일 개봉하는 애니메이션 <쿵후팬더: 영웅의 탄생>을 두고 누리꾼들 사이에는 ‘짝퉁 제목’ 논란이 한창이다. 제목과 포스터만 봐서는 드림웍스의 히트 애니메이션인 <쿵푸팬더>의 새로운 시리즈라고 착각할 만하다. 제목은 ‘쿵푸’와 ‘쿵후’로 미세한 차이만 있을 뿐이고, 포스터 역시 둘 다 쿵후 자세를 취한 판다곰이 등장해 자세히 보지 않으면 차이점을 찾아내기 쉽지 않다.

그러나 이 영화는 사실 드림웍스의 <쿵푸팬더>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 제작 국가는 미국이 아닌 중국이고 이름도 미국 판다는 ‘포’인데, 중국판은 ‘진바오’다. <쿵후팬더>는 심지어 이야기도 쿵후와는 별 관련이 없다. 소심하고 겁 많은 판다 진바오가 마왕이 세상을 위험에 빠뜨리자 세상을 구하기 위해 친구들과 모험을 떠난다는 내용이다.

이 영화의 원래 중국어 제목은 ‘우람한 진바오의 모험’ 정도로 번역된다. 영어 제목 역시 ‘어드벤처 오브 진바오’(진바오의 모험)다. 한국 수입 과정에서 진바오라는 이름이 사라지고 엉뚱하게 ‘쿵후팬더’로 바뀐 셈이다. 한국 개봉 당시 1, 2편 모두 500만명 넘는 관객을 동원한 <쿵푸팬더>처럼 보이려 한 것이란 의혹이 일 수밖에 없다. 영화 홍보사 호호호비치 조민아 대리는 “제작 의도가 원래 쿵후와 판다 두 가지 모두 중국이 원조인데 미국에서 가져갔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영화로 안다”며 “제목 때문에 문의도 오는데, 혼란을 느끼는 관객들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짝퉁 제목’ 논란이 이는 애니메이션은 또 있다. 다음달 18일 개봉하는 독일 애니메이션 <토니 스토리: 깡통제국의 비밀> 역시 미국 픽사의 흥행 시리즈 ‘토이 스토리’와 이름이 비슷하다. 이 영화의 원제는 ‘나이트 러스티’(기사 러스티)다. 한국에 수입되면서 주인공 이름이 녹슬었다는 의미의 ‘러스티’에서 ‘토니’로 바뀌었다. 영화 내용도 장난감(토이)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재활용품 나라인 깡통제국의 토니가 기사가 되기 위해 펼치는 모험담을 담고 있다. 그럼에도 포털사이트에서 <토니 스토리>를 검색하면 <토이 스토리>가 관련 영화로 따라나온다.

수입사인 메인타이틀픽쳐스의 이창언 대표는 “<쿵후팬더>의 경우 캐릭터 자체를 베낀 아류작이지만 우리 영화는 다르다”며 “한국 어린이들에게 러스티라는 이름이 익숙지 않아 소재가 비슷한 아이언맨 주인공 ‘토니 스타크’ 이름을 차용했을 뿐, 영화 자체는 독특한 캐릭터와 교훈적 스토리로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이달 개봉한 프랑스 영화 <대부: 끝나지 않은 이야기> 역시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고전영화 <대부>를 떠올리게 하지만, 실제로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원제 역시 ‘리옹 사람들’을 뜻하는 ‘레 리오네’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한 영화 수입사 관계자는 “블록버스터가 아닌 수입영화의 경우 개봉관조차 잡기 힘들기에 생존을 위해 제목 베끼기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도 알아달라”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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