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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잡스를 보는 또다른 눈, 내밀한 에피소드들

등록 2013-08-22 19:57수정 2013-08-22 20:04

스티브 잡스를 다시 보는 듯한 애슈턴 커처의 연기가 돋보인 영화 <잡스>. 딜라이트·에이브이에이 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티브 잡스를 다시 보는 듯한 애슈턴 커처의 연기가 돋보인 영화 <잡스>. 딜라이트·에이브이에이 엔터테인먼트 제공
[문화‘랑’]영화
29일 개봉 ‘잡스’ 20~40대 초점
순수 청년서 냉혹한 승부사까지
애슈턴 커처, 완벽한 재현 연기

상영중인 ‘스티브 잡스: 더 로스트~’
인터뷰 영상서 골라뽑은 육성 다큐

“여기 정신 나간 사람들이 있습니다. 세상을 다른 방식으로 보는 이들이죠. 사람들이 이들을 미쳤다고 할 때, 우리는 그들 속의 천재성을 봅니다. 미친 사람들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고, 결국 그들이 세상을 바꾸니까요.”(애플의 1997년 광고 ‘다르게 생각하라’ 중)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1955~2011)의 2주기에 즈음해 그의 삶을 다룬 영화 두 편이 잇따라 한국 관객들을 찾는다. 일생 동안 ‘미친 사람’처럼 ‘세상을 보는 다른 눈’으로 특별한 제품을 만든 잡스를 서로 다른 시각으로 다루는 영화다.

먼저 29일 개봉하는 영화 <잡스>는 잡스의 20대부터 40대까지 시절에 초점을 맞췄다. 그의 전기에나 등장하는, 일반인들에겐 널리 알려지지 않은 에피소드들을 세밀하게 담아내는 데 주력한다. 1972년 덥수룩하게 기른 머리와 수염으로 자퇴한 대학 캠퍼스를 맨발로 거니는 잡스의 모습을 보여주며 시작하는 <잡스>는 인도 여행을 하며 불교에 심취하고, 자유분방한 연애를 즐겼던 잡스의 20대를 보여준다. 부모님의 차고를 빌려 친구 스티브 워즈니악과 처음 애플 컴퓨터를 만들던 순수한 모습, 강단과 배짱으로 마이크 마쿨라의 첫 투자를 받아내는 승부사다운 모습, “예쁜 폰트는 중요한 게 아니지 않냐”는 직원을 단박에 해고하는 냉정한 사업가의 모습, 임신한 여자친구를 버리는 비인간적인 모습까지 그의 다양한 면모를 여과없이 보여준다. 또 승승장구하던 그가 이사회의 견제로 애플에서 쫓겨났다 12년 만에 재기에 성공하기까지의 과정도 드라마틱하게 그려낸다.

잡스의 실제 육성과 모습을 담은 인터뷰를 다큐로 만든 <스티브 잡스: 더 로스트 인터뷰>. 딜라이트·에이브이에이 엔터테인먼트 제공
잡스의 실제 육성과 모습을 담은 인터뷰를 다큐로 만든 <스티브 잡스: 더 로스트 인터뷰>. 딜라이트·에이브이에이 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장 큰 볼거리는 잡스와 100% 가까이 비슷해보이는 애슈턴 커처의 분장과 연기다. 반항적이지만 성공에 대한 집념으로 이글대는 20대부터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들어 점차 괴팍해지는 40대의 잡스까지 완벽에 가깝게 복제해낸다. 특히 2001년 아이팟 출시 당시의 애플 타운홀 미팅은 ‘진짜 잡스’가 환생한 듯하다. 테 없는 안경, 트레이드마크인 검은색 티셔츠와 낡은 청바지, 등을 구부린 채 구부정하게 걷는 걸음걸이까지 애슈턴 커처는 잡스로 변신했다. 그는 “잡스가 나오는 동영상을 100시간 이상 보고, 잡스처럼 과일과 견과류로 식단을 고수하다 병원에 실려가기도 했을 만큼 치열하게 그의 몸짓과 동작을 연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잡스의 유일한 친구 워즈니악 역을 맡은 조시 개드, 애플의 첫 투자자 마이크 마쿨라를 연기한 더멋 멀로니 역시 실제 모습과 매우 닮았다. 아쉬운 점은 영화가 잡스의 가장 큰 업적인 아이폰과 아이패드 개발 이야기 없이 그의 애플 복귀로 끝나기 때문에 ‘팥소 없는 찐빵’처럼 허전함이 남는다는 점.

<잡스>가 스티브 잡스의 일대기를 그린 극영화라면 현재 상영중인 <스티브 잡스: 더 로스트 인터뷰>는 잡스의 생전 모습과 육성을 생생하게 보고 들을 수 있는 다큐멘터리다. 1995년 언론인 크린질리는 애플의 전문경영인 존 스컬리와의 경영분쟁으로 애플에서 물러나 있던 스티브 잡스를 만나 1시간이 넘는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러나 이 인터뷰 중 일부만 사용되고 나머지는 분실됐다가 최근 복사본이 발견되면서 다큐영화로 재탄생한 것이다.

영화 속 잡스는 워즈니악과 함께 ‘블루박스’(공짜전화 기술)를 개발해 교황에게 장난전화를 하고, 12살 때 주파수 카운터를 만들 부품을 구하기 위해 휼렛 패커드사의 빌 휼렛에게 전화를 걸어 통화했던 일화 등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을 공개한다. 또 제록스 방문이 매킨토시 개발에 영감을 준 사실, 애플에서 쫓겨나게 된 경위 등도 담담하고 진솔하게 설명한다. 실제 잡스의 모습을 다시 보고 싶은 관객들에게 반가운 영화일 듯하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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