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영화·애니

거장의 퇴장…“나는 이제 자유”

등록 2013-09-06 20:01수정 2013-09-06 22:32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은퇴회견
“육체적으로 장편 어려운 나이
시도하고픈 일 여러가지 있다”
“나는 이제 자유입니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72·사진) 감독이 6일 도쿄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열고 34년간 쉼없이 달려온 작품 활동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는 자신의 제작사인 지브리 스튜디오의 장편영화 제작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고 선언했다.

미야자키 감독은 육체적으로 더는 장편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어려운 나이에 이르렀다는 점을 은퇴의 이유로 꼽았다. 그는 “앞으로도 10년은 일하고 싶다. 집과 일터 사이를 직접 운전해서 다닐 수 있는 동안은 일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작품 <바람이 분다>를 만드는 데 전작으로부터 5년이 걸렸는데 앞으로는 6년이 걸릴지 7년이 걸릴지 모른다. 그러는 사이 내 70대는 끝나버릴 것이다. 장편영화가 아니라도 하고 싶은 일, 시도해보고 싶은 일이 여러가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할 일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지브리 스튜디오의 장편 애니메이션과 관련해서는 감독뿐 아니라 각본을 제공하는 등의 활동도 전혀 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몇차례 은퇴를 시사했다가 철회한 바 있는 그는 “또 그러는 것 아니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이번에는 진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장편 애니메이션 제작에서 손을 뗀다고 해도 “내 일상생활은 조금도 변하지 않을 것이고, 매일 같은 길을 다닐 것이다. 토요일에 쉴 수 있게 되는 게 내 꿈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은퇴 기자회견에는 일본 국내외에서 600여명의 취재진이 모여들어, 거장의 은퇴에 대한 큰 관심을 보여줬다. 미야자키 감독은 1979년 <루팡 3세 칼리오스트로의 성>으로 장편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데뷔했으며,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으로 베를린 국제영화제 황금곰상을 받는 등 일본 애니메이션을 상징하는 존재였다. 그는 “아이들에게 이 세상은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전해주는 게 일의 근간이 돼야 한다는 생각으로 해왔다”고 자신의 작품 세계를 정리했다.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된 <바람이 분다>는 7월20일 일본에서 개봉해 지난달 말까지 650만명이 관람했지만, 2차 대전 당시 일본군의 전투기였던 제로센 개발자의 삶을 소재로 한 것을 두고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는 이에 대해 “제작진, 가족, 심지어 나 자신에게도 많은 의문이 제기됐고 거기에 어떻게 답할지를 생각하면서 영화를 만들었으므로 보면 알게 된다”고 응수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