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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대형 배급사, 유료시사회 ‘반칙’ 개봉…또 하나의 ‘갑질’

등록 2013-09-09 17:37수정 2013-09-09 20:43

유료시사회로 관객 모은 뒤
개봉 초반 흥행 대대적 홍보
중소영화 극장확보 더 어려워
동반위에 ‘유료시사회’ 제소키로
최근 애니메이션 <드래곤볼Z-신들의 전쟁>(오른쪽)의 수입·배급사인 인벤트 디가 헐리우드 애니메이션 <슈퍼배드2>(위쪽)의 개봉 2주전 유료시사회를 ‘불공정 행위’라고 비난하며 동반성장위원회에 정식으로 제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번 일로 계기로 개봉전 유료시사회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각사 제공
최근 애니메이션 <드래곤볼Z-신들의 전쟁>(오른쪽)의 수입·배급사인 인벤트 디가 헐리우드 애니메이션 <슈퍼배드2>(위쪽)의 개봉 2주전 유료시사회를 ‘불공정 행위’라고 비난하며 동반성장위원회에 정식으로 제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번 일로 계기로 개봉전 유료시사회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각사 제공
영화계에선 보기 드물게 ‘동반성장위원회 제소’ 이슈가 터져나왔다. ‘개봉 전 유료시사회’ 문제 때문이다. “터질 것이 터졌다”며 “이참에 대형 배급사들의 횡포를 막기 위한 법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개봉전 유료시사회가 무슨 문제 때문에 제소 논란까지 이어진 걸까?

애니메이션 <드래곤볼Z-신들의 전쟁>을 수입·배급하는 인벤트 디는 지난달 30일 “9월12일 개봉 예정인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슈퍼배드2>가 유료시사회를 명목으로 개봉일보다 2주나 앞선 31일 영화를 상영하는 것은 영화 배급시장을 뒤흔드는 불공정 행위”라며 “배급사인 유니버셜픽처스코리아의 비상식적인 행위로 드래곤볼을 비롯한 많은 영화들이 막대한 손실을 보게 돼 동반성장위원회에 정식으로 제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개봉 전 유료시사회’는 정식 개봉보다 1~2주 정도 앞서 주말인 토·일요일에 극장에서 영화를 사전에 유료로 보여주는 것을 말한다. 주로 경쟁작과의 흥행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이용되는 변칙적인 방법이어서 영화계에선 말이 많았다. 그 이유는 개봉 전 유료 시사회 때 동원한 관객 수를 모두 공식적인 흥행성적에 포함시켜 발표하기 때문이다. “개봉 ○일만에 100만 관객 동원” 등의 문구를 내세워 광고하는 데 활용된다. 개봉 2주전 유료시사회를 연 <슈퍼배드2>의 경우, 지난달 31일부터 8일까지 전국 290여개 스크린에서 모두 16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고, 8일에는 일일 흥행순위 5위까지 올랐다. 지난달 14일 개봉한 <감기>도 개봉 전 유료 시사회로 관객 13만명을, 7월 개봉한 하정우 주연의 <더 테러 라이브>도 같은 방법으로 개봉 전 12만7000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바 있다.

이런 까닭에 ‘개봉 전 유료시사회’는 비정상적인 마케팅 방식이자 변칙 개봉이라는 비판이 이어져왔다. 특히나 개봉 전 유료시사회를 여는 영화는 대부분 씨제이나 롯데 등 물량공세가 가능한 대형 배급사들이 배급하는 영화여서 ‘대형 배급사의 횡포’라는 비난이 특히 높다. 스크린 확보조차 어려운 중소규모의 영화들의 경우 갖은 정보망을 동원해 대형 화제작이나 흥행 예상작들을 피해 개봉일을 정하는데, 여기에 ‘사전 유료시사회’라는 명목으로 대형 영화들이 끼어들면 가뜩이나 고전을 면치 못하는 작은 영화들이 피해를 보는 탓이다.

이번에 표면화 되기 전부터 유료시사회를 둘러싼 갈등은 계속 있어왔다. 지난 7월 씨제이이엔엠이 배급을 담당한 3디 애니메이션 <터보>의 유료시사회를 두고 <토니 스토리-깡통제국의 비밀>을 수입한 메인타이틀픽처스가 문제제기를 한 바 있다. 또 최근 <숨바꼭질> 배급사인 뉴 쪽은 “개봉 64시간만에 100만 돌파”를 강조하며, 개봉 전 유료시사회로 13만명이 넘는 관객을 모아놓고 “3일만에 100만 관객을 동원했다”고 대대적인 광고를 벌인 <감기>를 비판하기도 했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한 중소 배급사 관계자는 “대형 배급사들의 스크린 독점이 심각한 상황에서 변칙적인 개봉 전 유료시사회까지 여는 것은 ‘쌀 99섬 가진 사람이 나머지 쌀 한 섬마저 가져가겠다’는 것”이라며 “오죽하면 멀티플렉스 체인을 소유한 대기업 배급사에 대해 영화상영업과 영화배급업을 강제로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겠느냐. 대기업이 상생의 정신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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