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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뻔할 뻔했다고? 웃기는 소리

등록 2013-09-11 19:39수정 2013-09-11 21:08

추석을 겨냥한 코믹첩보액션물 <스파이>에서 스파이 김철수(설경구)의 아내 안영희 역을 맡아 코믹연기를 펼친 문소리씨를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문씨는 사진 찍는 내내 “이런 (섹시한) 포즈가 이번 영화랑 어울릴까요?”라고 물으며 유쾌하게 웃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추석을 겨냥한 코믹첩보액션물 <스파이>에서 스파이 김철수(설경구)의 아내 안영희 역을 맡아 코믹연기를 펼친 문소리씨를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문씨는 사진 찍는 내내 “이런 (섹시한) 포즈가 이번 영화랑 어울릴까요?”라고 물으며 유쾌하게 웃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스파이’ 코믹연기 문소리
엉뚱·발랄 바가지 긁는 아내
구박당하는 며느리 역 맡아
30~40대 여성 공감 끌어내
“영화 속 내성적 성격과 딴판
저 눈치 하나는 정말 빨라요”

“<스파이>는 장르상 코믹첩보액션이지만 여자들이 더 좋아할 영화 같아요. 애인 삼고 싶은 잘생긴 남자(다니엘 헤니)도 나오고, 목숨 걸고 아내 지키는 남편(설경구)도 나오고…. 여성들을 위한 ‘명절증후군 퇴치 영화’ 아닐까요?”

5일 개봉한 한국 영화 <스파이>에서 엉뚱·발랄·코믹한 아내 안영희 역을 맡은 문소리(39)씨는 이번 영화를 이렇게 소개했다. 그는 결혼 이후 7년 동안 아이를 낳지 못해 시댁의 구박을 받고, 출장을 핑계로 외박을 일삼는 남편에게 바가지를 긁어대는 ‘전형적인 한국의 며느리이자 아내’ 역으로 생애 첫 본격 코믹연기에 도전했다. “구태의연함에 빠질 뻔한 영화를 문소리가 살려냈다”는 등 평가도 좋다.

“평소에도 진지하고 내성적인 타입은 아녜요. 농담도 곧잘 하고, 분위기도 잘 맞추는 편이죠. 영화 속 캐릭터랑 다른 점은 영희는 눈치가 너무 없는데 실제 저는 눈치가 정말 빨라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을 찍었을 땐 별명이 ‘눈 백 개, 귀 백 개’였을 정도로요.” 촬영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꿰고 있다는 뜻에서 붙여진 별명이란다.

그동안 비슷비슷한 코믹첩보영화가 많았지만, <스파이>는 영희가 처한 한국적 현실에 대한 묘사 때문에 30~40대 여성 관객들의 공감지수가 높다. ‘구박당하는 며느리 역을 천연덕스럽게 해낸 건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이냐’는 물음에 그는 “시집살이는 전혀 없지만 촬영장에서도 (시)어머님 전화는 꼭 받는다”며 “전화를 받을 땐 목소리가 한 톤 높아지고, 명랑·상냥해지는 걸 보면 나도 어쩔 수 없는 며느리인가 보다”고 웃었다. 영화 속 영희처럼 남편(장준환 감독)에게 바가지를 긁느냐고도 물었다. “에이~, 남편이 10년 만에 영화(<화이-괴물을 삼킨 아이>)를 찍는 탓에 요즘은 바가지를 긁을 수가 없죠. 오히려 남편 스케줄 쫙 꿰고 앉아 내조 확실히 하려고 노력해요.”

<박하사탕>, <오아시스>, <우생순> 등에서 ‘진지한 연기’를 해오다가 코믹연기에 도전한 것은 무엇 때문일까? “아이 가졌을 때, (설)경구 오빠가 전화해서 ‘애 낳으면 같이 하자’고 했어요. 오빠의 선택을 믿었죠. 물론 아기 낳고 새로운 변화를 줄 시점이기도 했고요. 나름 잘 어울리지 않았나요?” 그는 연기에 몰입하느라 영화가 웃긴 줄도 몰랐다고 했다. 촬영 도중 터지려 하는 웃음을 참느라 고생하는 설씨와 스태프를 보면서 영화가 잘되겠다 싶었다고 한다.

영화를 살린 또 한가지는 그의 완벽한 부산 사투리다. “11살까지 부산 살아서 지금도 초등 친구들 만나면 사투리가 막 튀어나와요. 그러니 연습이랄 게 없었죠. 영희 직업이 스튜어디스라서 오히려 사투리 강도를 약하게 설정한 나름의 디테일도 발휘했는데, 티 안 났나요? 하하.”

그는 요즘 다음 작품 <관능의 법칙>(감독 권칠인)을 촬영하느라 정신없이 바쁘다. 40대 여성의 성과 사랑에 대한 솔직한 얘기를 담은 영화로 조민수, 엄정화와 함께 한다. ‘관능적인 영화’를 찍는 탓에 몸매와 피부 관리에 열심이란다. “스크린에 얼굴 내밀고 사는 여배우니 늙는 것에 초연하긴 힘들죠. 하지만 결혼, 출산, 육아까지 여배우로서 한 단계 성숙해지는 경험을 두루 한 탓에 요즘 가장 행복합니다. 여배우들이 나이 드는 것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그에 맞는 역할이 많아지도록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노력해야죠.”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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