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공식 보도자료 배포해 해명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 상영을 이틀 만에 중단해 논란을 빚었던 메가박스가 상영중단과 관련한 공식입장을 밝혔다.
메가박스 쪽은 12일 언론에 공식 보도자료를 보내 “정치적 판단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저희는 다른 극장 체인처럼 애초 개봉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상영을 중단한 이유는 여러번 밝혔듯 관객의 안전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고 거듭 주장했다. 메가박스는 앞서 <남영동 1995>, <엠비(MB)의 추억> 등 사회적 논란이 일었던 영화를 개봉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그동안 영화의 다양성이라는 가치를 존중하고, 관객의 영화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해명했다.
메가박스 쪽은 이어 “이미 발표한대로 메가박스는 이 영화와 관련해 신분을 밝히지 않은 사람들의 경고와 협박 전화를 받았고, 상영 도중 퇴장하며 거칠게 항의하는 관객도 접했다. 관객의 안전을 최우선시 해야 하는 극장으로서는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극장 역시 공공기관이기에, 공항 등에 협박전화가 올 때 안전조치부터 취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경우라는 것이다.
메가박스는 압력을 가한 ‘외부세력’이나 ‘단체’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메가박스는 “전화로 자신의 신분을 밝힌 사람은 없었다. 전화 중에는 ‘우리가’, ‘우리 조직이’라는 표현을 쓴 경우도 있었고, 관객의 안전을 책임질 수 없다는 내용도 있었다”며 “전화는 9월6일에도 이어졌는데, 다음날은 사람이 많이 몰리는 주말이었다”고 전했다.
항의의 주체로 보수단체 등이 언급되는 것에 대해 메가박스 쪽은 “공식적인 상영중단을 발표한 공지사항에는 ‘보수단체’라는 말을 사용한 적이 없다”며 “공지가 된 비슷한 시각에 <천안함 프로젝트> 공식 트위터에서 처음 ‘보수단체’라는 말이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배급사와의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일부 언론 보도와 달리 메가박스는 제작·배급사인 아우라픽처스와 어떤 계약도, 만남도 없었다”며 “메가박스는 이 영화의 개봉과 관해 엣나인과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엣나인과 상영 중단 전에 상의했고, 엣나인 역시 관객 안전 이슈이므로 중단에 동의했다”고 강조했다.
<천안함 프로젝트>는 지난 2010년 발생한 해군 초계함 ‘피피시(PPC)-772 천안’이 백령도 해상에서 침몰한 사건과 관련해, ‘북한 어뢰 공격에 의한 폭침’이라는 국방부의 발표보고서에 의문을 담아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다. 이 영화는 해군 유가족이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지난 5일 개봉하기 전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다 가까스로 개봉했지만 이틀만에 상영이 중단돼 정치적 이유 때문이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영화계는 12개 단체가 모여 영화인대책위를 구성했으며 지난 11일에는 메가박스와 문화체육관광부에 상영중단과 관련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면담을 신청하는 공문을 발송하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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