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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본 시리즈’ 보란듯…숨 막히는 극한의 액션

등록 2013-12-12 19:48수정 2013-12-12 20:12

망명 북한 요원의 복수극 ‘용의자’
격투, 도주에 자동차 추격전까지
15대 카메라로 빠른 속도감 구현
첫 액션연기 공유, 3개월간 몸 단련
북한 정예 특수요원 이야기를 그린 <용의자>는 빠른 속도감과 극단의 자동차 추격 신으로 한국형 액션영화의 진화를 이뤄냈다.  퍼스트룩 제공
북한 정예 특수요원 이야기를 그린 <용의자>는 빠른 속도감과 극단의 자동차 추격 신으로 한국형 액션영화의 진화를 이뤄냈다. 퍼스트룩 제공

한국형 액션 영화의 진화는 어디까지일까?

‘초스피드+익스트림+액션영화’라는 복잡한 수식어를 내세운 <용의자>는 이 질문에 대한 ‘현재 진행형 모범답안’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화끈하고 화려한 액션으로 무장한 영화다. “맨몸 타격 액션과 자동차 추격 신의 대명사로 불리는 할리우드 <본> 시리즈(맷 데이먼 주연)의 제작진이 봐도 ‘잘 빠진 액션영화’라는 칭찬을 할 만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는 원신연 감독의 말이 과한 포부는 아니었다.

<용의자>는 조국인 북한으로부터 버림받고 가족까지 잃은 채 남한으로 망명한 최정예 특수요원 지동철(공유)의 이야기다. 아내와 딸을 죽인 범인이 서울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를 쫓던 동철은 평소 자신과 가깝게 지냈던 북한 출신 대기업 오너 박 회장의 살인사건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죽기 전 박 회장으로부터 ‘중요한 물건’을 넘겨받은 지동철은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돼 국가정보원 김석호 실장(조성하)과 과거 은원관계가 얽혀 있는 군 기무부대 출신 민 대령(박희순)의 추격을 받게 된다.

올해에만 <베를린>, <은밀하게 위대하게>, <동창생> 등 북한 특수요원을 소재로 한 영화가 줄줄이 개봉한 탓에 <용의자>의 소재와 줄거리 자체는 아주 새롭게 다가오진 않는다. 엄청난 격투 실력의 북한 요원과 이를 뒤쫓는 국정원이라는 대결 구도에 가족과 관련된 개인사라는 신파적인 요소라는 점에서 어딘가 익숙한 설정이다. 그럼에도 <용의자>는 ‘숨 쉴 틈 없이 전개되는 고강도 액션’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용의자> 액션의 강점은 무엇보다 빠른 속도감이다. 원신연 감독이 “관객들이 (액션의) 흐름을 놓칠까봐 걱정이 된다”고 말할 만큼 영화는 긴박하게 진행된다. 원 감독은 카메라 15대로 위아래, 좌우까지 빈틈없는 앵글로 액션 장면을 찍어 다시 초단위를 다투는 빠른 편집으로 엮었다.

북한 출신 특수요원 간의 맨몸 격투, 지붕을 타고 넘는 도주와 총격 신은 이런 속도감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영화의 백미는 전반부와 후반부를 합쳐 약 12분이나 계속되는 자동차 액션 장면. 기존 한국 영화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원격조종차(RDV) 장비를 도입해 120㎞로 달리는 차량의 정면 충돌 장면이나 후진하는 자동차 추격 장면 등을 보여준다.

<도가니> 이후 2년 만에 영화에 복귀한 공유는 첫 액션영화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탄탄한 연기를 선보인다. “작품 속 몸은 공유의 몸이 아닌 지동철의 몸”이라는 각오로 석달 동안 탄수화물을 끊고 몸을 만들었고, 어깨를 탈골해 밧줄을 푸는 장면 등 고난도의 액션 신을 소화해냈다.

독기로 똘똘 뭉친 민 대령을 연기한 박희순의 몰입 연기, 장면 장면마다 폭소를 자아내는 조재윤(조 대위 역)의 감초 연기도 극의 긴장과 이완을 적절히 조절해주는 요소다. 인기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삼천포 역을 맡아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김성균(리광조 역)의 진지한 연기도 놓칠 수 없는 매력이다.

한편으로는 감독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작품 속 국정원의 망가진 모습은 현실의 반영인 듯싶어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이데올로기도 권력도 아닌 자기 이익을 위해 살인을 저지르고 조국을 배신하는 국정원 실장의 모습은 추락하고 있는 요즘 국정원의 위상을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24일 개봉.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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