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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제거해야 내가 산다? 냉혹한 생존게임 ‘다이버전트’

등록 2014-04-10 20:09수정 2014-04-13 15:21

다이버전트인 트리스(셰일린 우들리)가 훈련교관 포(시오 제임스)와 사격 훈련을 하고 있다. 트리스와 포는 정치권력을 장악하려는 에러다이트 분파의 리더인 제닌 박사에게 함께 맞선다. 영화인 제공
다이버전트인 트리스(셰일린 우들리)가 훈련교관 포(시오 제임스)와 사격 훈련을 하고 있다. 트리스와 포는 정치권력을 장악하려는 에러다이트 분파의 리더인 제닌 박사에게 함께 맞선다. 영화인 제공
액션판타지 ‘다이버전트’ 17일 개봉
10대 주연의 판타지 소설의 영화화
자신의 운명 바꿔가는 ‘자유의지’ 그려
영화 <다이버전트>(17일 개봉)는 베로니카 로스의 소설을 스크린에 옮긴 액션 판타지물이다. <트와일라잇> <헝거게임>처럼 서점가에 돌풍을 일으킨 10대 주연 판타지 소설의 영화화는 요즘 할리우드에서 익숙한 공식이 됐다.

150년 뒤, 인류가 환경재해와 전쟁의 참화를 겪고 난 황량한 시카고를 배경으로 한 <다이버전트>는 뇌 기능을 통제하는 시스템, 가상의 공간과 현실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다양한 액션 등 볼거리를 제공한다. 그러면서도 영화는 고착된 자신의 운명을 바꿔가는 ‘인간의 자유의지’라는 좀 묵직한 주제에 시종일관 천착한다.

영화 속 인류의 생존자들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 시카고 주변에 거대한 장벽을 쌓아 스스로를 격리한다. 그리고 내부 분쟁을 피하기 위해 각자의 성향에 따라 다섯개의 분파로 나뉜 이 사회를 가장 안전한 곳으로 여긴다. 이곳에선 ‘핏줄보다 분파’가 중시된다. 모든 구성원은 16살이 되면 적성검사를 통해 평생 속할 분파를 결정한다. 선택은 번복될 수 없다.

적성검사 결과 어느 분파에도 속하지 않는 자유의지를 가진 존재가 ‘다이버전트’다. 다섯개 분파가 개인의 직업, 생활방식, 성격, 인생의 목표, 옷차림까지도 집단적으로 결정하는 절대적 기준인 이 사회에서 다이버전트는 질서를 위협하는 존재로 색출, 제거되어야 할 대상이다. 영화는 다이버전트로 판정받은 소녀 트리스(셰일린 우들리)가 자유의지에 따라 분파를 선택하고, 분파 중심의 사회 이면에 숨겨진 거대한 음모에 대항하며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다.

트리스는 “가족을 생각해 (분파를) 선택하라”는 권유를 뿌리치고, 정치를 책임진 아버지가 속한 분파인 애브니게이션이 아닌 군·경찰을 떠맡는 돈트리스 분파를 택한다. 새 분파의 일원으로 온전히 인정받기 위해 그는 동료는 물론 때론 가족도 제거해야 하는 냉혹한 생존게임을 넘어서야 한다. 이 사회에서 분파가 없다는 것은 곧 정치적·사회적 죽음을 의미한다. 마치 또래 집단, 직장에서 온전히 편입되기 위해 서로 편가르는 현실에 대한 우울한 풍자처럼 읽힌다.

또다른 다이버전트 포(시오 제임스)의 도움으로 생존게임의 모든 관문을 통과한 트리스가 다섯 분파 가운데 지식을 책임진 에러다이트 분파의 거대한 음모를 알아채면서 영화는 정치적 메시지를 강하게 던진다. 뛰어난 두뇌를 바탕으로 사회를 지배하려는 에러다이트 분파의 리더인 제닌 박사(케이트 윈즐릿)는 정치를 책임진 애브니게이션 분파의 “무능, 아동학대” 등 추문을 빌미로 쿠데타를 도모한다. 제닌 박사는 자유의지로 끊임없이 저항하는 트리스에게 말한다. “다이버전트는 사고방식이 자유로워 위험하다.” “(연민, 애정, 배려 등) 인간의 본성은 약점이다. 본성을 없애는 것, 그게 사회의 안정과 평화를 유지하는 길이다.” 끊임없이 체제에 순응하고 편승할 것을 요구한다.

하지만 메시지의 과잉, 신파의 흔적들은 영화에 대한 집중도를 떨어뜨린다. 자신과는 다른 분파를 택한 딸 트리스를 지키기 위해 제닌 박사와의 대결에서 목숨을 잃는 부모의 모습은 ‘분파보다 핏줄’이라는 메시지를 던져주는 장치지만, 신파조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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