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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실화영화 흥행, 서사의 힘과 놀라운 싱크로율

등록 2014-04-10 20:11수정 2014-04-10 20:32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화 영화 돌풍이 거세다. 실화 영화들이 봇물처럼 쏟아지면서 각 영화는 배우와 실제인물 사이의 완벽한 싱크로율, 사건에 대한 새로운 해석 등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홍보를 한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실화 영화의 가장 큰 강점은 훌륭한 원작이 가진 서사의 진정성이다. 사진은 <또 하나의 약속>. 각 회사 제공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화 영화 돌풍이 거세다. 실화 영화들이 봇물처럼 쏟아지면서 각 영화는 배우와 실제인물 사이의 완벽한 싱크로율, 사건에 대한 새로운 해석 등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홍보를 한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실화 영화의 가장 큰 강점은 훌륭한 원작이 가진 서사의 진정성이다. 사진은 <또 하나의 약속>. 각 회사 제공
[문화‘랑’] 영화
‘노예 12년’ ‘론 서바이버’
진실한 이야기 생생하게 재현
‘다이애나’ ‘더 파크랜드’
새로운 시각이나 뒷얘기 흥미
‘세이빙 MR. 뱅크스’
실제 인물 걸음걸이까지 복제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어느 정도 실화임.’

요즘 개봉 영화의 흔한 시작 문구다. 지난해 한국 영화에서 시작된 실화 영화 돌풍이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000만 관객을 동원한 <7번방의 선물>과 <변호인>을 비롯해 <소원>, <집으로 가는 길>까지 실화 영화는 수많은 관객을 울리고 웃기며 흥행 전선의 맨 앞줄을 차지했다.

올해에도 <또 하나의 약속>, <탐욕의 제국> 등 한국 영화와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아메리칸 허슬>, <노예 12년>, <론 서바이버>, <필로미나의 기적>, <세이빙 미스터(MR.) 뱅크스>, <신의 전사> 등 헤아릴 수 없는 외화들이 ‘실화 영화’를 내걸고 개봉하거나 개봉 예정이다.

실화는 이야기로서의 힘이 강력하다. 또 이미 대중들의 관심을 받은 이야기가 영화화될 경우, 일정 관객층을 확보하기도 수월하다. 흥행에 대한 위험부담을 줄이면서 사실성, 진실성을 바탕으로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다. 그렇다면 봇물처럼 쏟아지는 실화 영화들은 각각 어떤 차별성 있는 흥행전략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을까?

영화 <세이빙 미스터 뱅크스>. 각 회사 제공
영화 <세이빙 미스터 뱅크스>. 각 회사 제공

주인공의 외모, 싱크로율 100%

최근 개봉한 <세이빙 미스터 뱅크스>는 주인공 역을 맡은 배우들이 실제 인물들과 놀라운 싱크로율을 자랑한다는 점을 내세운다. 홍보사 관계자는 “명배우 톰 행크스(월트 디즈니)와 에마 톰슨(트래버스 부인)은 외모는 물론 목소리, 걸음걸이까지 실제 인물들을 똑같이 복제해 해외 평단에서도 극찬을 받았다”며 “더불어 1960년대의 할리우드, 트래버스가 유년 시절을 지낸 오스트레일리아 등 배경과 촬영 소품까지 완벽하게 재현해냈다”고 말했다. <브리튼스 갓 탤런트> 우승을 차지한 폴 포츠를 모델로 한 <원챈스>의 주인공을 맡은 뮤지컬 배우 출신 제임스 코든 역시 그의 어리숙한 말투, 웨일스식 사투리를 연구한 것은 물론 고르지 못한 치아를 표현하기 위해 특별 제작한 치아 교정기까지 끼고 연기를 펼쳤다. 또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의 매슈 매코너헤이 역시 에이즈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사는 론 우드루프를 연기하기 위해 20㎏ 가까운 체중을 감량해 화제가 됐다.

새로운 시각을 바탕으로 한 통찰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알려지지 않은 뒷얘기나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는 방식으로 관객들의 호기심을 돋우는 전략도 있다. <다이애나>는 세기의 왕세자비로 꼽히는 다이애나가 사망하기 2년 전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던 진실한 사랑 등 사생활과 마음속의 갈등·상처를 집중적으로 다룬다고 홍보했다. 케네디 대통령 암살 사건을 재구성한 <더 파크랜드>도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목격자들의 시선으로 그려낸 영화라는 점을 강조했다. 홍보사 진진 관계자는 “이 영화는 케네디 대통령을 누가, 왜 암살했는가에 대한 지금까지의 음모론에서 벗어나 대통령과 암살범이 함께 실려간 병원 파크랜드 사람들의 시각에서 사건을 바라봤다”며 “일반인 각자가 경험한 드라마틱한 상황이라는 설정이 관객의 공감을 끌어낼 수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영화 <론 서바이버>.  각 회사 제공
영화 <론 서바이버>. 각 회사 제공

실화가 가진 진실의 힘으로 정면승부

반면 실화가 가진 진실성에만 기대 실제 이야기를 정확하게 재현하는 데 초점을 맞춘 영화들도 있다. 올해 아카데미영화상 작품상을 수상한 <노예 12년>이 대표적이다. 이 영화는 특별한 기교나 드라마틱한 연출 없이 실존 인물인 솔로몬 노섭의 삶을 그대로 펼쳐놓았다. 배급사인 프레인글로벌 관계자는 “어떠한 해설이 없이 ‘그냥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공감을 끌어낼 만큼 이야기 자체가 가진 진정성의 힘이 크다”고 말했다. 2005년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했던 미국 네이비실의 작전을 다룬 <론 서바이버> 역시 기존 전쟁영화들이 보여줬던 블록버스터급 화려함을 버렸다. 대신 잔인하고 비참한 전쟁 광경들을 생생한 사운드와 함께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총탄이 몸을 스치고 가파른 비탈길을 굴러떨어지며 나무와 바위에 잇따라 부딪히는 장면 등은 관객들이 전장의 한복판에 있는 것처럼 느끼기에 충분하다.

허지웅 평론가는 “실화는 그 서사가 가진 진정성 때문에 동서양을 막론하고 영화의 주요 소재가 된 것이 사실”이라며 “‘훌륭한 원작’을 골라내는 혜안과 그것을 잘 표현해낼 수 있는 창작자들을 발굴하는 것이 큰 과제”라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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