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룡 주연 영화 <표적>은 한눈팔지 않고 결승점을 향해 질주하는 경주마 같은 액션물이다. 1시간40분 상영시간이 1시간도 채 안 되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군더더기 없이 숨가쁘게 몰아친다. 영화인 제공
리뷰 l 영화 ‘표적’
영화는 시작하자마자 총상을 입은 채 쫓기는 여훈(류승룡)을 비춘다. 카메라의 움직임이 긴박하고 팽팽하다. 가까스로 추격을 따돌리는가 싶더니 달리는 차에 치이고 만다. 응급실로 실려온 여훈은 어느새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돼있다. 그를 살피는 의사 태준(이진욱)은 만삭의 아내를 납치당한 뒤 “여훈을 병원 밖으로 빼내라”는 요구를 받는다. 경찰의 감시망을 피해 여훈 빼내기에 성공하지만, 정신을 차린 여훈은 사라져버린다. 아내를 살리려는 태준, 음모를 직감한 중부경찰서 형사 영주(김성령), 사건을 넘겨받은 광역수사대 송 반장(유준상)이 각기 다른 목적으로 여훈을 쫓으면서 얽히고설키는 36시간의 추격전이 펼쳐진다.
30일 개봉하는 영화 <표적>은 한눈팔지 않고 결승점을 향해 질주하는 경주마 같은 액션물이다. 1시간40분 상영시간이 1시간도 채 안되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군더더기 없이 숨가쁘게 몰아친다. <표적>은 프랑스 영화 <포인트 블랭크>(2010)를 리메이크한 것이다. 아내를 납치당한 태준의 시점으로 그린 원작과 달리 표적이 된 여훈의 시점에 포커스를 맞췄다.
가장 돋보이는 건 본격 액션 연기에 처음 도전한 류승룡이다. 용병 출신의 ‘인간병기’를 연기한 그는 날렵하고 화려하기보다는 묵직하고 원초적인 중년의 액션을 선보인다. 총으로 무장한 이들을 수시로 맞닥뜨리면서도 칼 한 자루 없이 맨손으로 대적한다. 납치된 딸을 구하려고 홀로 고군분투하는 아버지를 그린 영화 <테이큰>의 리엄 니슨을 연상시킨다. 특히 건물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며 19명을 상대하는 대목을 끊김 없이 ‘원 신 원 테이크’로 촬영한 장면이 압권이다. 그는 이 영화를 위해 넉 달간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몸을 만들고 훈련을 받았다고 한다.
프 영화 ‘포인트 블랭크’ 리메이크
인간병기 ‘여훈’의 눈으로 각색해 첫 액션연기에 도전하는 류승룡
눈빛·근육 연기에 원작 감독 ‘극찬’ 숨가쁘게 몰아치는 촘촘한 영상
주·조연 배우들 강력한 연기 ‘압권’
칸영화제 비경쟁부문에도 초청 대사가 많지 않은 류승룡은 찌푸린 미간과 눈빛, 거칠게 난 수염, 생채기 파인 다부진 등근육으로도 연기를 하는 것 같다. <최종병기 활>의 만주족 장수, <내 아내의 모든 것>의 전설의 카사노바,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충신, <7번방의 선물>의 6살 지능의 ‘딸바보’를 연기하며 충무로 대세 배우로 떠오른 그는 <표적>으로 연기 지평을 또 한 차례 넓혔다. 원작 <포인트 블랭크>를 연출한 프레드 카바예 감독은 <표적>을 보고 “류승룡의 연기는 카리스마 넘치고 육체적이다. 또한 강렬하면서도 감성적인 면이 있다”며 “그는 한국의 로버트 드니로와 같다. 앞으로 같이 작업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극찬했다. 유준상의 호연도 빼놓을 수 없다. 처음엔 다소 어리숙한 모습을 보이다가 중반 이후 본색을 드러내면서 강렬한 연기 변신을 한다. 그의 이전 배역들에선 보지 못한 새로운 면모다. 강단 있는 여형사를 연기한 김성령도 만만찮은 존재감을 드러낸다. 연약하면서도 때론 강해지는 섬세한 액션을 연기한 이진욱, 김성령과 ‘여성 버디’를 이루는 여형사 조은지, 틱장애를 가진 청년을 연기한 진구, 의사의 아내 조여정 등 거의 모든 배우들이 제구실을 해내며 영화를 촘촘하게 만든다. 영화를 연출한 ‘창감독’은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이름을 알렸다. 지오디, 보아, 넬, 성시경, 휘성, 거미 등 유명 가수들과 작업했다. 2008년 공포영화 <고사: 피의 중간고사>로 영화계에 입문했고, <표적>이 두번째 영화 연출작이다. 뮤직비디오 연출을 통해 익혀온 리듬감에다 속도감을 더해 이번 영화 <표적>의 특장을 뽑아냈다. <표적>은 다음달 14일(현지시각) 개막하는 프랑스 칸 영화제의 비경쟁 부문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받았다. 액션, 스릴러, 공포, 에스에프(SF) 등 장르 영화 가운데 독특한 작품성과 흡인력을 가진 영화를 선정해 초청하는 부문이다. 흥행성과 작품성을 겸비한 영화라는 나름의 인증과도 같다. 한국 영화로는 2005년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과 2008년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가 초청받은 바 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인간병기 ‘여훈’의 눈으로 각색해 첫 액션연기에 도전하는 류승룡
눈빛·근육 연기에 원작 감독 ‘극찬’ 숨가쁘게 몰아치는 촘촘한 영상
주·조연 배우들 강력한 연기 ‘압권’
칸영화제 비경쟁부문에도 초청 대사가 많지 않은 류승룡은 찌푸린 미간과 눈빛, 거칠게 난 수염, 생채기 파인 다부진 등근육으로도 연기를 하는 것 같다. <최종병기 활>의 만주족 장수, <내 아내의 모든 것>의 전설의 카사노바,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충신, <7번방의 선물>의 6살 지능의 ‘딸바보’를 연기하며 충무로 대세 배우로 떠오른 그는 <표적>으로 연기 지평을 또 한 차례 넓혔다. 원작 <포인트 블랭크>를 연출한 프레드 카바예 감독은 <표적>을 보고 “류승룡의 연기는 카리스마 넘치고 육체적이다. 또한 강렬하면서도 감성적인 면이 있다”며 “그는 한국의 로버트 드니로와 같다. 앞으로 같이 작업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극찬했다. 유준상의 호연도 빼놓을 수 없다. 처음엔 다소 어리숙한 모습을 보이다가 중반 이후 본색을 드러내면서 강렬한 연기 변신을 한다. 그의 이전 배역들에선 보지 못한 새로운 면모다. 강단 있는 여형사를 연기한 김성령도 만만찮은 존재감을 드러낸다. 연약하면서도 때론 강해지는 섬세한 액션을 연기한 이진욱, 김성령과 ‘여성 버디’를 이루는 여형사 조은지, 틱장애를 가진 청년을 연기한 진구, 의사의 아내 조여정 등 거의 모든 배우들이 제구실을 해내며 영화를 촘촘하게 만든다. 영화를 연출한 ‘창감독’은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이름을 알렸다. 지오디, 보아, 넬, 성시경, 휘성, 거미 등 유명 가수들과 작업했다. 2008년 공포영화 <고사: 피의 중간고사>로 영화계에 입문했고, <표적>이 두번째 영화 연출작이다. 뮤직비디오 연출을 통해 익혀온 리듬감에다 속도감을 더해 이번 영화 <표적>의 특장을 뽑아냈다. <표적>은 다음달 14일(현지시각) 개막하는 프랑스 칸 영화제의 비경쟁 부문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받았다. 액션, 스릴러, 공포, 에스에프(SF) 등 장르 영화 가운데 독특한 작품성과 흡인력을 가진 영화를 선정해 초청하는 부문이다. 흥행성과 작품성을 겸비한 영화라는 나름의 인증과도 같다. 한국 영화로는 2005년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과 2008년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가 초청받은 바 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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