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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비슷한 시기, 비슷한 소재 영화 왜?

등록 2014-05-22 19:07

<스톤>과 <신의 한 수>는 일반인에게 다소 생소한 ‘바둑’을 소재로 한 영화다. 사진은 영화 <스톤>. 비슷한 시기에 개봉하는 같은 소재의 영화들은 흥행을 놓고 경쟁하기도 하지만 관객들의 관심을 높여 서로 시너지를 내기도 한다. 각 회사 제공
<스톤>과 <신의 한 수>는 일반인에게 다소 생소한 ‘바둑’을 소재로 한 영화다. 사진은 영화 <스톤>. 비슷한 시기에 개봉하는 같은 소재의 영화들은 흥행을 놓고 경쟁하기도 하지만 관객들의 관심을 높여 서로 시너지를 내기도 한다. 각 회사 제공
[문화‘랑’] 영화
<스톤>과 <신의 한 수>는 일반인에게 다소 생소한 ‘바둑’을 소재로 한 영화다. 사진은 영화 <신의 한 수>. 비슷한 시기에 개봉하는 같은 소재의 영화들은 흥행을 놓고 경쟁하기도 하지만 관객들의 관심을 높여 서로 시너지를 내기도 한다. 각 회사 제공
<스톤>과 <신의 한 수>는 일반인에게 다소 생소한 ‘바둑’을 소재로 한 영화다. 사진은 영화 <신의 한 수>. 비슷한 시기에 개봉하는 같은 소재의 영화들은 흥행을 놓고 경쟁하기도 하지만 관객들의 관심을 높여 서로 시너지를 내기도 한다. 각 회사 제공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하고 전문적인 분야로 인식돼 온 ‘바둑’을 소재로 한 영화 <스톤>(6월12일 개봉)과 <신의 한 수>(7월 개봉)가 잇따라 개봉한다. 흔치 않은 소재를 다룬 영화가, 그것도 비슷한 시기에 스크린에 걸리게 되며 화제가 되고 있다.

<스톤>과 <신의 한 수> 제작사 모두 소재가 겹치는 데 대해 “단순한 우연의 일치”라고 밝혔다. 소재가 같지만 장르는 물론 영화를 풀어가는 방식 자체는 전혀 다르다는 것. <스톤>은 천재 아마추어 바둑기사와 폭력조직 보스가 만나면서 펼쳐지는 인생 아마추어들의 이야기를 세상에서 가장 공정한 승부라 불리는 바둑을 통해 다소 철학적으로 그려낸다. 반면 <신의 한 수>는 사기 바둑꾼들에게 모든 것을 잃은 한 프로기사의 철저한 복수극을 그린 누아르 액션영화다.

바둑 소재 ‘스톤’ ‘신의 한수’
6~7월 잇따라 개봉 예정
‘광해…’ ‘나는 왕이로소이다’ 등
과거에도 유사한 사례 많아
사회 분위기나 유행 타지만
결국엔 완성도 따라 흥행 갈려

<스톤> 제작사 쪽은 “감독인 고 조세래씨는 영화판에서 가장 바둑을 잘 두는 사람이었고, 이미 90년대에 바둑을 소재로 한 <명인>이라는 작품을 준비했었다”며 “<스톤>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이기 때문에 제작 시기도 (<신의 한 수>보다) 앞선다.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고 말했다. <신의 한 수> 쪽도 비슷한 입장이다. 제작·배급사인 쇼박스 쪽은 “2008년에 이미 기획된 작품으로 개봉 시기가 겹친 것은 우연”이라며 “굳이 이유를 찾자면 바둑 웹툰인 <미생> 등이 인기를 끌면서 생소했던 바둑이라는 소재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도 커진 것이 이유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두 영화 관계자들은 한편으론 관객들의 관심이 커진 것이 흥행에 ‘호재’로 작용하길 기대하고 있다. 특히 소규모 영화인 <스톤> 쪽은 마케팅에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신의 한 수> 덕분에 언론 노출이 많아진 것을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홍보사 프레인 쪽은 “수십억원의 비용과 정우성·이범수·안성기 등 멀티캐스팅을 내세운 <신의 한 수>와 상승작용을 일으켜 바둑 영화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은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

사실 <스톤>과 <신의 한 수> 외에도 비슷한 시기, 비슷한 소재의 영화가 만들어진 경우는 꽤 많다. 2012년 1000만 관객을 동원했던 화제의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와 비슷한 시기 개봉한 <나는 왕이로소이다>는 왕과 얼굴이 똑같은 천민이 어쩌다 왕과 역할을 바꿔 왕 노릇을 대신한다는 동일 설정에서 출발한다. 주연배우가 1인2역을 하는 점도 같다. 웃음을 자아내는 소소한 에피소드도 겹친다. 그러다 보니 두 영화는 개봉 전부터 신경전을 벌일 수밖에 없었다. 후발주자였던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원래 <나는 조선의 왕이다>에서 제목까지 바꿨고, 개봉 시기를 1주일 앞당기기도 했다.

이 밖에 놓쳤던 밴드(음악)의 꿈을 뒤늦게 찾아가는 중년의 이야기를 다룬 <즐거운 인생>과 <브라보 마이 라이프>(2007), 소방관들이 화마와 벌이는 사투를 그린 <리베라 메>와 <싸이렌>(2000), 자장면을 소재로 한 <신장개업>과 <북경반점>(1999), 상가 이야기를 다룬 <축제>와 <학생부군신위>(1996)도 같은 해에 만들어진 같은 소재의 영화들이다. 심지어 1961년에도 <춘향전>과 <성춘향>이 열흘 차이로 개봉해 흥행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충무로 한 제작사 관계자는 “시나리오가 매우 유사해 ‘표절혐의’가 인정되지 않는 한 비슷한 소재의 영화라도 서로 창작자의 권리를 인정하기 때문에 잡음이 나오는 일은 거의 없다”며 “소재의 유행성이나 사회 분위기에 따라 비슷한 영화가 나오는 경우는 해외 사례도 많다”고 설명했다. 밀레니엄을 앞두고 종말론이 퍼지던 시기에 나온 <딥 임팩트>와 <아마겟돈>, 9·11 테러 이후 제작된 <플라이트93>이나 <월드트레이트센터>가 대표적이다.

영화 관계자들은 소재도 중요하지만 결국 관객들의 선택 기준은 ‘만듦새’일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광해…>가 1000만 관객을 돌파한 것에 견줘 <나는 왕이로소이다>는 100만명에도 못 미쳤던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는 것. 쇼박스 관계자는 “좋은 소재를 찾아내는 것이 1차적인 능력이라면 배우나 감독이 영화적 완성도를 갖춰 잘 만들어 내는 것이 그보다 중요한 2차적 능력 아니겠느냐. 결국 관건은 완성도”라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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