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 빌게 제일란(55) 감독
‘윈터 슬립’으로 최고상 받아
심사위원대상·감독상 받기도
심사위원대상·감독상 받기도
지난 10여년간 칸의 각별한 사랑을 받아온 터키의 누리 빌게 제일란(55·사진) 감독이 <윈터 슬립>으로 24일(현지시각) ‘제67회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마침내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차지했다. 제일란 감독은 <욜>(1982)의 이을마즈 귀네이 감독에 이어 두번째로 이 상을 수상한 터키 감독이 됐다.
<윈터 슬립>은 터키 아나톨리아 지방에서 작은 호텔을 운영하는 중년 남성과 주변 사람들을 내세워 삶과 죽음, 선과 악에 대해 “철학적인 토론”(<뉴욕 타임스>)을 펼쳐놓은 듯한 3시간16분짜리 작품이다. 사진작가 출신으로 느린 카메라의 움직임 속에 개인의 깊은 내면세계를 그려내는 데 탁월한 제일란은 2003년 <우자크>(우작)가 처음 칸에 초청된 이래 심사위원대상(그랑프리) 2번, 감독상 1번을 탔다. 장뤼크 고다르, 다르덴 형제, 켄 로치 등 올해 경쟁부문의 쟁쟁한 감독들의 작품을 제치고 황금종려상을 탄 뒤 그는 “이 상을 (터키 반정부 시위 때) 목숨을 잃은 이들을 포함해 모든 터키 젊은이들에게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2위인 심사위원대상은 이탈리아의 여성 감독 알리체 로르바케르의 <더 원더스>가, 감독상은 <폭스캐처>의 베넷 밀러 감독이, 심사위원상은 25살의 천재 감독 그자비에 돌란의 <마미>와 84살의 거장 장뤼크 고다르의 <아듀 오 랑가주>가 공동으로 탔다. 남녀 주연상은 마이크 리 감독의 <미스터 터너>의 티머시 스폴과 데이비드 크로넌버그 감독의 <맵스 투 더 스타스>의 줄리앤 무어가 각각 수상했다.
한국 배우로는 처음 경쟁부문 심사위원을 맡은 전도연씨는 시상식 뒤 기자회견에서 “다른 심사위원과 함께 영화를 본 것은 즐거운 경험이고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 영화는 주목할 만한 시선에 <도희야> 등이 초청됐지만 수상작을 내지 못했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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