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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조제’서 ‘한공주’까지…무비꼴라쥬, 100만 관객 시대로

등록 2014-07-31 19:09수정 2014-08-01 13:11

다양성 영화를 전국 40여개관에서 동시 상영하는 ‘무비꼴라쥬 데이’ 등 무비꼴라쥬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의 포스터. 10년 전 인디영화관이란 이름으로 시작한 무비꼴라쥬는 지난 10년 동안 다양성 영화 시장 확대에 큰 영향을 미쳤다. 무비꼴라쥬 제공
다양성 영화를 전국 40여개관에서 동시 상영하는 ‘무비꼴라쥬 데이’ 등 무비꼴라쥬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의 포스터. 10년 전 인디영화관이란 이름으로 시작한 무비꼴라쥬는 지난 10년 동안 다양성 영화 시장 확대에 큰 영향을 미쳤다. 무비꼴라쥬 제공
[문화‘랑’] CGV의 독립·예술영화관 운영 10년
씨지브이의 ‘무비꼴라쥬’는 몇몇 전용극장에 한정됐던 예술영화와 독립영화를 좀더 다양한 관객들 앞으로 데려왔다. 반면 독과점 논란도 다시 커지고 있다. 인디영화관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올해 개관 10년을 맞은 무비꼴라쥬의 빛과 그림자.
자칭 ‘영화광’인 김주강(35)씨는 10년 전 씨지브이(CGV) 강변점에 ‘인디영화관’이 문을 연 첫날, 개관작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라는 일본 영화를 본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고 했다. 김씨는 “임필성 감독의 <소년기>, 류승완 감독의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등을 보려고 벼르고 별러 독립영화 전용관인 시네마테크나 시네코아를 찾곤 했는데, 집 근처 10분 거리 멀티플렉스에서 이런 영화를 만날 수 있다니 신기하고 기뻤다”고 회상했다.

“다양성 영화 선보이겠다” 시작
상영관 10년새 3곳서 19곳으로
관객, 개봉 작품 수도 크게 늘어

올들어 투자·배급사업에도 진출
“독과점 심화 부를 것” 논란 속
“선순환 시장구조 만들 것” 기대도
시민프로그래머 등 새 변화 준비

무비꼴라쥬, 10년의 발자취

‘국내외 다양성 영화를 골고루 선보이겠다’는 목표로 2004년 10월29일 탄생한 무비꼴라쥬는 김씨 같은 영화팬들을 설레게 했다. 처음에는 무비꼴라쥬가 아닌 ‘인디영화관’이라는 이름으로 불렸고, 전용관도 서울 강변, 상암, 부산 서면 등 3개에 불과했지만 말이다. 이원재 무비꼴라쥬 프로그래머는 “1998년 멀티플렉스가 생겨나며 <접속>, <편지>, <쉬리> 등 상업영화가 크게 흥행을 했지만, 독립영화들은 해외 유수 영화제에 초청되면서도 국내에선 개봉 기회조차 잡기 어려웠다”며 “영화 체인 1위 기업인 씨지브이가 독립영화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로 무비꼴라쥬를 만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박찬욱, 김지운, 이명세 등 스타 감독들이 씨지브이 경영진에게 여러차례 인디영화 전용관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도 무비꼴라쥬 탄생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영화라는 뜻의 ‘무비’와 각양각색의 것을 이어 붙이는 미술 기법을 뜻하는 ‘꼴라쥬’가 합쳐진 ‘무비꼴라쥬’는 이름 공모에 응모했던 한 중학생이 낸 아이디어였다고 한다.

소규모로 시작한 무비꼴라쥬가 크게 성장한 것은 2008~2009년이다. 2008년 인디영화관을 ‘무비꼴라쥬’라는 이름으로 바꾸고 독립·저예산·예술영화만을 365일 내내 상영하게 된 것이다. 이어 2009년 <워낭소리>(292만명), <똥파리>(12만2000여명)등 한국 독립영화에 한 획을 긋는 화제작들이 탄생하고, 독립영화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커지면서 무비꼴라쥬는 그 브랜드를 각인시켰다. 처음 3개관, 269석에 불과했던 상영관은 10년 만에 19개관 2019석으로 크게 확대됐다.

무비꼴라쥬 10년간 관객수 추이
무비꼴라쥬 10년간 관객수 추이
독립영화 시장을 키운 무비꼴라쥬

무비꼴라쥬가 만들어지면서 다양성 영화를 접한 관객이 크게 늘었다. 개관 당시 5만9000여명에 불과했던 무비꼴라쥬 연간 관객수는 2008년 29만여명, 2012년에는 42만여명, 2013년에는 80만명으로 증가했다. 올해엔 6월까지 57만명 이상의 관객이 들어 처음으로 1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봉 영화 편수도 해마다 늘었다. 정확한 집계를 시작한 2010년 104편이었던 개봉작이 2011년에는 138편으로, 2013년에는 149편으로 증가했다.

한국 독립영화의 양적·질적 성장과 궤를 같이하며 무비꼴라쥬는 ‘다양성 영화 흥행 기준’을 바꾸는 데도 기여했다. 다양성 영화의 흥행 기준인 관객수를 1만명 정도로 보는데 <지슬>(14만4000여명), <우리 선희>(6만8000여명), <한공주>(22만4000여명) 등은 그 기준을 훌쩍 뛰어넘는 큰 성공을 거뒀다. 무비꼴라쥬는 <지슬> 전국 관람객의 25%를, <우리 선희>의 41%를, <한공주>의 40%를 끌어들이며 관객몰이를 도왔다.

또 무비꼴라쥬는 평론가·감독이 관객과 함께하는 ‘시네마톡’, 미술·음악 등 타 예술장르를 통해 영화를 해설하는 ‘아트톡’, 다양성 영화를 전국 40여개관에서 동시 상영하는 ‘무비꼴라쥬 데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다양성 영화가 일반 관객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통로도 마련했다. 영화평론가 김봉석씨는 “무비꼴라쥬가 생기면서 개봉기회조차 없었던 독립영화들이 빛을 볼 수 있었고, 관객들의 독립영화 접근성도 크게 개선됐다. 그 공로는 분명히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독과점 논란 속 새로운 10년 준비

하지만 10주년을 맞은 무비꼴라쥬는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섰다. 독립영화 상영을 넘어 투자와 배급에까지 나서면서 ‘독과점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무비꼴라쥬는 올해 <우아한 거짓말>, <한공주> 등의 투자·배급을 맡았다. 이들 영화는 다른 독립영화에 견줘 많은 스크린을 확보했으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지난 3월 개봉한 <우아한 거짓말>은 무비꼴라쥬 외에도 일반 상영관 등 500개가 넘는 스크린에서 상영해 전국 160만명을 동원했다. 4월 개봉한 <한공주> 역시 200여개 극장에서 22만여명을 모았다.

이런 성공에는 극장 체인을 소유한 씨지브이의 힘이 컸다. 그래서 한편에서는 무비꼴라쥬가 투자·배급에까지 나서는 것은 본연의 취지에서 벗어난 것으로, 대기업의 독과점 심화를 불러올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원승환 민간독립영화관 확대를 위한 시민모임 이사는 “무비꼴라쥬가 돈벌이 수단으로 독립영화라는 틈새시장 공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상업영화 시장과 마찬가지로 독립영화 시장에서도 투자·배급·상영까지 모두 쥐고 흔드는 공룡이 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 문제를 독과점 문제가 아닌 영화산업 활성화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반론도 나온다. 예술영화관 아트나인 정상진 대표는 “무비꼴라쥬가 투자·배급을 해서 <한공주> 같은 영화가 10편, 20편 나온다면 독립영화 시장의 파이가 커지는 것 아니냐”며 “독립영화도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야 다른 투자자들도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분분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무비꼴라쥬는 앞으로 투자·배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올 하반기에도 <마녀>, <애니 데이 나우>(외화), <누구에게나 찬란한>,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등의 투자·배급에 나선다.

개관 10년을 맞아 무비꼴라쥬는 새로운 변화도 준비 중이다. 무비꼴라쥬 사업담당 이상윤 부장은 “365일 한국 독립영화만을 상영하는 전용관, 시민 프로그래머 운영, 무비꼴라쥬관 추가 확대, 다양성 영화 전용극장 마련 등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김영진 명지대 교수는 “최근 한국 다양성 영화 시장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과 같이 아트버스터라 불리는 외국 예술영화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무비꼴라쥬가 이런 영화를 상영해 수지타산을 맞추는 데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결이 다양한 한국 독립영화 발굴에 좀더 힘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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