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시인의 사회’ ‘굿모닝 베트남’ 국내팬에 각인
신들린 코믹 연기에 “세상에서 가장 웃긴 사내” 별칭
신들린 코믹 연기에 “세상에서 가장 웃긴 사내” 별칭
한국팬들에게 로빈 윌리엄스의 자취를 가장 크게 각인시킨 영화는 아마 <죽은 시인의 사회>(1989년 개봉)일 것이다. 1950년대 미국의 명문 사립고 영어 교사가 학생들에게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일깨우는 과정은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줬다. 그는 ‘Seize the day’(라틴어로 Carpe Diem, 오늘을 잡아라)를 외치며 학생들에게 교과서를 찢도록 부추겼다. 틀에 박힌 인생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진정한 삶을 찾아가도록 고무했다. 당시 참교육이라는 용어가 화두였던 한국 사회에도 울림이 컸다.
63살로 삶을 마감한 로빈 윌리엄스.
외신 보도에 따르면, 그는 1952년 미국 시카고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어머니는 모델 출신이었고, 아버지는 자동차 회사 중역이었다. 집에 가사도우미도 있었다고 한다. 그가 어릴 때 코미디 연기 능력을 키운 것은 어머니를 즐겁게 하기 위해서였다고 윌리엄스는 회상한 바 있다.
1973년 줄리어드 스쿨(연기 전공)을 졸업한 윌리엄스는 드라마 연기자의 길을 걷고 싶어했다. 하지만 기회는 바로 오지 않았다. 우회했다. 드라마 연기자 대신 로스앤젤레스의 클럽 등에서 스탠드업 코미디 연기자 생활을 했다. 그러던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당시 큰 인기를 누렸던 <에이비시>(ABC) 시트콤 의 프로듀서의 눈에 띄어 이 프로그램에 합류하게 된 것이다. 그가 맡았던 역은 외계인이었다. 자신의 이름 석자를 미국 전역에 알리게 됐다.
영화 데뷔는 1980년 로버트 앨트만 감독에 의해 이뤄졌다. 그가 할리우드 명배우 반열에 오른 것은 1980년대 후반 이후다. 1960년대 베트남 사이공을 배경으로 한 <굿모닝, 베트남>(1987년)에서 미군 라디오 디제이 역으로 아카데미상에 첫 노미네이트됐다. 수학천재 맷 데이먼의 유머러스한 치료사로 나온 <굿윌 헌팅>(1997)으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그의 코미디 연기가 정점을 찍었던 영화는 <미세스 다웃파이어>일 것이다. 이혼 뒤에도 자신의 아이들과 함께 지내기 위해 여장한 가사도우미로 깜짝 변신했다. 그의 신들린 코믹 연기에 미국의 <위클리 엔터테인먼트>는 윌리엄스를 두고 ‘세계에서 가장 웃긴 사내’라는 별칭을 붙여주었다.
그는 지난해 32년만에 티브이로 돌아와, <시비에스>(CBS) 코미디물 <크레이지 원스>에 한시즌 출연하기도 했다.
<엘에이 타임스>는 윌리엄스가 최근 몇년 동안 자신이 코카인과 알코올 중독으로 문제를 겪고 있다는 사실을 주변에 털어 놓았다고 보도했다. 윌리엄스는 지난 2006년 알코올 중독예방센터에 입소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 20년 동안 단주했으나 다시 술이 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외계인으로 우리 삶에 도착했다. 그리고 인간 영혼의 모든 요소를 고루 어루만지고 생을 마감했다. 그는 우리를 웃게 하고 울게 했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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