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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죽은’ 내 마음속 캡틴

등록 2014-08-12 19:12수정 2014-08-12 20:47

1987년 작품 ‘굿모닝 베트남’
1987년 작품 ‘굿모닝 베트남’
1989년 작품 ‘죽은 시인의 사회’
1989년 작품 ‘죽은 시인의 사회’
1991년 작품 ‘후크’
1991년 작품 ‘후크’

따뜻함 주고 떠난 로빈 윌리엄스

최근 알코올 중독·우울증으로 고통
오바마 “인간의 모든 영혼 어루만져”

“그 누구도 아닌 자기 걸음을 걸어라. 나는 독특하다는 것을 믿어라. 누구나 몰려가는 줄에 설 필요는 없다. 자신만의 걸음으로 자기 길을 가라. 바보 같은 사람들이 뭐라 비웃든 간에.”

미국 명문 사립고 영어 교사로 부임한 존 키팅 선생은 학생들에게 이렇게 가르친다. 하지만 그의 교육법이 학교 방침과 다르다는 이유로 끝내 쫓겨난다. 키팅 선생이 떠나는 날, 한 학생이 책상 위로 올라가 외친다. “오, 캡틴, 마이 캡틴.” 교장 선생의 경고를 무시하고 다른 학생들도 하나 둘 책상 위로 올라가 같은 말을 되풀이한다. 여기저기 우뚝 솟은 제자들을 보며 키팅 선생은 환하게 웃는다. “모두 고맙구나. 고맙다.” 그리고 교실을 떠난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1989)의 마지막 장면은 많은 이들에게 큰 감동을 안겼다. 키팅 선생을 연기한 배우 로빈 윌리엄스는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고, 국내에서도 많은 팬들이 생겨났다.

로빈 윌리엄스는 1951년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났다. 모델 출신인 어머니를 즐겁게 하기 위해 어릴 때부터 코미디 연기를 하는 등 재능을 보였다. 1973년 줄리어드스쿨 연기학교를 졸업한 그는 드라마 연기자의 길을 가고 싶어했다. 우선 클럽의 스탠드업 코미디 연기자로 첫발을 내디닌 그는 방송국 프로듀서 눈에 띄어 시트콤 <모크 앤 민디>의 외계인 모크 역을 맡으며 이름을 알렸다.

1993년 작품 ‘미세스 다웃파이어’
1993년 작품 ‘미세스 다웃파이어’
1997년 작품 ‘굿 윌 헌팅’
1997년 작품 ‘굿 윌 헌팅’
2013년 작품 ‘페이스 오브 러브’
2013년 작품 ‘페이스 오브 러브’

1980년 영화계로 진출한 그는 <굿모닝 베트남>(1987)에서 베트남전에 참전한 미군 라디오 디제이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죽은 시인의 사회>의 키팅 선생, <후크>의 피터 팬, <피셔 킹>의 페리, <미세스 다웃파이어>의 여장한 가정부 다웃파이어, <굿 윌 헌팅>의 심리학 교수 션 등 주로 따뜻하고 유쾌한 인물을 연기하여 호평을 받았다. <굿 윌 헌팅>으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도 받았다. 2002년 잇따라 출연한 <인썸니아> <스토커> 등에서 악역을 맡으며 연기 변신도 시도했다. 폭넓은 연기력을 인정받아 2005년 골든글로브상 시상식에서 공로상을 수상했다.

지난 4월 국내 개봉한 <페이스 오브 러브> 등으로 최근까지도 꾸준히 모습을 보여온 로빈 윌리엄스는 그러나 11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티뷰론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63살의 나이다. 경찰 당국은 일단 자살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중이다. 최근 몇년 새 그는 알코올 중독과 우울증으로 고통을 겪어온 것으로 전해진다. 20년간 끊었던 술을 다시 입에 댄 그는 재활원에 입소해 치료를 받을 예정이었다.

그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런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외계인으로 우리 삶에 도착했다. 그리고 인간 영혼의 모든 요소를 고루 어루만지고 생을 마감했다. 그는 우리를 웃게 하고 울게 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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