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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원스’ 감독의 또 하나의 아름다운 음악영화

등록 2014-08-14 19:35

존 카니 감독의 영화 속 한 장면.
존 카니 감독의 영화 속 한 장면.
존 카니 감독 ‘비긴 어게인’
감각적 영상과 음악 돋보여
아일랜드의 뮤지션 출신 감독이, 자신이 몸담았던 밴드의 보컬리스트와 객원 피아니스트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디지털 캠코더 2대로 3주 만에 뚝딱 찍은 영화가 대박이 났다. 음악영화 <원스>(2006)는 선댄스영화제 관객상, 아카데미 주제가상 등을 받으며 이름을 떨쳤다. 국내에서도 다양성 영화 최초로 20만 관객을 모으며 돌풍을 일으켰다.

<비긴 어게인>(13일 개봉)은 <원스>를 만든 존 카니 감독의 후속작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전작처럼 음악을 매개로 한 남녀관계를 중심에 놓은 영화다. 다만 무대가 더욱 크고 넓어졌다는 점이 다르다.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미국 뉴욕으로 배경을 옮겼고, 할리우드 특급 배우들을 캐스팅했다.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의 키라 나이틀리, <어벤져스>에서 ‘헐크’로 나온 마크 러팔로는 물론 세계적인 밴드 ‘마룬5’의 보컬리스트 애덤 러빈까지 출연한다. 여러모로 <원스>의 확장판 내지는 할리우드판인 셈이다. 그레타(키라 나이틀리)는 남자친구 데이브(애덤 리바인)와 함께 뉴욕으로 왔다. 자신이 만든 노래를 부른 남자친구가 대형 음반사와 계약을 맺게 된 것. 하지만 일약 록스타가 된 남자친구는 변심한다. 남자친구의 집을 나온 그레타는 친구 따라 어느 음악바에 갔다가 갑작스럽게 노래를 하게 된다. 소란스러운 관객들 사이에서 유독 그레타를 눈여겨보는 이가 있다. 한때 잘나가는 음반 프로듀서였으나 이제는 해고되고 엉망진창 신세가 된 댄(마크 러팔로)이다. 댄은 특유의 촉을 세워 그레타에게 음반 제작을 제안한다.

존 카니 감독의 영화 속 한 장면.
존 카니 감독의 영화 속 한 장면.
영화는 그레타와 댄이 음반을 만들어가며 각자의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좇는다. 좋아하는 음악을 함께 들으며 거리를 돌아다니는 그레타와 댄은 <원스>의 남녀 주인공을 닮았다. 거리 밴드를 결성해 스튜디오가 아니라 지하철역, 건물 옥상, 뒷골목 등지에서 음반을 녹음하는 장면들은 그 자체로 멋진 뮤직비디오다. 키라 나이틀리의 노래 실력과 애덤 러빈의 연기는 제법 괜찮다. 마지막에 가선 음반산업계의 부조리한 현실에 대한 전복의 쾌감마저 안긴다.

전작보다 매끈하고 세련돼지긴 했으나, 거칠고 성겨도 순수함과 진정성이 느껴지는 <원스>의 감동과 여운에는 다소 못 미친다. 록 밴드 ‘뉴 래디컬스’ 출신으로 산타나의 히트곡 ‘더 게임 오브 러브’를 작곡하기도 했던 그레그 알렉산더가 음악감독을 맡고 영화 속 음악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 역시 <원스> 수록곡들의 매력을 넘어서진 못한다. 그래도 감각적인 영상과 음악, 남녀 주인공의 미묘한 교감이 또 하나의 아름다운 음악영화를 빚어냈다.

이 영화의 미덕은 이런 대사에서 특히 빛난다. “난 이래서 음악이 좋아. 지극히 따분한 일상의 순간까지도 의미를 갖게 되잖아. 이런 평범함도 어느 순간 갑자기 진주처럼 아름답게 빛나거든. 그게 바로 음악이야.” 존 카니는 확실히 음악을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할 줄 아는 감독이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판씨네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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