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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유명감독들, 제작자로 나선 까닭은?

등록 2014-08-19 19:24

강우석·강제규·윤제균 등 투자 개념
박찬욱·김기덕 등은 사단 ‘입봉’ 도와
최근 젊은 감독들, 직접 영화사 세워
간섭없이 만들고 사후 수익 받기도
강우석, 윤제균, 강제규, 박찬욱, 김기덕, 봉준호….

이들의 공통점은 두가지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타 감독이라는 점, 그리고 제작자로도 활동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박찬욱 감독이 <설국열차>의 제작자로 나선 데 이어 최근 봉준호 감독도 <해무>의 제작자로 변신하면서 감독들의 제작자 ‘겸업’에 합류했다. 왜 이들은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일까?

사실, 스타 감독의 제작자 변신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투캅스>, <실미도>의 강우석 감독은 1993년 강우석프로덕션(현 시네마서비스)을 설립해 본격적인 영화 제작자의 길로 나섰다. 그는 이후 <모던 보이>, <신기전>, <백야행> 등 많은 영화를 제작했다. <쉬리>의 강제규 감독 역시 1998년 강제규필름을 만들어 <은행나무 침대2-단적비연수>를 비롯해 <안녕, 형아>, <마이웨이> 등의 제작에 참여했고, <해운대>의 윤제균 감독도 제이케이(JK)필름을 세우고 <스파이>, <7광구>, <퀵> 등을 제작했다.

한국 영화의 황금기를 열었던 이들 감독은 대부분 투자의 개념으로 영화 제작에 접근했다. 감독으로 성공적으로 이름을 알린 이들은 일찌감치 영화를 ‘산업’으로 바라본 것이다. 이들은 제작자로서 초기 혼란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한국 상업영화의 가능성을 열었고,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데도 일부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감독들은 제작비 등 경제적 문제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열망, 다양한 장르나 소재를 간접적으로나마 다뤄보고 싶다는 욕구, 영화제작 전반의 과정을 습득해 스스로의 지평을 확대하고 싶다는 욕심 등 여러 이유 때문에 제작자로 변신한다”고 설명했다.

박찬욱, 김기덕, 봉준호 감독 등은 자신들의 후배들을 위한 ‘인큐베이팅’을 위해 제작에 뛰어든 경우다. 김기덕 감독이 제작한 <영화는 영화다>는 자신의 연출부 출신이었던 장훈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었으며, <풍산개> 역시 ‘김기덕 사단의 막내’로 불린 전재홍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박찬욱 감독도 마찬가지다. 박 감독이 제작한 <미쓰 홍당무>는 <친절한 금자씨> 연출부 출신 이경미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었다. 봉준호 감독이 이번에 제작한 <해무> 역시 <살인의 추억>의 각본을 맡았던 심성보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정지욱 평론가는 “자신이 키워낸 조감독들을 ‘입봉’시키는 것이 감독들이 제작에 뛰어드는 또 하나의 이유”라며 “김기덕 감독의 경우, 자신의 사단에 속한 예술주의 감독들이 충무로에서 입봉하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에 직접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면에서 봤을 때 감독의 제작자 변신은 한국 영화의 다양성에 기여하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젊은 감독들이 직접 영화사를 세워 제작과 연출을 함께 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군도: 민란의 시대> 윤종빈 감독, <명량> 김한민 감독 등이 대표적이다. 전작들이 성공을 거두면서 ‘이름값’이 높아지고 스스로 펀딩과 캐스팅이 가능하게 되자 제작에 뛰어든 것이다. 연출과 제작을 함께 하면 경제적·작품적 측면에서 제작자의 간섭 없이 원하는 방향대로 영화를 만들 수 있고, 감독 시절 연출료 외에 사후 수익 배분을 받을 수 없었던 구조적 불합리를 해소하는 ‘1석2조’의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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