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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세월호 영화화? 진실이 밝혀져야만…”

등록 2014-10-22 19:11수정 2014-10-23 11:51

세월호 단식농성장을 찾은 정지영 감독은 “세월호 참사를 결코 잊어선 안 되며 끝까지 안고 가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는 3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시민이 함께하는 세월호 추모영상제’ 심사위원장을 맡았다.
세월호 단식농성장을 찾은 정지영 감독은 “세월호 참사를 결코 잊어선 안 되며 끝까지 안고 가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는 3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시민이 함께하는 세월호 추모영상제’ 심사위원장을 맡았다.
31일 ‘세월호 추모영상제’ 심사위원장 맡은 정지영 감독
“세월호 문제에 국민들이 피곤하다는 생각을 갖기 시작했어요. 주요매체 보도 탓이죠. 이제 세월호는 접고 민생을 얘기하자고 합니다. 하지만 세월호야말로 민생문제예요. 나라의 근간부터 바로잡지 않고선 민생문제가 해결될 수 없어요.”

지난 16일 오후 찾아간 서울 광화문광장은 바람이 매서웠다. 이날로 69일째 이어진 영화인 릴레이 단식농성장에 모습을 드러낸 정지영 감독은 “결코 잊어선 안됩니다. 끝까지 안고 가야 할 문제예요”라며 영화인들이 단식을 계속하는 이유를 밝혔다. 정 감독은 단식농성 첫날 기자회견에 나서는 등 세월호 문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참여해왔다.

영화인들은 물론 거리에 책상을 펴고 서명을 받고 있던 이들도 와서 그에게 인사했다.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과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염원은 꺾이지 않은 듯 보였다.

정 감독을 비롯한 영화인들이 오는 31일 저녁 7시 광화문광장에서 ‘시민이 함께하는 세월호 추모영상제’를 여는 것도 그 때문이다. 영상제를 통해 잊혀져가는 세월호 문제를 다시 일깨워야 한다는 것이다. 정 감독은 영상제 심사위원장이다.

영상제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세월호 참사 관련 10분 안팎의 영상을 지난 17일까지 공모했다. 10대부터 40대까지 고른 연령대가 낸 30편이 접수됐다. 예심을 거쳐 본선에 진출한 영상과 김경형·민병훈·백승우 감독의 특별영상이 31일 영상제에서 상영된다. 다음날인 11월1일은 세월호가 침몰한 지 200일째 되는 날로, 대규모 추모제가 열릴 예정이다. 영화제는 세월호 참사 200일 추모제의 전야제 성격도 지닌다.

영화인은 영화로 말해야겠지만
상황 너무 급해 직접 행동 나서

세월호는 정치문제 아니다
사람이 죽었는데 어떻게…

언젠가는 내가 꼭 세월호 영화로
무엇보다 국민이 절대 잊어선 안돼

“우연히 오스트레일리아 교포 청소년이 만든 영상을 본 적이 있어요. 세월호 자료 영상을 편집하고 자막과 음악을 입혔는데,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갖는 관심이 지금과 같은 방식이어선 안된다는 메시지가 인상적이었어요. 이런 좋은 영상들이 많이 나오고 에스엔에스(SNS)로 널리 공유돼, 세월호 참사를 다시금 일깨웠으면 합니다.”

정 감독은 세월호 참사가 정치문제화된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세월호 참사가 처음 터졌을 때는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안타까워하고 진실 규명을 바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진실을 규명하자는 쪽은 집권당 성토 세력으로, 집권당은 진실 규명을 회피하는 세력으로 규정돼 정치쟁점화됐다”는 것이다. 그는 “사람이 죽어서, 진실을 규명하자는 게 어떻게 정치문제냐”며 “정치인들이 정치문제로 만든 데는 뭔가 숨기는 게 있어서다. 국민들이 그걸 알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감독은 최근 들어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영화를 부쩍 자주 만들고 있다. 사법체계를 비판한 <부러진 화살>(2011), 군사정권의 고문 실태를 다시금 조명한 <남영동 1985>(2012)를 연출하고, 천안함 사건을 재조명한 <천안함 프로젝트>(2013)를 기획·제작했다.

“영화인들은 영화를 통해 말하는 게 가장 좋죠. 하지만 그러기엔 지금 상황이 너무 급해요. 영화는 완성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그때까지 기다릴 수 없어서 영화인들이 직접적 행동에 나서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영화인 1123명은 최근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선언을 했다. 영화인 단식농성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정 감독은 “처음에는 영화인들 사이에서 이토록 크게 번질지 예상하지 못했다. 이명박 정권 이후 억압된 분위기 속에 영화인들이 목소리를 낸 적이 별로 없었다. 다들 가슴 속에 묻어두고 있다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터져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언젠가는 만들어야 하겠지만, 지금은 영화를 구상할 때가 아닙니다. 뭔가 밝혀져야 영화로 만들 텐데, 여전히 오리무중이잖아요. 진실 규명과 특별법 제정이 시급하고, 무엇보다 국민들이 절대 잊어서는 안됩니다.” 세월호 관련 영화를 만들 계획이 없냐는 질문에 대한 그의 답이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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