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복수 담은 로맨틱 스릴러
바닐라 스카이(M 밤 12시10분)=스페인의 스타 감독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의 〈오픈 유어 아이즈〉를 톰 크루즈가 다시 제작하며 화제를 불러모았던 영화. 뉴욕의 한 출판사 대표인 데이비드 에임즈(톰 크루즈)는 외모와 재력을 두루 갖춰 남부러울 게 없다. 뭇 여성의 시선이 그에게 쏠리는 건 당연하다. 여배우 줄리(캐머런 디아즈)도 그 가운데 하나. 하지만 데이비드에겐 한 명의 여자 친구일 뿐 사랑하는 연인은 아니다. 그런 에임즈의 정서적 공복감을 일거에 채워주는 한 여성, 신비감으로 넘치는 무명 댄서 소피아(페넬로페 크루즈)다. 여기까지는 흔한 멜로 영화의 이야기를 따라가다가 줄리가 복수하면서 영화는 스릴러로 급전한다. 데이비드를 자신의 차에 태운 줄리가 거칠게 차를 몰다가 다리에서 추락해 벽을 들이받는다. 영화적 치장이 없어 사실적이고 그래서 더 공포스러운 이 장면을 시작으로 목숨은 건졌지만 얼굴이 완전히 일그러진 데이비드의 자괴감과 콤플렉스가 반복적으로 영화의 축을 흔든다. 〈제리 맥과이어〉를 만든 캐머런 크로가 메가폰을 잡았는데, 내용의 짜임새가 원작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영화는 니콜 키드먼과 결별하고 새로운 연인 관계가 된 톰과 페넬로페 커플로 화제 만발했다. 19살 이상 시청가.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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