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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폭소보단 미소 나오는 저만의 깨알재미 있어요”

등록 2014-11-24 19:42

영화 ‘빅매치’ 개봉 앞둔 배우 이정재
도둑들서 관상까지 연이은 ‘홈런’
이번엔 코믹액션 연기에 도전
“20년 동안 만든 ‘나만의 연기 레시피’
이젠 어떤 맛 집중할지 노하우 생겨”
배우 이정재 씨. 사진 호호호비치 제공
배우 이정재 씨. 사진 호호호비치 제공
1994년 <젊은 남자>로 영화계에 얼굴을 내민 이정재(41·사진)는 데뷔 20년을 맞은 최근에야 비로소 ‘전성기다운 전성기’를 맞고 있다. <도둑들>(2012년·관객 1289만명), <신세계>(2013·468만명), <관상>(2013·913만명)을 거치며 티켓파워는 물론 연기력까지 인정받으며 충무로 대세로 떠올랐다. 연이은 ‘3연타석 홈런’에 안주할 법도 한데 그는 정점에 선 지금, 새로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시종일관 뛰고, 맞고, 구르며 몸을 쓰는 연기를 펼치는 코믹액션 영화 <빅매치>(26일 개봉)를 선택한 것. 영화 개봉을 앞둔 2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가벼운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가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전작인 <관상>의 수양대군 역할은 너무 센 캐릭터였어요. <신세계>의 이자성 역할도 다소 그랬고요. 한 번 정도는 확 풀어진 모습을 보여드려야 할 시점이었죠. 그런데 막상 준비기간 5개월, 촬영기간 5~6개월까지 거의 1년을 ‘몸 쓰는 연기’만 하니 죽을 맛이더라고요.” 이정재는 하루 5~6시간씩 운동을 하고 격투기를 배우며 몸을 만들었다고 설명하며 “젊을 때는 2~3개월만 반짝 준비하면 됐는데, 나이가 먹어 그런지 잘 안되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영화 <빅매치>에서 이정재는 폭행 사건으로 축구 선수를 그만두고 이종격투기 선수로 거듭난 ‘최익호’ 역을 맡았다. 매니저이자 친형인 ‘최영호’(이성민)가 의문의 악당 ‘에이스’(신하균)에게 납치되자 형을 구하기 위해 에이스가 제안하는 게임에 휘말리게 된다.

“액션보다 힘든 부분이 디테일로 웃겨야 하는 코믹 연기였어요. 제가 남 웃기는 재주는 없는 편이거든요. 나름대로는 깨알재미를 주자고 생각했죠. 폭소보다는 미소가 나오는 연기? 하하.” 상대 배우와 대면 연기를 펼치는 것이 아니라 거의 ‘나홀로 연기’를 해야 되는 점도 힘들었다고 한다. “신하균씨랑은 전화로만 대화를 주고받으니 답답한 부분이 있었죠. 저는 먼저 녹음된 신하균씨의 목소리를 들으며 연기를 하고, 신하균씨는 제 연기를 모니터로 보며 촬영했어요.” 무엇보다 신하균·이성민 등 좋은 배우들의 연기를 직접 보고 배울 기회가 없었던 점이 아쉬웠다고 했다.

올해로 영화 데뷔 20년차가 된 이정재. 그는 시간이 자연스레 가르쳐 준 ‘배우’로서의 자질이 있다고 했다. 그것을 ‘나만의 레시피’라고 표현했다. “예전엔 욕심만 많아서 짠맛, 쓴맛, 신맛을 한꺼번에 다 내려고 했어요. 그게 다 뒤섞이니 관객들 보기엔 이 맛도 저 맛도 아닌 거죠. 하지만 이제 ‘이 영화는 신맛에만 집중하자, 이 영화는 짠맛에만 집중하자’는 결정을 내릴 노하우 정도는 생긴 듯해요.”

최근 들어 ‘이정재가 변했다. 배우가 됐다’는 좋은 평가를 듣는 데 대해 그는 “나를 내려놓았기 때문인 듯하다”고 했다. <태풍>(2005) 이후 거의 2년에 한 편 정도밖에 영화를 찍지 못하는 ‘슬럼프 아닌 슬럼프’가 4~5년 넘게 지속됐는데, 이것이 그를 다져주는 힘이 됐단다. “그때까지 제가 원하는 스타일의 캐릭터와 작품만을 기다리며 시간을 보냈어요. 그러다 임상수 감독의 <하녀>를 찍으며 깨달았죠. 어떤 역할이든 배우가 하기 나름이라는 당연한 진리를. ‘쓰임새가 많은 배우가 되자’고 결심했죠.”

그는 잠시의 쉴 틈도 없이 차기작인 <암살>(최동훈 감독)을 촬영 중이다. 1930년대를 배경으로, 친일파를 처단하려는 독립군과 무정부주의자 킬러 등이 벌이는 이야기를 다룬다. “한 시대의 우여곡절을 몸으로 훑어 사는 인물인 친일파 염석진 역할”이란다. 살을 15㎏이나 감량했다. “원래는 멜로물 할 타임인데. 20년 필모그래피에서 멜로물이 거의 없어요. 연애도 결혼도 실제로는 못하니 연기로라도 해야 되는데. 다음엔 허진호 감독님표 찐한 멜로 영화 한 편 찍고 싶네요.”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사진 호호호비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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