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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사랑이 궁금한 당신을 위한 이야기

등록 2014-12-08 20:35

영화 ‘러브, 로지’
영화 ‘러브, 로지’
꽁꽁 언 손을 녹여줄 연인의 따뜻한 온기가 절실한 겨울. 이맘때면 항상 극장가를 점령하는 ‘러브 스토리’가 올해도 어김없이 관객들을 찾아왔다. 마음은 포근하게, 코끝은 찡하게 만들어줄 독특한 사랑 영화 두 편을 소개한다. 색깔은 서로 다르지만 두 영화 모두 ‘진정한 사랑’이라는 고전적인 주제에 대해 깊은 성찰을 하게 만든다.

■ 사랑과 우정, 그 사이 어디쯤 <러브, 로지> “과연 남녀 사이에 우정이 성립할 수 있는가?” 이 질문은 인류 역사상 가장 답하기 힘든 난제 중 하나로 꼽힌다. 오죽하면 그룹 피노키오의 ‘사랑과 우정 사이’는 1992년 발표 이래 20여년 동안 ‘만인의 노래방 18번’으로 명성을 드높이고 있을까. 영화 <러브, 로지>는 바로 ‘사랑보다 먼, 우정보다는 가까운’ 관계를 12년 동안이나 지속해 온 두 남녀의 이야기다.

영화 ‘러브, 로지’
사랑과 우정 사이 줄타기 12년
서로가 운명임을 둘만 모르네
‘사랑은 타이밍’ 일단 고백을

어릴 때부터 친구로 지낸 앨릭스(샘 클라플린)와 로지(릴리 콜린스)는 ‘단짝 친구’라는 이름으로 서로의 주위를 맴돈다. 둘은 고교 졸업 뒤 함께 미국 보스턴의 대학으로 떠나자고 약속하지만, 졸업파티 날에도 어김없이 서로에 대한 감정을 숨긴 채 각자 다른 파트너와 함께 즐긴다. 하룻밤으로 덜컥 임신을 한 로지. 이날부터 홀로 고향에 남아 아이를 키우는 로지와 보스턴에서 미모의 여성을 만나 결혼을 약속하는 앨릭스의 운명과 사랑은 꼬여가기 시작한다. 둘은 서로를 그리워하다가도 각자에게 연인이 생기면 애써 자신의 마음을 정리하고 마치 언제 그랬냐는 듯 ‘좋은 친구’로 돌아간다. 둘의 반복되는 엇갈림은 속이 터지다 못해 암을 유발할 정도다. 땅이 꺼질 듯한 한숨과 함께 ‘대체 언제까지 썸만 타다 말 거야? 네 마음을 고백하란 말야’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치민다. <해리와 샐리가 만났을 때>(1989) 이후 ‘서로가 운명임을 둘만 모르는’ 최강 답답 커플의 등장인 셈이다.

상대에 대해 너무 많은 배려를 한 나머지 ‘때’를 놓치는 많은 연인들에게, 그리고 사랑을 욕심내다 우정마저 잃을까 전전긍긍하는 남녀에게 이 영화는 무척이나 당연한 진리를 설파한다. 바로 ‘사랑은 타이밍’이라는. 고백을 망설이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보고 용기백배하여 사랑을 이루기를.

12년의 세월을 가로지르는 대표 음악들은 보너스다. 비욘세의 ‘크레이지 인 러브’, 릴리 앨런의 ‘리틀리스트 싱스’, 엘턴 존의 ‘타이니 댄서’ 등은 그 시절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묘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10일 개봉.

영화 ‘사랑에 대한 모든 것’
영화 ‘사랑에 대한 모든 것’

■ 사랑, 어디까지 해봤니? <사랑에 대한 모든 것> “사랑한다면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이 영화는 <어바웃 타임>, <러브 액츄얼리> 등을 만든 로맨틱 코미디의 명가 워킹타이틀의 신작이다. 하지만 제목에서 풍기는 달달한 느낌처럼 ‘판타지풍 러브 스토리’를 기대했다가는 배신감을 느낄 수도 있겠다.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은 저명한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72) 박사와의 결혼생활을 담은 제인 호킹의 회고록 <무한으로의 여행: 스티븐 호킹과 함께한 인생>을 원작으로 한 실화 영화다.

영화 ‘사랑에 대한 모든 것’
‘시한부 선고’ 스티븐 호킹 박사
그 곁을 지켜준 헌신과 사랑
파국으로 끝나도 아름답네

고지식한 물리학도 스티븐(에디 레드메인)과 낭만파 문학소녀 제인(펄리시티 존스)는 케임브리지 댄스파티에서 첫눈에 반한다. 스티븐은 제인과 알콩달콩 사랑을 키워가며 동시에 우주의 기원을 설명하는 단일 공식 연구에 박차를 가한다. 하지만 그는 인생의 정점에서 루게릭병으로 살날이 2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선고를 받는다. 제대로 걸을 수도, 말을 할 수도 없는 그에게 제인은 “남은 시간을 함께하자”며 손을 내민다.

제인의 헌신 덕으로 삶과 연구 의욕을 불태우는 스티븐. 여기까지만 보면 ‘제인의 지고지순한 사랑이 만들어 낸 위대한 호킹 박사의 업적’을 상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영화는 예상치 못한 반전을 보여준다. 녹록지 않은 현실로 인해 둘 사이에 균열이 생기고, 관계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우주의 법칙에 통달한 스티븐도 여자 맘을 헤아리는 데는 서툰 남자일 뿐이다.

제목처럼 영화는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사랑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 예쁘게 싹틔우고, 화려하게 피어나고, 갈등의 찬바람이 불고, 파국의 눈보라가 치는, 사랑의 ‘봄·여름·가을·겨울’이 전부 담겼다. 그럼에도 영화는 마지막 장면까지 우아함을 잃지 않는다. “나와 함께 보낸 시간도 빛이 나는 순간이었냐”는 제인의 물음에 미소 짓는 스티븐의 모습은 사랑의 결말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영화의 또다른 관전 포인트는 스티븐 호킹으로 완벽하게 변신한 에디 레드메인의 연기다. 진짜 루게릭병 환자가 아닌가 싶을 만큼 손가락 하나하나, 표정과 입술의 뒤틀림 하나하나까지 복제해낸다. 그의 명연기만으로도 이 영화를 선택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10일 개봉.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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