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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강남 1970’ 이민호, “제법 수컷 느낌 나지 않았어요?”

등록 2015-01-26 19:09

[인터뷰] 배우 이민호
강남 이권다툼 뛰어든 종대 역
밑바닥 삶 선굵은 연기로 그려
‘기럭지’ 탓 액션신도 대역 없이
“이젠 김탄 말고 종대로 불렸으면”
“저도 20대 초반에 어두운 터널을 지났어요.” 이민호는 신인이던 20대 초반, 큰 교통사고로 1년 가까이 병원신세를 지며 많이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강남 1970>을 찍으며, 그 시절을 떠올려 ‘종대’의 절망감을 이해해보려 노력했다고 한다. 신소영 기자 <A href="mailto:viator@hani.co.kr">viator@hani.co.kr</A>
“저도 20대 초반에 어두운 터널을 지났어요.” 이민호는 신인이던 20대 초반, 큰 교통사고로 1년 가까이 병원신세를 지며 많이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강남 1970>을 찍으며, 그 시절을 떠올려 ‘종대’의 절망감을 이해해보려 노력했다고 한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장장 10년을 이어온 유하 감독의 ‘거리 3부작’이 지난 21일 개봉한 <강남 1970>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쌍절곤을 휘두르며 “대한민국 학교 다 좆까라 그래”를 외치던 <말죽거리 잔혹사>(2004)의 권상우, “밥을 같이 먹는 입구녕이 바로 식구”라며 ‘의리’를 부르짖던 <비열한 거리>(2006)의 조인성에 이어 한류스타 이민호(28)가 유하 감독의 마지막 낙점을 받았다. <강남 1970>은 1970년대 권력에 의해 진행된 강남 개발계획을 소재로 두 남자의 치열한 삶을 통해 땅에 대한 우리사회의 비뚤어진 욕망의 근원을 쫓는다. 이민호는 <강남 1970>에서 식구들과 함께 살 작은 집을 갖고 싶다는 꿈을 갖고 강남 개발을 둘러싼 이권다툼에 뛰어드는 ‘김종대’역을 맡았다. 지금까지 드라마에서 ‘꽃보다 멋진 갑부’만을 연기했던 그가 첫 주연 영화에서 밑바닥 삶을 사는 남자의 선굵은 연기에 도전한 것. 최근 종로구 삼청동에서 이민호를 만났다.

‘교복 입은 부유한 소년’에서 ‘칼과 도끼를 휘두르는 상남자’로 급격한 변신을 시도한 데 대해 이민호는 “이제 때가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을 했다. “27살까지는 소년과 남자가 공존하는 나이였던 듯 해요. 더 어렸을 때 종대 역할을 맡았으면 쥐어짜는 느낌이 나지 않았을까. 좀 더 성숙해진 20대 끝자락에 영화에 도전하자 싶었죠. 제법 수컷 느낌이 나지 않던가요?” <꽃보다 남자>의 ‘구준표’나 <상속자들>의 ‘김탄’을 벗을 만한 연기라는 말에는 “그 만큼 작품 속 캐릭터로 봐준다는 의미라서 그간 구준표나 김탄으로 불리는 것이 좋았다”며 “이제는 ‘종대’로 불리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이민호는 87년생이다. 그가 태어나지도 않았을 1970년대를 그려내는 영화라 감정이입이 쉽지 않았을 터다. “시대보다는 드라마를 읽으려고 노력했어요. 종대는 따뜻한 밥 한끼, 새로 꾸린 가족을 위한 집 한 채라는 소박한 삶을 원했어요. 그걸 위해 살다 결국 권력에 이용당하고 버려지죠. 요즘 20대도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치열하게 살잖아요. 비슷한 듯 해요.”

<강남 1970>은 뛰고 구르고 날고, 칼과 삽과 도끼 등 ‘연장’이 난무하는 강도 높은 액션신이 많다. 몸을 쓰는 연기가 처음인 그에게 버겁지는 않았는지 물었다. “작품을 위해 잔인한 생각을 많이 했어요. 제 안에 깃든 거친 면을 뽑아내는 과정이었죠. 나중엔 그런 연기에 쾌락과 희열도 느껴지더라고요. 나한테 이런 면이 있었나 싶게.” 영화 촬영 후 ‘눈빛이 변했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단다. 하지만 ‘스턴트 대역’을 많이 쓰지 못해 힘이 들긴 했다고. “제가 기럭지(187㎝)가 좀 길어서…. 하하하. 대역을 찾기가 쉽지 않아요. 감독님이 일단 웬만하면 직접 다 하라고 하셨죠. 하이라이트인 진흙탕 패싸움 신은 정말 힘들었어요.”

이민호가 한류스타다보니 <강남 1970>은 이미 일본, 중국, 대만, 홍콩,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는 물론 북미에서도 개봉이 확정됐다. 하지만 그는 해외에서의 인기가 영화를 고르는데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했다. “(인기) 생각하면 이런 영화 대신 계속 달달한 작품 하는 게 맞겠죠? 요즘 ‘토토가’를 보면서 언젠가 ‘이민호’라는 배우도 추억거리가 될 날이 오겠지 싶어요. 그 때 저를 좋아했던 많은 분들이 추억하더라도 창피해하거나 후회하지는 않게 하자는 게 유일한 기준이랄까?”

드라마나 영화 촬영 외에도 1년에 170일 이상 광고촬영이 잡혀있어 ‘다작’을 하지 못한다는 이민호는 “게으름을 필 시간이 없는 것이 행복하기만 하다”며 “<강남 1970>을 통해 영화 쪽에도 ‘이민호라는 괜찮은 배우가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다”고 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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