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베를린·로테르담 영화제 집행위원장
“이용관 집행위원장 지지” 의사 보내와
부산국제영화제 독립성 훼손 우려 표명
“이용관 집행위원장 지지” 의사 보내와
부산국제영화제 독립성 훼손 우려 표명
최근 부산시가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사퇴를 권고하는 등 영화제 독립성 침해 사태가 벌어진 것과 관련, 해외 유수 영화제 쪽이 잇따라 우려를 표명했다.
4일 ‘부산국제영화제 독립성 지키기 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5일 개막 예정인 베를린국제영화제 디터 코슬릭 집행위원장과 로테르담국제영화제의 루트거 볼프슨 집행위원장이 이용관 집행위원장에 대한 지지 의사를 전해왔다”고 밝혔다.
비대위의 말을 종합하면 디터 코슬릭 집행위원장은 “베를린 영화제는 정부와 베를린시가 공동으로 영화제를 소유하고 있고, 독일 문화부 장관이 정부와 위원회를 대신해 수장 역할을 하고 있지만, 지난 14년간 프로그램 구성에 어떠한 방해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심지어 그들이 꺼리는 정치적인 논란거리가 되는 영화를 상영한다고 해도 영화제에 어떤 개입도 하지 않았다. 영화제와 프로그래머들의 독립성이 보장돼야 한다. 예술을 다룰 때 지켜져야 할 우선 항목이다”라고 강조했다. 디터 코슬릭은 2001년부터 베를린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아 왔다.
최근 폐막한 로테르담국제영화제의 루트거 볼프슨 집행위원장도 “부산국제영화제는 국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영화제”라며 “한국과 같은 선진화된 국가에서 조직위원장이 특정 작품에 대한 상영 취소를 요구하는 경우는 있을 수 없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지난해 10월 19회를 맞은 부산국제영화제는 세월호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의 상영을 둘러싸고 지속적인 압박을 받았다. 최근에는 부산시가 조직위 감사결과를 토대로 이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가 영화계 안팎의 거센 반발에 직면하자 사퇴압박 사실을 부인하는 등 독립성 침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영화진흥위원회는 영화제에서 상영할 영화의 사전심의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영화진흥법 개정을 시도해 영화계의 비판을 받고 있다.
비대위는 “부산시는 부산국제영화제를 더이상 압박하지 않겠다는 재발 방지 약속을 해야 한다”며 “부산시가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영화제의 독립성을 보장하겠다는 분명한 답변을 하라”고 주장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