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위험한 상견례2>의 장르는 코액스(코미디+액션+스릴러)
영화장르 홍보 키워드 되면서
기존장르 상관없이 ‘무한진화’
정체 알 수 없는 것까지 ‘우후죽순’
되레 각인효과 떨어지는 부작용도
기존장르 상관없이 ‘무한진화’
정체 알 수 없는 것까지 ‘우후죽순’
되레 각인효과 떨어지는 부작용도
다음 영화와 장르를 서로 맞는 것끼리 연결하시오.
① 노벰버맨 ㉠ 에스에프 블록버스터
② 킹스맨 ㉡ 에스에프 반전 스릴러
③ 인터스텔라 ㉢ 액션 스릴러
④ 타임패러독스 ㉣ 프리미엄 스파이 액션 블록버스터 문제의 정답을 단 한 번에 맞췄다면, 당신은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도 받아보지 못한 ‘1등급’ 실력이다. 이름하여 ‘영화장르구분능력시험 1등급’ 시험. 영화 포스터나 전단지 속 깨알 같은 글씨까지 꼼꼼히 읽어본 뒤 복습까지 하지 않으면 절대 도전할 수 없다는, 영화 홍보맨들도 울고 가게 만든다는 바로 그 신종 시험이다. ‘유사성을 띤 줄거리, 등장인물, 주제, 편집 등에 따른 분류’를 의미하는 ‘영화 장르’가 점차 복잡 다양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영화에 대한 관객의 이해를 높이고 선택을 돕기 위해 제공하는 정보 중 하나였지만 이제는 홍보의 핵심 키워드가 되면서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29일 개봉한 영화 <위험한 상견례2> 제작사와 홍보사는 지난 23일 언론시사회에서 끊임없이 “우리는 코액(엑)스”를 외쳤다. ‘코엑스는 종합전시관 이름 아니냐’는 물음에 홍보사는 “코미디+액션+스릴러, 줄여서 코액스”라고 설명했다. 경찰집안과 도둑집안이 예비사돈이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기 때문에 코미디·액션·스릴이 한꺼번에 녹아있다는 뜻이다. 다음 달 개봉 예정인 전도연·김남길 주연의 영화 <무뢰한>은 ‘하드보일드 멜로’라는 다소 낯선 장르를 내세웠다. 영화는 살인자를 쫓는 형사와 살인자의 여자가 치명적 사랑에 빠지는 내용. 홍보사 앤드크레딧 쪽은 “거칠고 세지만 한 편으로 인류 본질의 감정인 사랑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낸 영화”라며 “애초부터 오승욱 감독이 ‘하드보일드’라는 장르에 방점을 찍었다”고 설명했다.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나 한국영상자료원에 등록하는 장르와 대중을 상대로 한 홍보장르에도 차이가 있다. 영진위는 홈페이지(KOFIC)에 등록 장르와 홍보장르를 따로 표기할 정도다. 예를 들어 ‘액션 활극’으로 홍보했던 영화 <군도>가 ‘사극’으로 등록되는 식이다. 한국영상자료원 데이터베이스는 어드벤처·갱스터·활극·해양액션 등 영화 장르를 무려 43가지로 세분화하고 있지만, 홍보용 장르는 이보다 훨씬 더 다양하고 복잡하다. 영진위 관계자는 “영화 장르를 어떻게 홍보하거나 등록해야 된다는 규정은 없다. 제작사 자체 판단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결국 대중들에게 노출되는 영화 장르는 제작사나 홍보사가 새롭게 창조하는 경우가 더 많은 셈이다. 하지만 새로운 장르 명을 붙인다고 신선하고 좋은 것만은 아니다. 최근 청춘 호러, 감성 공포, 공감 싱글 로맨스, 코믹 버스터, 액션 버스터 등 정체를 알 수 없는 장르가 우후죽순 등장하고 있지만, 대중의 각인효과는 크게 떨어진다. 한 홍보사 대표는 “과거에는 가장 도드라지는 부분이 ‘장르’일 경우만 새로운 장르 명을 고민했는데 최근엔 유행처럼 번지는 듯하다”며 “제목으로 낚는 기사가 욕을 먹듯, 걸맞지 않은 장르 명을 내세워 홍보 할 경우 낚시질이라는 비난에 효과가 되레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의 답: ①-㉣, ②-㉢, ③-㉠, ④-㉡)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① 노벰버맨 ㉠ 에스에프 블록버스터
② 킹스맨 ㉡ 에스에프 반전 스릴러
③ 인터스텔라 ㉢ 액션 스릴러
④ 타임패러독스 ㉣ 프리미엄 스파이 액션 블록버스터 문제의 정답을 단 한 번에 맞췄다면, 당신은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도 받아보지 못한 ‘1등급’ 실력이다. 이름하여 ‘영화장르구분능력시험 1등급’ 시험. 영화 포스터나 전단지 속 깨알 같은 글씨까지 꼼꼼히 읽어본 뒤 복습까지 하지 않으면 절대 도전할 수 없다는, 영화 홍보맨들도 울고 가게 만든다는 바로 그 신종 시험이다. ‘유사성을 띤 줄거리, 등장인물, 주제, 편집 등에 따른 분류’를 의미하는 ‘영화 장르’가 점차 복잡 다양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영화에 대한 관객의 이해를 높이고 선택을 돕기 위해 제공하는 정보 중 하나였지만 이제는 홍보의 핵심 키워드가 되면서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29일 개봉한 영화 <위험한 상견례2> 제작사와 홍보사는 지난 23일 언론시사회에서 끊임없이 “우리는 코액(엑)스”를 외쳤다. ‘코엑스는 종합전시관 이름 아니냐’는 물음에 홍보사는 “코미디+액션+스릴러, 줄여서 코액스”라고 설명했다. 경찰집안과 도둑집안이 예비사돈이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기 때문에 코미디·액션·스릴이 한꺼번에 녹아있다는 뜻이다. 다음 달 개봉 예정인 전도연·김남길 주연의 영화 <무뢰한>은 ‘하드보일드 멜로’라는 다소 낯선 장르를 내세웠다. 영화는 살인자를 쫓는 형사와 살인자의 여자가 치명적 사랑에 빠지는 내용. 홍보사 앤드크레딧 쪽은 “거칠고 세지만 한 편으로 인류 본질의 감정인 사랑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낸 영화”라며 “애초부터 오승욱 감독이 ‘하드보일드’라는 장르에 방점을 찍었다”고 설명했다.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나 한국영상자료원에 등록하는 장르와 대중을 상대로 한 홍보장르에도 차이가 있다. 영진위는 홈페이지(KOFIC)에 등록 장르와 홍보장르를 따로 표기할 정도다. 예를 들어 ‘액션 활극’으로 홍보했던 영화 <군도>가 ‘사극’으로 등록되는 식이다. 한국영상자료원 데이터베이스는 어드벤처·갱스터·활극·해양액션 등 영화 장르를 무려 43가지로 세분화하고 있지만, 홍보용 장르는 이보다 훨씬 더 다양하고 복잡하다. 영진위 관계자는 “영화 장르를 어떻게 홍보하거나 등록해야 된다는 규정은 없다. 제작사 자체 판단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결국 대중들에게 노출되는 영화 장르는 제작사나 홍보사가 새롭게 창조하는 경우가 더 많은 셈이다. 하지만 새로운 장르 명을 붙인다고 신선하고 좋은 것만은 아니다. 최근 청춘 호러, 감성 공포, 공감 싱글 로맨스, 코믹 버스터, 액션 버스터 등 정체를 알 수 없는 장르가 우후죽순 등장하고 있지만, 대중의 각인효과는 크게 떨어진다. 한 홍보사 대표는 “과거에는 가장 도드라지는 부분이 ‘장르’일 경우만 새로운 장르 명을 고민했는데 최근엔 유행처럼 번지는 듯하다”며 “제목으로 낚는 기사가 욕을 먹듯, 걸맞지 않은 장르 명을 내세워 홍보 할 경우 낚시질이라는 비난에 효과가 되레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의 답: ①-㉣, ②-㉢, ③-㉠, ④-㉡)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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