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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사랑 이어붙인 14종 세트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등록 2005-10-05 16:58수정 2005-10-06 14:29

사랑 이어붙인 14종 세트-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사랑 이어붙인 14종 세트-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사랑 시작되는 첫 일주일 각양각색 커플들의 ‘러브 액츄얼리’ 보다 깊숙히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이라…. 그런 걸 꼽으며 사는 사람도, 꼽아본들 꼽을 수 있는 사람도 드물겠지만 누구나 가장 쉽게 떠올려볼 수 있는 순간은 바로 가장 좋았던 사랑의 시기일 듯하다. 민규동 감독의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은 사랑했던 시기, 그 가운데서도 사랑이 시작되는 첫 일주일 동안의 설렘과 애틋함, 고통과 카타르시스를 향해 그 영광을 헌사하는 사랑 영화다.

구식 극장의 주인 곽 회장(주현)은 극장 한켠에서 커피전문점을 하며 영화배우를 꿈꾸는 오여인(오미희)를 짝사랑한다. 극장에 젓가락과 본드를 팔러 온 가난한 외판원 창후(임창정)는 선애(서영희)와 혼인신고만 하고 동거를 시작한다. 그런 창후에게 협박전화를 거는 채권추심회사 직원 성원(김수로)은 텔레비전 프로그램 방송작가(전혜진)를 통해 자신을 아빠라고 믿는 꼬마 백혈병 환자 진아(김유정)를 만난다. 진아의 같은 반 단짝 지석(이병준)은 여자보다 남자를 더 좋아하는 아버지 조 사장(천호진)과 둘이 사는데, 그 집에 남자파출부 태현(김태현)이 찾아온다. 조 사장과 이혼한 페미니스트 정신과 의사 유정(엄정화)은 텔레비전 토론 프로그램에서 무식한 숫총각 나 형사(황정민)와 만난다. 그리고 유정의 병원에 자살미수로 입원한 예비수녀 수경(윤진서)은 조 사장에게 짤린 뒤 발작을 일으킨 가수이자 짝사랑 상대였던 정훈(정경훈)과 한 병실을 쓰게 된다.

비중있게 등장하는 역할만 14명에 이르고, 이들이 커플로 엮여 관계를 시작하게 되는 사랑의 모양새도 가지각색이다. 남녀 간의 사랑은 상대에게 성적으로 이끌리는 에로틱한 사랑에서부터 우정이 사랑으로 변하는 스토르지 타입의 사랑, 광기처럼 격정적인 마니아적 사랑까지 폭이 넓다. 여기에 우정인지 동성애인지 헷갈리는 남남 간의 사랑과 애틋하고 짠한 부녀 간의 사랑까지 다양한 ‘사랑’의 관계가 퍼즐처럼 서로 맞물리며 하나의 큰 덩어리를 이룬다.

자연스럽게, 서로 무관하지 않은 열쌍의 커플들이 등장해 ‘사랑은, 사실, 어느 곳에나 있다’는 잔잔하고 따뜻한 울림을 전했던 영화 <러브 액츄얼리>가 떠오른다. 하지만 생애 가장 아름다운 사랑을 시작하는 것은 어느 곳에나 있는 사랑을 발견하는 것보다 훨씬 더 고통스러운 법. <내 생애…>의 커플들은 <러브 액츄얼리>의 커플들보다 서로의 삶에 보다 깊숙히 파고들어 관계를 맺으며, 때로 서로의 심장에 큰 구멍을 내고 서로의 일상을 흔들며 그 찬란한 해피앤딩을 향해 달려간다.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를 연출해 신선한 시각과 화법으로 주목받았던 민규동 감독의 두번째 장편영화다.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보다 신선함이 덜한 듯하지만 산만해지기 십상인 14명의 이야기를 깔끔하게 이어붙인 연출력은 더 무난하고 대중적이다. 7일 개봉.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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