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어엑스.
시네 플러스+
37도를 넘는 더위에 높은 습도까지 마치 아열대 기후를 방불케 하는 날씨가 기승입니다. 멀리 피서를 가기 힘들다면 시원한 극장에서 화끈한 영화로 더위를 날리는 것도 좋을 듯 한데요. 요즘엔 특히 스크린도 취향에 따라 ‘골라 보는 재미’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일반화된 3디, 4디엑스, 아이맥스부터 새롭게 등장한 스크린엑스, 스피어엑스까지…. 꼼꼼히 따져 영화에 맞는 스크린을 선택하면 보는 즐거움을 10배 더 느낄수 있답니다.
얼마 전 씨지브이 천호점에는 공간적 몰입감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반구형태 상영관 ‘스피어엑스’가 문을 열었습니다. 씨지브이가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는 스피어엑스는 한 벽면을 가득 채운 월 투 월(Wall-to-Wall) 스크린을 기반으로 하는데요. 상하좌우로 기울어져 관객을 빨아들이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고 합니다. 씨지브이 쪽은 “2디 관람시 3디와 같은 효과를, 3디 관람시 실사와 같은 입체감을 전달함과 동시에 천정에도 실링 스피커를 설치해 가장 현실적인 사운드를 제공한다”고 설명합니다. 스피어엑스관은 또 시야각별로 등받이 기울이가 다른 좌석을 설치해 어떤 좌석에서도 최상의 상태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고 하네요.
새롭게 등장한 또다른 상영관 ‘스크린엑스’는 일종의 다면상영관입니다. 기존의 전방 스크린 외에 좌우 벽면(270도)을 동시에 활용하는 신개념 상영 포맷이죠. 지난 4월 개봉한 영화 <차이나타운>은 110분 러닝타임 중 20분 정도를 스크린엑스로 전환해 씨지브이 홍대, 용산, 죽전, 광주상무 등 전국 10개 극장에서 상영한 바 있습니다.
스피어엑스와 스크린엑스는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하지만, 이미 보편화의 길을 걷는 스크린들은 흥행에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4디엑스죠. 4디엑스는 의자가 움직이거나 진동이 발생하고, 바람이 불고 물이 튀거나 향기까지 나는 등 ‘오감 효과’를 제공하는데요. 2009년 <아바타> 등 10개 작품을 시작으로, 2010년 14개, 2011년 28개, 2012년 31개, 2013년 58개, 2014년 74개 등 4디엑스로 제작되는 콘텐츠는 크게 늘고 있습니다. 1000만 관객을 돌파한 <겨울왕국>의 경우, 4디엑스로 관람한 관객이 54만여명에 달했습니다. 이외에도 <그래비티><인터스텔라><아이언맨><쥬라기 월드> 등 ‘시각 요소’가 두드러지는 영화의 경우, 적게는 6%에서 많게는 13% 이상이 4디엑스로 관람을 했다고 하네요.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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