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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부산영화제 ‘웃긴’ 일본 B급영화 거장 스즈키 세이준 감독

등록 2005-10-12 21:00수정 2005-10-12 21:00

“영화 감독은 체력…지혜 필요없다”
여든두살, 백발의 스즈키 세이준 감독이 기자회견장으로 걸어 들어왔다. 이동식 산소호흡기를 손에 들고, 고무관을 코에 낀 거장의 모습에 모두들 숙연해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도쿄 방랑자>(1966), <지고이네르바이젠>(1980) 등을 만든 ‘일본 B급 영화의 거장’은 유쾌하고도 황당한 기운을 내뿜으며 이내 기자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신작 <오페레타 너구리 저택>을 들고 제10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스즈키 세이준 감독은 11일 밤 기자회견에서 “<오페레타…>는 명절 시즌 일본 감독들이 스타들을 모아 자주 만들어온 오락영화”라고 말했다. “(태평양)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본 같은 제목의 옛날 영화에 나왔던 여배우에 끌려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었다”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장쯔이를 선택한 이유를 묻자 장난스런 표정으로 “그건 프로듀서에게 물어보라”며 마이크를 넘기거나,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재미고, 나는 항상 오락 영화를 찍어왔기 때문에 메시지를 안 담는다” 등 ‘심오한’ 질의응답들을 ‘오락영화 감독’답게 피해갔다.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오페레타…>라고 밝혔다. 그 이유는 영화를 찍으면 금방 잊기 때문에 최근 작품이 그나마 잘 기억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기자들이 거장에게 바치는 헌사와도 같은 질문도 여지없이 가볍게 맞받아쳤다. 독특한 영화들을 만들어왔다는 평가에는 “내가 보통이고 다른 사람들이 이상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고, 고령에도 영화를 만드는 힘의 원천에 대해 묻자 “영화감독은 첫번째도 두번째도 체력이다. 지혜는 하나도 필요 없다”고 말해 웃음보를 터뜨리게 했다.

부산/글·사진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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