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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늘 비슷하다고요? 내 짜증연기는 관객공감형”

등록 2015-10-07 19:07

배우 이선균
배우 이선균
영화 ‘성난 변호사’ 주연 이선균
“저도 알아요. 제가 ‘짜증 연기 1인자’로 불린다는 걸. 제가 얼굴은 평범한데 목소리가 특이한 편이라 의식적으로 힘 빼고 연기하는 데 집중하다보니 늘 비슷해 보이는 것 같아요. 그런데 오늘 인터뷰에 그거 따지러 오신 거예요? 으하하하.”

배우 이선균(40)은 그 어느 때보다 여유로워 보였다. ‘매번 비슷한 작품을 골라 비슷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 아니냐’는 다소 공격적인 질문에도 반죽 좋게 웃어넘긴다. “짜증도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짜증이어야 하기에 연기하기 어렵다”고 눙친다.

사실 이선균의 연기는 ‘로맨틱 짜증 연기’로 불린다. 텔레비전 드라마 속에서 버럭버럭 짜증을 내면서도 한편으론 부드럽고 로맨틱한 모습을 보여줘서 붙은 명칭이다. 그런 그가 이번엔 맞춤형 캐릭터로 돌아왔다. 새 영화 <성난 변호사>에서 상위 1% 두뇌, 승률 100%의 엘리트 변호사 변호성 역을 맡았다. 잘나가던 차에 시체 없는 살인사건 용의자의 변호를 맡게 되면서 꼬이고 또 꼬이는 인생 최대 위기를 맞게 되는 인물이다.

“사람들이 이번 영화를 자꾸 <베테랑>과 비교하시던데, <베테랑>과 안 붙어서 다행이에요. 으하하하. <성난 변호사>는 정의구현에 관한 이야기도 아니고, 법정 드라마도 아니에요. 추리·추격·법정 등 다양한 장르가 섞여 있는 재밌는 오락영화로 봐주시면 좋겠어요.”

잘나가다 인생 최대 위기 맞은
‘날라리’ 엘리트 변호사 역 맡아
“안 지루한 법정신 만들고 싶어
쇼호스트·김제동 등 섞어 준비”

뭔가 영화의 장르를 규정하고, 의미를 부여하려는 시도에 대해 이선균은 단호한 ‘거부 의사’를 밝혔다. 영화 속 변호성이 성이 난 이유는 재벌의 비리에 대한 분노라기보단 ‘자존심’을 건드린 데 대한 분노라는 설명이다. “‘사람이 이기는지 돈이 이기는지 두고 보자’고 외치지만, 변호성은 돈이 이긴다는 사실을 이미 다 알고 있는 인물이에요. ‘이기는 게 정의다. 이길 수 없다면 이기는 편에 서자’는 날라리거든요. 재벌은 그냥 (황)정민이 형이 ‘조태오’랑 같이 잡아주면 고맙겠어요. 으하하하.”

대검중수부 출신 엘리트 변호사 연기를 하려니 어렵지 않았냐는 물음에도 “전혀”라고 잘라 말했다. 애초에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법정신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법정은 판사님이 80%는 혼자 이야기하잖아요. 지루해 졸음이 쏟아져요. 그래서 생각했죠. 우리 교회 목사님에다 토크 콘서트 달변가 김제동에다 홈쇼핑 쇼호스트를 더해서 배심원과 판사를 현혹시켜 보자고요. 혼자 크레셴도(점점 세게)와 데크레셴도(점점 여리게)가 그려진 악보를 그리듯 준비했어요.”

지난해 350만명을 동원하며 흥행과 작품성,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은 <끝까지 간다>는 이선균에게 ‘변곡점’ 같은 작품이다. <성난 변호사>는 <끝까지 간다>보다 홀로 책임져야 할 분량이 훨씬 더 많아진 것이 부담이라면 큰 부담이다. “<끝까지 간다>를 야구에 빗대면, 저는 구속과 구질이 평범한 선발투수고 조진웅은 4번 타자예요. 4번 타자가 역전 만루홈런을 친 거죠. 이번엔 제 혼자 끌고 가니 책임감이 훨씬 무겁게 다가와요.”

이런 부담감 탓에 ‘흥행’에 대한 생각도 조금 바뀌었다. “예전에는 손익분기점만 맞춰도 다행이라 여겼는데, 이제는 100원 투자해 100원 뽑는 의미 없는 장사는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크단다. 허종호 감독과 대학 동기인 것도 영화가 잘되길 바라는 마음이 큰 또 다른 이유다.

이번 영화까지는 ‘짜증 선균’이지만, 내년에는 <소중한 여인>으로 누아르 연기에 도전한다는 그는 ‘변화’를 다짐했다. “멜로도 있고 액션도 있어요. 약간 <달콤한 인생> 분위기도 날 것 같고. 근데 뭐 관객들이 저한테 큰 관심은 없잖아요? 으하하하.”

멜로는 <사도>에서 사도세자의 생모 영빈 역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아내 전혜진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 그는 고개를 저으며 쿨하게 답했다. “에이~ 매일매일 일일드라마를 함께 찍고 있는 판에 굳이…. 으하하하.”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사진 퍼스트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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