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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사랑해도…될까요 우리

등록 2015-11-26 18:58

새달 3일 개봉 영화 ‘스윗 프랑세즈’

유대인 탐욕 그린 유대계 작가 원작
독일군과의 사랑·마을의 반목 그려
 사진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사진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12월3일 개봉하는 영화 <스윗 프랑세즈>는 이렌 네미로프스키라는 우크라이나 출신 유대계 작가가 쓴 같은 이름의 소설이 원작이다. 부유한 은행가 집안에서 태어난 작가는 1917년 러시아 공산 혁명 이후 프랑스로 망명했다. 유대인들의 탐욕을 그려 반유대주의자로 지탄을 받기도 했던 작가가 결국 아우슈비츠에서 39살 나이에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은 역설적이다. 네미로프스키는 독일군에게 끌려가기 직전까지 겁에 질린 프랑스를 묘사한 이 소설을 쓰고 있었다.

<공작부인: 세기의 스캔들>(2008년) <불렛 보이>(2004년) 등을 만들었던 사울 딥 감독은 네미로프스키의 미완성 유작 중 2부 ‘돌체’ 편에 바탕해 영화를 연출했다. 1940년 6월 독일군에게 점령당한 프랑스 뷔시 마을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렸다. 남편이 전쟁에서 독일군에 포로로 잡힌 ‘루실’(미셸 윌리엄스)은 시어머니와 함께 살던 집을 독일군 장교 ‘브루노’(마티아스 스후나르츠)의 숙소로 내주게 된다. 그 자신 포로 신세가 된 루실은 그런데, 매일 밤 피아노로 낯선 곡을 연주하는 독일군 장교에게 점차 마음을 주게 된다. 영화는 이 상황에 주목해 이들의 이야기를 순결하고도 비밀스런 로맨스물로 빚어낸다. 점령자와 피점령자의 차이를 넘어 사랑을 맞이한 남녀를 통해 인간의 고결함을 조명한다.

하지만, 원작에 비춰보면 그들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도 그들의 사랑 못지않게 중요하다. 프랑스인들은 스스로를 투사로, 박해받는 사람으로 묘사하기를 즐기지만, 실은 마을 주민들은 해묵은 원한을 풀기 위해 독일군에게 서로를 밀고하거나 부를 쌓는 기회로 전쟁을 활용하기도 한다. 영화는 종종 마을 사람들이 반목하는 모습이나 지주와 소작인들의 갈등에 카메라를 들이댄다. 절망적인 인간 군상에 대한 묘사는 기묘한 연대감을 자극한다. 독일인이든 프랑스인이든 유대인이든 사람은 모두 비슷하며 우리는 그중 하나라는 사실이다. 15살 이상 관람가.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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