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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제가 그림의 일부되는 경험 했어요”

등록 2015-12-29 19:11수정 2015-12-29 20:04

고아라. 사진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고아라. 사진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조선마술사’ 고아라

청나라로 끌려가는 청명공주역
초반엔 소녀처럼 밝은 캐릭터서
후반부 갈수록 농익은 멜로연기
“저 너무 밝기만 한가요? 고칠까요?” 웃고 농담하고 자꾸만 묻는다. 질문을 질문으로 되받으며, 자신이 뭐가 될지 스스로도 정말 궁금하다고 한다. 쉽게 재잘재잘 속을 털어보이는 배우 고아라(24)의 화법은 사람들을 쉽게 무장해제시켜 버렸다.

“병자호란 뒤 청나라로 끌려간 청명공주를 연기했는데 궁 안 사극 연기와 마술사 환희(유승호)를 만난 뒤 사랑에 빠진 연기가 사뭇 달라야 했거든요. 소녀 감성이 있으면서도 여자의 마음을 가지고 임해야 하는 작품이니까요. 하긴 저는 늘 소녀 감성으로 살아왔지요. 농담입니다. 푸하하하” 2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영화 <조선마술사>에 대해서도 진지하려다가 그만 웃어버린다.

2003년 한국방송 청소년 드라마 <반올림>에서 주연을 맡으며 데뷔한 그는 안방극장에선 일찍부터 친숙한 얼굴이었지만 배우로서 자리를 굳힌 작품은 2013년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성나정 역할이었다. 마침 배우로서 계속 살아갈 수 있을까 고민이 한창인 무렵이었다. “제가 어릴 때 활동을 시작해서 정말 아무것도 모른 채 별별 일을 다 겪어요. 대학생이 되어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 고민을 많이 했죠.” 호기심이 많아서 관찰하는 것을 좋아하고 가만히 앉아서 웃기는 일을 상상하기 좋아한다는 그는 자신의 원동력이 “재미”라고 지목한다. <응답하라 1994>는 “대중과 소통하는 즐거움을 알게 하고 애드리브를 팡팡 터뜨리는 재미가 있었다”면 <조선마술사>는 “며칠 밤을 새워 촬영하고 자신이 아름다운 그림의 일부가 되는 경험을 하게 한” 영화였단다.

배우는 한 작품을 하면서도 나이가 드는 것일까? 이번 영화 <조선마술사>에선 초반부엔 어쩐지 하숙집 딸일 때의 밝고 앳된 모습이다가 후반부 유승호와 멜로 장면이 무르익으면서 급속하게 변하는 모습이다. 진짜 공주를 대신해 청나라로 가야 하지만 그런 운명은 모르겠다는 듯 궁 밖으로 마음이 나풀나풀 날아가는 캐릭터다. “제가 살아가는 스타일이나 사람을 만날 때나 청명공주랑 비슷하죠. 좀 지나치게 용감한 면모가 없지 않아요.” 말 한 마디 한 마디 웃음을 베어문 듯한 느낌이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글쓰기를 좋아해 영화 배역을 맡으면서 김대승 감독과 청명공주에 대해 수많은 편지를 주고받았단다. “책과 음반도 많이 주고받았어요. 제가 실은 영상보다는 활자를 좋아해서 시나 소설을 많이 읽고 글로 읽으면 빨리 이해해요. 초등학교 5학년 때 류시화 시인 시집을 처음 읽고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어요. 지금도 작품을 할 때마다 일기를 적고 캐릭터에 대한 글을 따로 써요. 항상 적는 편이죠.”

밤마다 턱을 고이고 일기를 쓰는 하숙집 딸을 상상한다면, 지금은 공주 역할이지만 언젠간 팜파탈이나 정신줄 놓은 여자를 연기하는 자신을 상상하며 흐뭇해하는 어린 배우를 상상한다면 그가 맞다. 고아라는 아직 연예계 굳은살이 박이지 않은 그런 배우다.

남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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