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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도쿄 담아낸 대만감독 시선, 헬싱키를 녹인 빼어난 유머

등록 2005-10-19 17:14수정 2005-10-20 14:24

영화 ‘카페 뤼미에르’ ‘과거가 없는 남자’

이번 주말 두편의 예술영화가 씨네필들을 찾는다. 하이퍼텍나다와 씨지브이(CGV) 상암에서는 20일 대만 허우 샤오시엔 감독의 <카페 뤼미에르>가 개봉되고, 21일 필름포럼(옛 허리우드극장)에서는 핀란드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과거가 없는 남자>가 단관 개봉한다.

<카페 뤼미에르>의 프리랜서 작가 요코(히토토 요)는 대만인 남자친구의 아이를 임신한다. 요코는 걱정하는 가족들에게 “결혼 대신 미혼모의 길을 택하겠다”고 선언한다. 요코는 또 전철 소음을 수집하며 요코에 대한 마음을 감추고 있는 친구 하지메(아사노 타다노부)와 함께 대만출신 음악가 장원예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러 다닌다.

<카페 뤼미에르>는 허우 샤오시엔이라는 거장 감독이 또다른 거장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만든 독특한 오마주 영화다. 오즈 야스지로는 <동경이야기>(1953) 등을 통해 일본의, 일본인의 시선을 담는 미장센을 창조했다고 평가받는 감독이다. 허우 샤오시엔은 <카페 뤼미에르>에서 21세기 동경의 모습을 담아내는 것으로 영화 스승에 대한 헌사를 바쳤지만, 그 시선은 오롯이 허우 샤오시엔 자신의 것이다. 동경의 일상에서 건져낸 의미와 풍경의 조각들이 플롯 없이도 아름답고 인상적으로 펼쳐진다. 2004년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과거가 없는 남자>는 <레닌그라드 카우보이 미국에 가다>로 유명한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이 만든 영화 가운데 ‘가장 재미있다’고 평가받는 코미디 영화다. 헬싱키에 도착한 중년의 남자(마루꾸 펠톨라)는 사고로 기억상실증에 걸린다. 무작정 병원을 나온 그는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마을에 당도하고, 상냥한 구세군 이루마(카티 오우티넨)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아무도 밝혀지기를 원하지 않았던 그의 과거가 밝혀진다.

<과거가 없는 남자>는 헬싱키 출신인 감독이 헬싱키 실직 노동자들의 가슴에 낀 서릿발을 녹여낼 따뜻한 영화를 구상하던 중 탄생한 영화다. 그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사회 문제들에 대해 어떤 해결책도 내놓지 않지만, 유머와 우울함이 균형을 이루는 빼어난 영화다. 2002년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았고, 핀란드와 유럽, 미국 등지에서 흥행에도 성공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사진 동숭아트센터·필름포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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