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천진한 눈으로 본 전쟁
아이 리멤버 에이프릴(K1 밤 11시30분)=피아의 구분이 생명선처럼 그어져 있는 전쟁터에서, 혹여 그 경계가 사라지는 사연들은 하나같이 ‘영화’다. 2차 세계대전, 미국 서부 해안가를 염탐하던 일본군 잠수함이 미 해안 경비대에 발각되어 달아난다. 마츠오 병장만 미처 잠수함에 오르지 못했다. 인근 폐광에 몸을 숨겼지만, 그곳을 놀이터 삼던 네 꼬마들에 의해 붙잡힌다. 철모를 쓴 채 전쟁놀이를 즐기던 이들이다. 서로에게 적이 분명하다. 더구나 에프비아이(FBI)가 마을을 순찰 중이었다. 전쟁은 순식간에 지난 관계를 부정한다. 꼬마들의 가족 누군가는 전쟁에 불려 가고, 꼬마들의 일본인 친구 누군가는 일본인 집단수용소로 불려 간다. 모두 슬프다. 어른들의 전쟁은 일찌감치 아이들에게도 모순으로 다가온다. 결국 마츠오를 달아나게끔 꼬마들은 힘을 모으기로 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미국 본토도 공격을 당할 수 있다는 충격적 사실을 미국민에게 자각시킨 진주만 공격 뒤의 일이다.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눈을 통해 찬찬히 그러나 묵직하게 전쟁을 들여다본 수작이다. <식스 센스> <에이 아이>로 잘 알려진 할리 조엘 오스먼트도 만난다. 전체 시청가.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