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평화영화제 23일 막올라
4일간 34편 상영…포럼도 열어
세월호 다큐 ‘업사이드’ 개막작
4일간 34편 상영…포럼도 열어
세월호 다큐 ‘업사이드’ 개막작
기수갈고둥, 돌가시나무, 층층고랭이, 연산호군락, 구럼비…. 멸종 위기 생물들이 영화제의 상징이 됐다. 23일 시작하는 강정국제평화영화제는 제주 강정 동네를 이루는 생명체들을 주제로 삼아 5개의 섹션을 꾸렸다.
제1회 강정국제평화영화제(집행위원장 양윤모)는 6일 오전 서울 시민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3∼26일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에서 상영될 작품 34편을 발표했다. 기수갈고둥 섹션에선 ‘벼랑 끝의 삶’을 주제로 <소설무용>(정건문, 마카오 감독) 등 8편이 상영된다. 환란 속에서도 생명력을 꽃피워온 여성들을 상징하는 돌가시나무 섹션에선 <거미의 땅>(김동령, 박경태 감독) 등 5편을 통해 여성에게 전쟁이란 어떤 의미인지를 되짚어본다. 층층고랭이 섹션에서 상영되는 <다섯 대의 부서진 카메라>(에마드 부르나트, 기 다비디 감독)는 장벽에 갇힌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삶과 저항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다. 섹션마다 평화, 환경, 인권, 여성, 생명, 노동, 농업, 이주민 등에 대한 고민을 담은 이번 영화제에선 <소설무용> <지속되는 꿈들>(콤 레데세르 감독) <나의 하루>(강정한 감독) 등 3편이 이번 영화제를 통해 처음 공개된다.
올해 제주 해군기지 완공과 같이 시작하는 영화제엔 환경과 평화를 지키기 위한 싸움을 보여주는 영화들이 가득하다. 영화제에선 오키나와와 강정의 투쟁 과정을 돌아보는 ‘강정-오키나와, 섬들의 연대’, 현장에서 카메라로 연대해온 감독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는 ‘기억투쟁으로서의 영화’ 등 3차례의 평화포럼도 열린다. 상영작 총 34편 중 25편의 작품 상영에서 감독과의 대화 시간이 열리는 등 작은 영화제지만 감독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여느 영화제 못지않다.
황진미 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는 “이 영화제는 강정마을, 세월호 등 우리 사회 곳곳에서 벌어진 싸움의 당사자들과 그것을 기록해온 감독들, 이 싸움을 자신들의 삶터로 가져오려는 시민들이 한데 모이는 콘퍼런스 같은 것으로 기획됐다”며 “영화라는 언어와 실제 이야기들이 만나 결국 싸움의 뿌리가 하나라는 것을 깨닫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개막작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언론과 정부의 대처를 비판하는 다큐멘터리 <업사이드 다운>(김동빈 감독)이며 폐막작으론 <우리 승리하리라>(미카미 지에 감독)가 선정됐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사진 강정국제평화영화제 조직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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