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영화·애니

“나도 몰랐던 나의 서늘한 얼굴이 영화 속에 있었어요”

등록 2016-04-07 18:43수정 2016-04-07 22:39

배우 한효주.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한효주.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해어화’ 주연 한효주

친구의 인기 질투해 파멸하는
1940년대 기생 소율 역 맡아
극 마지막엔 노인 얼굴 분장도
‘나한테 저런 얼굴이 있었구나. 남에겐 보여주고 싶지 않은 얼굴이었는데….’ 배우 한효주는 소율 역을 맡아 출연한 영화 <해어화>(박흥식 감독)를 보면서 깜짝 놀랐다.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얼굴”은 영화에서 친구 연희(천우희)가 가수로 인기를 얻고 애인까지 가로채자 드러나기 시작한 질투와 분노에 휩쓸린 모습을 말한다. 청순하고 단아한 것만이 여배우의 미덕은 아닐지도 모른다. 복수와 허무의 얼굴로 새 영화를 찍은 한효주를 7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마지막 대사 때문에 이 영화를 선택했어요. 캐스팅될 때 박흥식 감독님이 ‘이 영화는 두 모차르트의 이야기다’라고 했던 말이 아직도 기억나요. 제가 맡은 소율은 조선시대의 성악곡인 정가를 잘하고 연희는 대중가요를 잘하는 건데 소율은 열등감과 질투로 자신과 친구를 파멸시키는 거죠. ‘그땐 왜 몰랐을까요 이렇게 좋은 걸….’ 이라는 마지막 말은 우열이 아니라 서로 다른 재능이 있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깊은 회한이 담겨 있어요.”

<해어화>는 1943년 경성 제일의 기생학교인 대성권번에서 조선 제일의 예인을 꿈꾸며 함께 자라던 소율과 연희 두 친구가 갈등하고 대립하다가 파멸에 이르는 이야기다. 권번은 예인을 양성하는 기관이자 당시 기적에 오른 기생들을 총괄하던 곳이다. 실제 평양 기생 왕수복과 선우일선 등 유행가를 부르며 대중문화를 이끌어가던 기생 출신 가수들이 있었다는 점에 착안해 <해어화>의 얼개를 짰다. 2005년 <논스톱5>로 데뷔한 한효주는 드라마 <동이>나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등에서 역사 속 인물을 연기했지만, 1940년대 기생 역할은 그로서도 큰 도전이었다고 했다.

영화 초반 제비꼬리 같은 속눈썹을 하고 복사꽃처럼 화사하게 웃는 소율은 우리가 알던 한효주이지만, 그는 곧 무섭고 차가운 얼굴로 복수를 시작한다. 영화 마지막에선 검버섯 피어오르는 노인의 얼굴을 하고 나오기도 했다. “노인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정말 고민을 많이 했지만 1시간50분 동안 내가 끌어온 이야기니까 내가 마무리지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땐 티브이나 영화를 봐도 할머니들만 눈에 들어왔어요.”

한효주는 영화에서 직접 조선 정가를 노래한다. 국악만 들으면서 춤과 노래를 배웠다고 했다. “딱 1년전 이맘때 꽃놀이 가고 싶은 마음을 이기고 춤이나 노래, 일본어와 국악을 배우는 데 몰두했던 3~4개월이 차라리 마음이 편했다”고 하는데는 이유가 있다.

2014년 공군 장교로 복무중인 한효주의 동생이 ‘김일병 자살사건’ 피의자로 연루되어 큰 파문이 일었다. “오랫동안 연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지난해 문득 더이상은 내가 하고 싶어도 못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펑펑 울었다. 그러고 나니까 좀 개운해졌다”는 그의 말에선 이 사건에 대한 그의 고민이 읽힌다. 그는 “항상 이번 작품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게 됐고 <해어화>도 마찬가지”라고 하면서도 밝게 웃었다. “그렇게 비관적인 얘기는 아니다. 어차피 배우는 항상 선택받아야 하는 직업이다. 오히려 마지막 작품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촬영을 즐기게 되고 마음이 편해졌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주는 느낌이 좋다”는 것이다.

아직은 이른 이야기일 듯 하다. 지난해 영화 <쎄시봉><뷰티 인사이드>가 잇달아 개봉했고 올해는 <해어화>개봉에 이어 그가 주연을 맡은 드라마 <더블유>가 7월부터 문화방송에서 전파를 탈 예정이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