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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아이돌과 독립영화, 잘 만난 그들의 상부상조

등록 2016-04-10 19:04수정 2016-04-11 10:26

작은영화로 가는 아이돌
영화 ‘글로리데이’ 김준면(엑소의 수호). 사진 각 배급사 제공
영화 ‘글로리데이’ 김준면(엑소의 수호). 사진 각 배급사 제공
엑소의 수호, 갓세븐의 주니어, 카라 출신 박규리, 서프라이즈의 이태환, 인피니트 호야, 씨스타 다솜 …. 아이돌이라는 것 말고는 비슷한 점이 없던 이들에게 최근 공통점이 하나 생겼다. 바로 독립영화나 예술영화를 통해 연기의 길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엑소의 도경수, 엠블랙 이준 등이 비슷한 길을 앞서 걸었다. 지금 아이돌들은 작은 영화로 간다.

■ 독립영화와 기획사의 만남 엑소 멤버 수호는 3월24일 개봉한 영화 <글로리데이>를 통해 배우 김준면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2015년 음원·음반 판매로만 200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렸던 아이돌 그룹 엑소의 멤버가 제작비 3억원 남짓한 영화에 출연하는 것은 지금 전혀 특이한 일이 아니다. 카라 출신 박규리가 나오는 영화 <두 개의 연애>는 4억원을 조금 넘는 돈으로 만들어졌고 씨스타 다솜은 지난 1월 개봉한 초저예산 옴니버스 영화 <프랑스 영화처럼>의 단편 중 하나에 나온다. 갓세븐 주니어의 데뷔작 <눈발>은 제작비 모금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그룹 서프라이즈의 이태환은 제작비 1억5천만원으로 만들어진 영화 <수색역>으로 31일부터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영화 ‘눈발’ 갓세븐의 주니어. 사진 각 배급사 제공
영화 ‘눈발’ 갓세븐의 주니어. 사진 각 배급사 제공
아이돌에게 시간은 곧 돈이다. 영화 촬영 기간 동안 활동을 중지하면서 작은 영화에 출연하는 일은 만만치 않은 부담이지만 아이돌 그룹 멤버들은 적극적이다. <동주>제작자인 신연식 감독은 아이돌 그룹 멤버들에게 연기 지도를 하다가 그 인연으로 이준(<배우는 배우다>), 소이(<조류인간>), 다솜·전지윤(<프랑스 영화처럼>) 등 여러 명의 아이돌을 배우로 발탁했다. 신 감독은 “원래 배우가 꿈이었는데 데뷔하기 위해 가수가 된 아이돌들이 있다. 그들은 노래하는 무대에선 풀 수 없는 갈증을 안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며 “아이돌들은 대체로 어린 나이부터 성취 욕구가 강하고 경쟁에 익숙하기 때문에 빠르게 영화 현장에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 ‘프랑스 영화처럼’ 씨스타의 다솜. 사진 각 배급사 제공
영화 ‘프랑스 영화처럼’ 씨스타의 다솜. 사진 각 배급사 제공
■ 연예산업, 영화 진출의 경제학 그러나 아이돌들의 영화행 러시엔 개인적 열망보다도 아이돌 산업 측면의 필요가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 서프라이즈의 이태환을 영화 <수색역>에 출연시킨 김용곤 캐스팅 디렉터는 “2세대 아이돌인 소녀시대, 원더걸스, 카라까지만 해도 그룹 해체 전엔 연기활동을 시작하기가 어려웠다. 가수는 가수, 배우는 배우라는 기준이 있었는데 한류 붐 이후 한 명의 아이돌을 드라마, 음악, 공연 등 다방면으로 활동시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여러가지를 할수록 돈 되는 일’이라는 새로운 기준점이 생겼다. 그 이후 데뷔한 아이돌들은 아예 그룹을 만들 때부터 에프엑스의 설리, 티아라의 은정 등 아역배우 출신이나 연기자 지망생을 1~2명 배치한다”고 전했다. 웹진 <아이돌로지>필진인 별민은 “3세대 아이돌부터는 해외투어를 활발하게 다녀야 하니 오랜 기간 촬영하는 드라마보다는 빨리 찍고 끝내는 작은 영화들을 오히려 선호한다. 투어 중간중간 연기 경력을 쌓아 나중에 상업영화로 진출할 발판을 만드는 셈”이라고 분석한다. 신인 아이돌은 이런 분위기를 더욱 빠르게 흡수했다. 가요 홍보대행사 앤트웍스의 김일겸 대표는 “한 해에 신인 아이돌 그룹 몇백팀이 만들어지는 상황에서 기획사 사장들은 ‘배우라도 해야지 밥은 먹고 산다’는 말이 입에 붙었다. 멤버 중 한 명만 인지도를 얻어도 팀 전체가 알려지니까 가수-연기자를 합친 아이돌을 만드는 것이 공식이 됐다”고 했다.

영화 ‘히야’ 인피니트의 호야. 사진 각 배급사 제공
영화 ‘히야’ 인피니트의 호야. 사진 각 배급사 제공
■ 영화에서 ‘아이돌 효과’는?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저예산 영화가 아이돌들의 연기 진출 통로가 됐지만 영화 입장에선 어떨까. ‘아이돌에게 안방극장은 너그럽고 스크린은 가혹하다’는 속설이 있지만 작은 영화는 사정이 다르다. 7일 기준으로 영화 <글로리데이>관객수는 18만명을 넘었다. 20만~30만명을 기본으로 하는 아이돌 팬클럽이 움직이면 10만명만 보아도 대성공이라는 독립영화의 성패가 바뀐다.

신화 김동완을 주연으로 한 영화 <어떤 이의 꿈>에 이어 카라 출신 박규리를 출연시켜 <두 개의 연애>를 찍은 조성규 감독은 “상업영화도 성공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저예산 영화들이 기본 관객을 보증하는 아이돌들을 캐스팅함으로써 영화와 아이돌이 서로를 활용하는 경향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아이돌의 이미지를 영리하게 활용한 작은 영화들도 눈에 띈다. <두 개의 연애>에서 박규리는 일본어를 주로 구사하는 재일동포 여자로 나온다. 덕분에 아이돌 특유의 신비감을 유지하면서도 무리 없이 극에 섞였다. <글로리데이>에서 김준면은 다른 주인공들보다 등장하는 장면은 적지만 존재감을 남기고 떠나는 전략을 취했다. 작은 영화가 아이돌 활동 공식을 바꾸었듯 아이돌이라는 새로운 유형의 배우가 영화의 모양을 조금씩 바꾸고 있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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