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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탈핵·난민·복지…환경 넘어 사회를 성찰한다

등록 2016-04-25 20:42

서울환경영화제. 사진 서울환경영화제 사무국 제공
서울환경영화제. 사진 서울환경영화제 사무국 제공
서울환경영화제 새달 6일 개막

주제 스펙트럼 넓혀 85편 상영
“자연파괴 배경에도 관심 가져야”
13번째를 맞은 서울환경영화제의 걸음이 넓어졌다. 5월6일부터 12일까지 서울 광화문 씨네큐브, 인디스페이스 등에서 40개국 85편 영화를 상영하는 이번 영화제에는 망가지는 지구의 현실을 고발하는 자연 관련 영화들뿐 아니라 노동과 복지, 도시 등 우리를 둘러싼 사회경제적 환경에 대해 성찰하는 영화들이 대거 들어왔다.

개막작부터 이번 환경영화제의 변화가 엿보인다. 개막작은 미국을 압박하는 사회문제들을 풀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음 침공은 어디?>다. 마이클 무어 감독은 프랑스의 학교 급식, 핀란드 교육제도, 독일의 과거사 청산, 아이슬란드의 양성평등 실현 등을 두루 살핀다. 맹수진 프로그래머는 “미국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미국에 존재하지 않는, 잃어버린 복지제도를 찾아 세계를 돌아다니는 영화”라고 소개하며 “우리는 왜 평등한 사회를 유지할 수 있는 조건을 버리게 되었는지 묻는데 그 질문은 고스란히 한국의 것이기도 하다.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하기 위한 철학과 관점을 살피는 영화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환경영화의 스펙트럼을 확장하고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담아내는 ‘포커스-세계화의 오늘’이라는 섹션에선 ‘미하엘 글라보거 감독의 세계화 3부작’이 상영된다. 도시인의 일상, 도시에서 노동자로 산다는 것, 성매매 모습 등 화려한 도시 뒤편의 그늘을 담아낸 3편의 영화는 2014년 감독이 라이베리아를 취재하던 도중 말라리아로 사망하면서 유작이 됐다. ‘공존의 삶’ 섹션은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다룬 영화들을 상영해왔으나 올해부턴 난민 문제를 포함해, 사회적 약자와의 공존으로 넓어졌다.

한국 감독들 중에선 김기덕 감독, 김태용 감독, 민병훈 감독 등 중견 감독들의 작품이 여럿 눈에 띈다. 김기덕 감독은 지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원자력발전의 위험을 경고한 <스톱>은 국내 개봉이 어렵기 때문에 영화제에서만 상영할 것”이라고 밝힌 일이 있어 이번 영화제는 <스톱>을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번 영화제에선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탈핵을 다룬 작품들이 또 하나의 큰 줄기를 이루고 있다. 시화호 방조제 건설로 죽음의 호수라고 불렸던 시화나래길 일대가 여러해 동안의 노력으로 다시 복원되는 과정을 그린 민병훈 감독의 <시화공존>도 한국환경영화경선 상영작으로 선정됐다. 제주 해녀를 조망한 김태용 감독의 단편 <그녀의 전설>도 이번 영화제에서 소개된다.

환경영화제의 주제가 넓어진 것은 그동안 서구 중심 환경영화에 비해 저변부터가 척박했던 우리 환경영화의 문제의식이 꾸준히 성장한 덕분이기도 하다. 맹 프로그래머는 “서구 중심 환경영화에선 아무래도 환경이 파괴되는 현장에만 초점을 맞추면서 환경파괴가 벌어지게 된 역사적·산업적 배경은 소홀해지는 경향이 있었다”며 환경영화 속 시각정치의 문제들을 지적한다. 북미나 유럽에서 만들어지는 환경영화들에선 주요 소비자인 서구인들은 ‘아름답게’ 그려지고 경제적인 이유로 환경 파괴에 동원되는 아시아와 아프리카는 미개한 듯 묘사되는 일이 많았는데 서울환경영화제 쪽은 “서구의 환경영화를 들여오더라도 그들의 시각을 비판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으며 앞으로 다른 환경영화제에서도 차별적 관점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제기하겠다”는 계획이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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