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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제가 츤데레예요, 짜증내면서 쓱~ 챙겨주는”

등록 2016-05-10 19:21

김고은
김고은
인터뷰 l ‘계춘할망’의 손녀 김고은

할머니와 섬세한 거리감이
영화를 신파위험에서 구해내
“너무 많은 칭찬을 받았으니
이젠 재지않고 온갖 것 도전”
12년 만에 할머니와 손녀가 다시 만났다. 할머니는 보듬고, 만지고 싶어 안달인데 손녀는 영 무뚝뚝하다. 그렇다고 할머니 곁을 떠나지는 않는다. 서먹하고도 다정하게. 영화 <계춘할망>(감독 창)에서 손녀 역할을 맡은 김고은과 할머니 윤여정이 빚어내는 섬세한 거리감은 영화를 신파의 위험에서 구출해 새로운 감정선을 그린다.

“영화 이야기를 들어보니 마음이 너무 아플 것 같아서 시나리오를 읽지 않으려고 했어요. 그런데 막상 읽고 나니 제가 느꼈던 감정과 닮아 있는 게 많아서 ‘나도 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10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김고은은 “영화속 손녀 혜지의 인생을 안다기보다는 혜지의 마음을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할머니는 제겐 이 세상에서 가장 멋있는 여성상이었어요. 어릴 때 놀이공원에 놀러갔다가 제가 소변이 급하다고 해서 할머니가 공중화장실에 데려갔어요. 그런데 기다리는 줄이 너무 길어서 제가 동동거리고 서 있었더니 할머니가 줄 맨앞에 서 있는 일본사람에게 유창한 일본어로 양해를 구하고는 저를 화장실에 들여보내는 거에요. 그순간 할머니가 너무 멋있어서 오줌이 쑥 들어갔던 게 아직도 기억나요. 하하.”

할머니에게 원래 가지고 있던 마음은 영화를 찍으면서 윤여정에게 옮겨갔다. “제 촬영 순서를 기다리며 앉아있으면 이상하게 자꾸 윤여정 선생님만 쳐다보게 되더라고요. 눈부시겠다 싶으면 스태프들에게 ‘양산 갖다 드리라’ 부탁하고 밥 때되면 선생님 옆에 가서 앉아 있고.” 그 친애와 경외를 표현하는 방법은 어디까지나 ‘김고은식’이다. “제가 낯간지러워서 다정한 표현을 잘 못해요. 그러면서도 ‘츤데레’처럼 할머니를 챙긴다고 해야 하나. 제가 학교에서 밤새 연습하고 오면 할머니가 걱정돼서 못주무시는 걸 보면 짜증내면서도 할머니 없을 때 방에 뭘 쓱 갖다두고 오는 식이에요.” 츤데레는 일본 인터넷 유행어에서 온 겉은 퉁명스러우면서도 속은 다정하다는 뜻이다. 김고은의 말문이 본격 터진 것은 인터뷰를 시작하고 30분쯤 지나서였을까. 쑥스러워 하다가 자리에 익숙해지면 자신의 이야기를 툭 털어넣는 김고은 자신의 성격부터가 츤데레다. 실은 <계춘할망>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들은 할머니가 손녀에게 큰 꽃핀을 꽂아주는 장면, 손녀가 할머니에게 무뚝뚝한 얼굴로 선크림을 발라주는 장면 등 둘의 거리가 좁혀지는 장면들이란다.

2012년 데뷔작인 영화 <은교>로 그해 모든 영화제의 신인상을 휩쓸었던 김고은은 영화 <몬스터>, <차이나타운>, <협녀, 칼의 기억>과 드라마 <치즈인더트랩> 등에서 주연을 맡으며 단박에 주요 여배우로 올라섰다. “학생 시절 온갖 배려를 다 받아가면서 첫 작품을 찍었고 그걸로 너무 많은 칭찬을 받았으니 이제 또 칭찬받기만 바라는 것보다는 재지 말고 온갖 것들을 다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신인은 용서가 되는 부분이 많으니까 벌써부터 겁을 먹고 한계를 두면 안되겠다고 생각했죠.” “지금까지는 발전과 성장이 목표였지만 얼굴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책임감이 생겼다”는 김고은의 목표는 이렇다. “어느 때는 잘하고, 어느 때는 못하는 기복을 없애야 하는 때인 것 같아요. 저에 대한 호불호의 폭이 줄어들고, 연기 기복이 없어지고… 내공이란 건 그런 거겠죠.”

글·사진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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