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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칸에서 만난 한국 감독…‘아가씨’ 박찬욱 감독 ‘부산행’ 연상호 감독

등록 2016-05-16 18:44

왼쪽부터 ‘아가씨‘ 박찬욱 감독, ‘부산행‘ 연상호 감독. 사진 각 배급사 제공
왼쪽부터 ‘아가씨‘ 박찬욱 감독, ‘부산행‘ 연상호 감독. 사진 각 배급사 제공
‘아가씨’ 박찬욱 감독 “작품마다 늘 평균점수 안좋죠”
‘부산행’ 연상호 감독 “제 최고걸작 될지 모른다네요”
감독들은 지금 칸에 있다. 지난주 공개 상영회를 마친 <아가씨>와 <부산행>의 박찬욱, 연상호 감독은 대중과 언론, 해외 구매자들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올해 칸 영화제에서 큰 기대를 모았던 박찬욱 감독과 뜻밖의 발견으로 주목받는 연상호 감독을 각각 14일과 15일 칸에서 만났다.

“아가씨와 하녀 관계묘사 통해 동성커플에 대한 고정된 성역할 고정관념을 깨고 싶었다”

■ 박찬욱 “명쾌한 해피엔딩으로 간다” “내 영화에 대해선 좋고 싫음이 크게 나뉘며 언제나 평균 점수는 그리 좋지 않았다.” 영화가 공개되면서 “한국영화에서 가장 악명높은 감독”(<헐리우드 리포터>) “칸이 사랑하는 감독”(<스크린데일리>)으로 평이 엇갈리는 상황을 박찬욱 감독은 담담하게 바라봤다. <아가씨>에 대해선 “명쾌한 권선징악이며 해피엔딩의 대중적 영화”라고 자평했다. “영화는 식민지 시대 조선을 배경으로 하지만 나는 시대가 아니라 개인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동성애를 탐구하더라도 로맨스에 가까운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아가씨>는 1930년대 귀족 집안 아가씨 히데코와 하녀의 사랑을 다룬다.

그는 “일본과 한국에 대한 도식적인 접근에서 벗어나 좀더 복잡하고 독특한 상황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한국이라는 나라에 근대성이 어떻게 도입됐는지 어떤 모습으로 한국인의 내면에 형성됐는지 추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봤다”고 말했다. “영화가 남성적인 시각으로 본 여성의 사랑을 그렸다”는 비판이 있음을 지적하자, “내가 생각하기엔 이랬으면 좋겠다는 모습을 그렸는데 남성 이성애자인 내 상상력의 한계가 있을 수도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아가씨와 하녀 두 사람의 관계 묘사를 통해 “동성 커플에게 고정된 성역할이 있을 것이라는 식의 고정관념을 흐트러뜨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영화 마지막엔 두 여주인공이 대칭적 자세로 사랑을 나누는 장면이 나온다. 박 감독은 “굳이 대칭적인 느낌을 준 것은 계급과 나이, 식민국과 지배국이라는 출신이 다른 두 주인공의 비대칭성을 (정사장면을 통해) 바로잡고 싶었고 이제 둘은 대등한 관계라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했다.

“나이 들고 딸을 키우며 제 안의 여성적인 면모를 느끼고 관심이 간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여성성을 발견해나가는 과정이다 .” 왜 여성 캐릭터와 그들의 사랑에 그토록 관심이 많으냐는 질문에는 “모든 위대한 사람에게는 여성적인 섬세함이 발견되는 법이다”라는 발자크 소설의 한 대목을 인용하며 이렇게 답했다.

“사회전복적? 외신들 평가에 신기했다 상업영화일뿐 왜 나를 운동권 만드나^^”

■ 연상호 “이건 내 베스트가 될지도 몰라” “사회적 메시지가 너무 과하지 않나?” “전작과는 달리 너무 상업적이지 않나?” 연상호 감독이 <부산행>을 공개한 뒤 가장 많이 받은 두 질문은 사뭇 상반된다. <부산행>이 학교폭력을 그린 <돼지의 왕>, 종교 문제를 비판한 <사이비>에서 보여준 사회의식과 대중들의 취향을 의식한 상업영화의 요소 두 가지를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칸영화제 필름 마켓에서 만난 그는 “한국적인 드라마 방식을 외국관객들이 어떻게 볼지 궁금했는데 사회전복적 시각을 읽어내는 외신 평가가 많아서 신기했다. 심지어 <부산행> 속편 <서울역>을 두고 브뤼셀 영화제에선 ‘마르크스주의의 유령이 서울역을 떠돌고 있다’는 평가를 해서 깜짝 놀랐다. 이 영화는 상업영화일 뿐이다. 나를 왜 운동권으로 만드느냐”며 웃었다.

영화는 한국의 사회적 상황을 담되, 고민의 깊이를 더했다. 단지 진보적 시스템을 만드는 것만이 아니라 다음 세대에게 무엇을 남겨줄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는 “영화를 만들기 전 (<송곳>의 만화가인) 최규석에게 시나리오를 보여줬더니 ‘네가 전에 했던 고발물보다 오히려 진전됐다, 이건 네 작품중에 최고 걸작이 될지도 몰라’라는 칭찬을 받았다”면서 쑥쓰러워했다.

애니메이션 감독이 100억원을 들여 만든 실사영화라는 점에서 <부산행>은 연 감독의 경력에서 전환점이 될 터이다. 생사 기로에서 헤어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좀비 액션이라고 부를 만한 속도감 있는 장면으로 담아낸 연 감독은 “작은 예산으로 영화제용 영화만을 비슷한 방식으로 만드는 사람이 되는 것을 경계했다. 앞으로도 작은 영화와 큰 영화를 오가는 자유로운 길을 찾고 싶다”고 했다.

<부산행>에서 바이러스가 창궐할 때 ‘기다리라’고 정부가 발표하는 대목이 세월호를 연상시킨다는 질문을 던졌다. “나도 굉장히 놀란 게 이 영화 시나리오는 세월호 침몰 전에 쓰여졌다. 영화가 현실 영향을 받은 게 아니라 나중에 일어난 현실 사건에서 같은 대처가 나왔다는 건 굉장히 이상한 일 아닌가요?”

칸/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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