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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개그맨들이 이런 기분 느끼나 봐요”

등록 2016-06-22 15:22수정 2016-06-23 11:46

영화 ‘봉이 김선달 주연 유승호
여장 등 코미디 연기 첫 도전
고창석·라미란 등과 호흡도 척척
“더 철저히 망가지고 싶어”
배우 유승호.
배우 유승호.
“개그맨들이 이런 기분을 느끼겠구나 싶었다.” 7월6일 개봉하는 코미디 사극 영화 <봉이 김선달>에서 배우 유승호(23)는 주인공 김선달 역을 맡았다.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대동강 물을 팔아먹은 바로 그 김선달이다. 극중에서 유승호는 수려한 외모로 능숙하게 여심을 홀리고, 능글맞게 사기를 쳐댄다. 여장에 노인, 추남 분장까지 망가짐도 거침없다. 21일 시사회에서 처음 영화를 봤다는 그는 망가진 자신을 보며 웃는 관객들을 보며 “너무 행복했다”고 말했다.

유승호는 아역 때부터 최근 드라마 <리멤버>(에스비에스)까지 나이에 비해 비극적이고 진중한 역할을 많이 맡았다. <봉이 김선달>은 그의 첫 코미디 연기 도전작이다. 일단 시나리오가 너무 재밌었단다. “시나리오를 읽으며 혼자 킥킥대기는 처음이었다. 딱 내 나이대 20대 청년의 모습을 선달의 밝고 명랑한 모습으로 보여주고 싶었다”며 코미디 도전 이유를 밝혔다. 우수에 젖은 눈빛에 익숙해진 그의 팬에겐 극중 깐족대는 표정이 어색할 수도 있겠다. 군대도 연기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2013년 입대, 신병교육대대 조교로 근무한 그는 티브이 속 또래 남자 배우들을 보며 한없이 우울해졌단다. “나도 할 수 있는데…” 하며 칼을 갈았다. 욕심나는 대로, 하고 싶은 대로 2014년 12월 제대 이후 내리 4개 작품을 한 이유다.

영화 <봉이 김선달>에서 조선을 뒤흔든 사기패로 호흡을 맞춘 배우 유승호(왼쪽)와 고창석(오른쪽).
영화 <봉이 김선달>에서 조선을 뒤흔든 사기패로 호흡을 맞춘 배우 유승호(왼쪽)와 고창석(오른쪽).
촬영하면서 힘들었던 점을 물어보니 의외로 “김선달을 표현하는 것 자체가 너무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난 우울하고 가라앉는 걸 좋아하는 편이다. 내 딴에는 최대한 밝게 인물을 표현해도 감독님은 좀 더 밝게, 더 밝게를 요구하셨다. 다만 정반대의 인물을 연기하며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했다"고 말했다. 고창석(보원 역), 라미란(윤보살 역) 등 그와 사기패를 이룬 선배들의 코믹 연기를 많이 참고했단다. 특히 고창석은 영화 <부산>(2009)에서 부자지간으로 함께 출연하기도 한 사이. 그는 “당시엔 어려서 말도 잘 못 붙였다. 나이 많은 형님이지만 이젠 친구처럼 쿵짝이 잘 맞는 파트너가 됐다”며 남다른 친분을 자랑하기도 했다. 그는 나이는 3살 많지만 동생 ‘견이’로 나오는 시우민을 포함해 “왜인지는 몰라도 형들이 항상 나를 잘 챙겨준다”며 수줍게 고개를 갸웃거렸다.

화제가 된 여장은 어떻게 준비했을까. 얼굴에 화장만 하고 치마만 입은 게 아니다. 가슴에 살포시 손을 올리거나 고름으로 입을 가리는 등 행동이며 목소리까지 영락없는 여자다. ‘여자 목소리 내는 법’으로 검색도 하고 밤에 후시녹음을 하는 등 나름 노력을 했다. 그럼에도 그는 “군대 갔다와서 목소리가 굵어졌다. 그 전에 찍었어야 했다”며 농담 섞인 아쉬움을 드러냈다.

영화 <봉이 김선달>에서 여장을 한 배우 유승호의 모습.
영화 <봉이 김선달>에서 여장을 한 배우 유승호의 모습.
23살에 이미 데뷔 16년차 배우인 유승호. 긴 아역 시절을 지나 어른이 됐으니 신나게 자유를 누릴만도 한데 꼭 그렇지도 않다. 2012년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어른이 되면 늦게까지 놀고 싶다”고 했던 그는 요즘도 가끔씩 친구들과 피시방에서 새벽까지 게임을 하는 것이 여가 생활의 대부분이란다. 반면 연기 욕심은 더 커지고 연기 고민은 더 깊어졌다. 30대가 되기 전에 ‘제대로 망가지는’ 코미디 재도전부터 액션까지 하고 싶은 것도 많다. 그는 “나이가 들수록 더 여유가 생기고 부담이 없어질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하면 할수록 어렵고 외로워지는 게 연기인 것 같다”며 속내를 드러냈다. 한 선배한테 고민을 털어놨더니 “야, 내 나이 돼봐. 나도 아직도 너무 어렵다”고 하더라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앞으로 잘 이겨나가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고.

글·사진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사진 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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