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평론가 오동진(왼쪽부터), 김상화 부산국제어린이영화제 위원장, 김조광수 감독, 강석필 감독, 영화평론가 장 미셸 프로동, 토니 레인즈가 9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 비프홀에서 열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BIFF포럼 '갑론을박:BIFF 사태를 돌아본다'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한 유럽의 영화 평론가들이 입을 모아 서병수 부산시장을 비판하고 나섰다.
<카예 뒤 시네마>와 <르몽드> 편집장을 역임한 프랑스 영화 평론가 장 미셀 프로동은 11일 <한겨레>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정부의 간섭을 받고 있는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해 “정부에 의한 표현의 자유 억압 문제 등을 놓고 특별히 부산국제영화제가 언급되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바로 아시아 대표 영화제이며 아시아를 바라보는 창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프로동은 이어 “정부의 검열 문제는 부산영화제만의 문제가 아니다. 작년 터키 정부는 이스탄불국제영화제가 터키의 쿠르드 무장군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바쿠르>를 검열한 뒤 상영을 취소시켰고, 이후 아지제 탄 영화제 총감독은 사임했다”며 “올해에도 폴란드의 한 다큐영화제에서 같은 일이 반복됐다. 더이상 이런 문제가 반복되지 않게 부산국제영화제가 좋은 선례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영화평론가 장 미셸 프로동(가운데)이 9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 비프홀에서 열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BIFF포럼 '갑론을박:BIFF 사태를 돌아본다'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동은 지난 9일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갑론을박:부산국제영화제(BIFF) 사태를 돌아본다’ 토론회에선 “문제는 부산시장이란 분이다. 위협을 가하고 있는 대상은 모든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말하며 서병수 시장을 정면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선 부산국제영화제 초창기부터 직간접적으로 참여해 온 영국의 영화 평론가 토니 레인즈 역시 강도높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오마이뉴스> 보도를 보면, 토니 레인즈는 토론회에서 “형편없는 정치인은 빨리 물러나야 한다. 다음 선거 때 잘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19년 동안 아무런 간섭없이 성장했다. 갑자기 시에서 어떤 한 영화를 지목해 상징하지 말라고 했고, 영화제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라며 “영화제는 좌파나 우파 성향의 영화를 모두 상영할 수 있는 곳이지 한 영화를 지목해 상영하지 말라고 한 것은 말이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또 “정치인이라면 중립을 지키고 협상을 해야 하는데 형편없는 시장이다. 이런 형편없는 정치인은 빨리 물러나게 해야 한다.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서병수 시장을 지적해 비판하기도 했다.
레인즈는 또 부산국제영화제 안내서에 실린 서병수 시장의 축사를 지적하며 “이보다 위선적 발언은 없다”고 지적했다. 서 시장은 축사에서 “올해 부산영화제가 혁신과 새 출발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과 함께 민간 이사장이 이끄는 첫걸음을 내디뎠다”며 “저는 이미 밝힌 것처럼 앞으로도 부산시장으로서 부산영화제가 지속해서 성장하며 영화산업을 견인할 수 있도록 협력하고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레인즈는 마지막으로 “부산영화제 사태를 계기삼아 제대로 된 시장을 선출해 달라. 다음 선거 때 잘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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