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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1년간 그린 만화를 영화로 만들었죠”

등록 2016-10-24 11:43수정 2016-11-01 10:02

<환절기> 연출한 이동은 감독
그래픽 노블 <니나내나> 출간
이동은 감독. 조소영 <한겨레티브이> 피디 azuri@hani.co.kr
이동은 감독. 조소영 <한겨레티브이> 피디 azuri@hani.co.kr

21회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부문에서 상영됐던 영화 <환절기>를 만든 이동은 감독은 같은 이름의 만화를 그린 원작자이기도 하다. 한 가지 이야기를 영화와 만화 두 가지의 형식으로 만든 감독은 이번엔 3번째 만화책 <니나 내나>를 펴냈다. 지난 20일 서울 공덕동 한겨레 사옥에서 이 감독을 만났다.

<환절기>는 아들 수현(지윤호)이 친구(이원근)와 여행을 하다 사고를 당해 식물인간이 되면서 엄마(배종옥)가 아들과 아들 친구 사이의 숨겨왔던 비밀을 알게 된다는 이야기다. <환절기>가 영화보다 만화로 먼저 나오게 된 까닭을 물었다. “한겨레문화센터 영화학교에서 6㎜ 카메라로 단편영화를 만든 게 시작이었다. 그 뒤 영화투자사를 다니다가 창작활동을 해야겠다고 그만두고 시나리오 공모전에 여러번 응모했는데 번번이 떨어졌다. 그래서 당선을 겨냥할 게 아니라 온전히 내가 하고 싶던 이야기를 써보기로 했는데 그게 <환절기>다. <환절기>가 쉽게 투자를 받거나 영화로 만들어질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림을 그리는 정이용 작가에게 보여줬더니 만화를 만들자고 했다. 뭐라도 해보자 싶어 2012년 여름부터 1년 동안 정 작가가 하루에 한 쪽씩 그려 1년 뒤 만화로 냈다.”

영화 <환절기>. 명필름 영화학교 제공
영화 <환절기>. 명필름 영화학교 제공

만화 <환절기>가 완성되던 해 이 감독이 쓴 또 다른 이야기 <당부>는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나리오 부문에 당선됐다. 2014년엔 명필름 영화학교에 들어가 <환절기>를 시나리오 삼아 영화를 만들게 됐다. 34살에 쓴 시나리오는 39살에 영화가 되어 세상에 나왔다. <환절기>는 2017년 상반기에 개봉할 예정이다. 감독은 “혼자서 썼던 이야기를 그림작가와 둘이서 만화로 만들었고, 스태프 35명과 함께 영화로 만든데다 펀딩 사이트 와디즈에서 <환절기> 제작비 1억원을 모으는 과정을 거쳤더니 이야기 한 편으로 해마다 울타리를 넓힌 느낌”이라고 했다.

시나리오 <당부>를 그래픽 노블로 만든 <당신의 부탁>은 사고로 남편을 잃은 여자가 죽은 남편의 전부인이 낳은 아들과 겪는 갈등에 대한 이야기다. 17년 전 가족을 떠난 엄마의 편지를 받고 한자리에 모인 삼남매를 그린 <니나 내나>까지 이동은 감독이 내놓은 세 개의 이야기는 모두 잃어버린 가족관계를 다루고 있다. 이 감독은 “한국 가족이 대단히 가깝게 묶여 있는 것 같긴 하지만 실은 별로 친하거나 행복하지 않다. 가족주의만 있지 진정한 가족은 없는 것 같아서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해보고 싶다”고 했다.

가족들의 적당한 거리를 중시한다는 이 감독은 영화 <환절기>에서도 각자의 섬에 떠 있는 주인공들을 보일 듯 말 듯 한 감정선으로 잇는다. “시나리오를 보고 어머니의 마음을 사무치게 보여줘야 한다거나 퀴어영화니까 더 세게 가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그 고통을 전시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왜 40대 여자가 주인공이면 누구 뺨을 때리거나 욕망을 드러내야 하나. 좀더 성숙한 주인공을 만들고 싶었다.” 그 결과 누구 하나 울부짖거나 소리지르지 않으면서 감정을 전달하는 문학과도 같은 영화가 만들어졌다.

반대로 만화를 만들 땐 “늘 영화를 염두에 두고 로케이션도 하고 사진을 찍어서 한 장면 한 장면을 구성한다”고 했다. “<니나 내나>는 로드무비라고 생각했다. 삼남매가 어머니를 찾아가는 길에 보이는 풍경들을 통해 왜 우리 부모님들은 그렇게 살 수밖에 없었을까 질문한다. 휴게소 장면 뒤편에 경부고속도로를 만들다 돌아가신 노동자들을 추모하는 위령탑을 넣는 식이었다.” 그렇게 만드느라 만화가 책이 되기까지 또 1년이 걸렸다. 이야기를 만화로 바꾸고 만화를 영화로 바꿔 <환절기>가 영상이 됐듯 다른 만화들도 그런 날을 기다리고 있다. “만화 작업은 혼자 할 수 있어서 좋고, 영화 만들기는 외롭지 않아서 좋다”는 게 이 감독의 결론이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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